6월 29일 이후로 많은 일들이 있었다. 일단 아팠다. 왼팔이 저려서 병원에 갔더니 8번 경추 신경이 눌린 것 같단다. 신경 주사를 맞을지 말지 결정하란다. 별생각 없이 맞았다. 너무 후회했다. 스테로이드 약물 주사를 맞아본 적 없어서 부작용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부작용은 아니라고 하는데 팔이 뜯겨 나갈 만큼 아팠다. 근육을 계속 찢고 있는 것 같은. 장작이 타오르는 것처럼 활활. 열은 안 나는데 이게 팔 안쪽에서 계속 타들어가는 느낌이다. 파스 붙인 것처럼 화~ 한 느낌도 동시에 있다.
손목 아파 침 맞을 때만 해도 괜찮을 줄 알았지. 목 디스크라니.
5일에 주사를 맞았는데 주말 내내 아무것도 못했다...면 좋았겠지만 뻥이다. 프롤로그도 썼고(처음 쓴 글이 마음에 들지 않아 두 번이나 뒤집어 엎었다). 교정도 봤다. 겨우 그것만 할 수 있었다. 팔 저림 치료하려다 부작용 치료하는데 시간과 돈을 훨씬 많이 썼다.
8일에 첫 교정지를 겨우 보냈다. 그리고 모든 게 스톱. 신나서 써재끼던 브런치도 2주 만이다. 고통 100 상태에서 20~30으로 떨어지기까지 2주 걸렸다. 정확히 오늘 아침 통증이 가라앉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이 글을 쓴다. 엉엉. 아프니까 할 수 없는 게 너무 많다. 진짜 이제 몸을 챙길 나이가 되었다. 아니다. 몸은 나이에 관계없이 챙겨야 하는 게 맞다. 어제 산책하면서 내 몸에게 미안하다고 사죄했는데... 용서해 준 건가. ㅜ.ㅜ 고맙습니다. 정말 관리 잘 할게요.아직 끝난 건 아니지만 지금 상태만으로도 감사하다.
어쨌든 아픈 몸으로 일도 하고 살림도 하고 병원도 다니면서 교정 봤다. 그 와중에 11일은 제주도 출장이었고. 피할 수 있는 일정이 하나도 없었다.
12일에 수정본 원고 교정지가 왔고 주말에 교정 봐서 16일에 다시 보냈다. 책 제목이 정해졌고 18일에 표지가 정해졌다. 처음 정한 제목과 나중에 고민한 제목 두 개를 가지고 30명 정도에게 물어봤는데... 3분의 2가 넘게 이 제목을 골랐다. 이유는 이랬다. "발랄, 경쾌, 더 친근하고 접근하기 쉬울 것 같다, 알고 싶은 제목, 말을 거는 구어체 느낌이라 궁금, 직관적."
시험 볼 때 처음 찍은 거 나중에 바꾸면 왜인지 모르게 틀리더라. 그래서 나와 편집자님도 바꾸지 않기로 했다. 첫 선택을 믿어보기로 했다.ㅎㅎ 그리고 지금 제목이 내 캐릭터와도 잘 맞았다. 제목이 정해지니 그 후 작업은 그야말로 일사천리. 표지 디자인도 첫 시안에서 약간의 리터치로 이쁘게 잘 나왔다. 몸이 힘든 것과 별개로 잘하고 싶다.
내가 계약한 출판사 루아크에서 나온 책. 박순우 작가는 시민기자다. 이 연재 내가 좋아했는데 그걸 알아봐주고 책 내신 편집자님이라 계약 결정했다. 인연은 이렇게 만들어지기도.
1인 출판사와는 처음 작업해 보는데 추진력이 끝장이다. 원고를 넘긴 게 5월인데, 7월에(아마도?) 책이 나온다. 책을 3권 내봤지만 믿을 수 없는 속도다. 1인 출판사 입장에서는 특별한 게 아니라고... 그래봐야 1년에 6권 나오는 거라면서. 온전히 내 원고에만 신경을 쓰는 시간이면 두 달이 그렇게 짧은 것도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인쇄하고 책 나오는 건 진짜 하루이틀 만에 되는 거라서.
어쨌든 이번주가 마지막 교정입니다. 더 완성도 있는 원고로, 책으로 뵙고자 합니다요. 제 몸도 잘 버텨주겠죠? 몸님, 스트레칭 자주 하면서 살살 할게요. 이상 '신간이 나올 때까지' 경과보고였습니다. 이 글 읽는 작가님들도 운동하면서 글 써요! 제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