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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경 Sep 11. 2024

책이 나왔지만 나는 절대 못 쓰는 글

내가 [책이 나왔습니다] 연재를 만든 이유

2017년 5월에 첫 책 <짬짬이 육아>를 냈다.

계획에 없던 일이었다. 책을 낸다는 일은.


그저 글을 썼고 쓰다 보니 기회가 왔고

기회가 왔을 때 잡았을 뿐.

그렇게 이후 나는 네 권의 책을 낸 작가가 되었고

지금까지 계속 쓰고 도전하고 있다.


첫 책을 내고 알게 된 게 있었다.

책을 내는 것만큼이나 파는 일도 중요하다는 것.

처음이라 그랬을까.

책을 알리는 것도 파는 것도 그만큼 힘들었다.


언론사에서 일하는 나도 이 정도인데,  

책을 낸 그 많은 시민기자들은 자신의 책을 어떻게 알리고 팔았을까, 신기하고 궁금했다.

그래서인지 책을 내는 대부분의 작가가 '1쇄 작가'라는 게 드문 일이 아니란 것도 그때 알게 되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생각했다.


'언론사에서 기사를 써주지 않으면 직접 알리면 되지 않나? 알리지도 못하고 좋은 책들이 그냥 묻히는 건 좀 아깝다.'


그래서 연재를 하나 만들었다. 내가 쓰는 연재가 아닌, 시민기자들이 만들어 가는 연재 [책이 나왔습니다]. 이런 설명을 달았다.


연재 '책이 나왔습니다'는 저자가 된 시민기자들의 이야기입니다. 저자 혹은 편집자도 시민기자로 가입만 하면 누구나 출간 후기를 쓸 수 있습니다.

 

2017년 이후 그렇게 쌓인 기사가 240개나 된다(분류가 잘 못 된 글도 눈에 띄지만 ㅜ.ㅜ).


오늘도 그렇게 들어온 기사를 하나 보게 되었다.


https://omn.kr/2a4il


제목은 고치지 않았다. 시어머니 이야기로 책을 쓴 며느리라니, 그 자체로 궁금할 법 하니까. 귀가 솔깃하지 않나?(제발 그렇다고 말해줘요.ㅎㅎ)


편집을 마치면서 생각했다.


'책이 나왔습니다. 이건 내가 만들었는데 나는 절대로 쓸 수 없는 글이네. 후훗.'


그래도 그렇지, 자기 책에 대해서 어떻게 쓰냐고? 그렇지 않다. 알려야 한다. 글을 쓰든, 강연을 하든, 인터뷰를 하든 한 번이라도 더 독자들과 만나야 한다. 민망하고 부끄럽더라도 내 책이 독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가닿을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 무관심 속에 무너지는 자존감을 눈 뜨고 견디는 것보다는 이편이 훨씬 낫다.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에 이렇게 썼지만 나는 예외다. ^^;;; 내부 관계자라 그렇기도 하지만(90%의 이유) 사실 감사하게도 내가 책을 내면 시민기자들이 서평을 써주시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진심으로 감사드려요). 그리고 본지에는 못 쓰는 내용, 브런치에서 부지런히 풀고 있으니 괜찮다.



여기서 한 가지 팁. '책이 나왔습니다'를 쓸 때 중요한 것은 그것 역시 하나의 기사이기 때문에 기사의 요건에 해당하는 내용이 있어야 한다(홍보만을 목적으로 한 글은 티가 난다, 많이).


의외로 많은 분들이 빠뜨리는 건 너무 많이 이야기했거나 너무 많이 써서 그런지 정작 '무슨 내용의 책'이라는 설명을 하지 않는다는 것. 이게 없는 글은 기사가 되기 어렵다. 그 내용을 바탕으로 독자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담으면 좋다.


간혹 책의 프롤로그(작가의 말)를 그대로 보내시는 경우가 있는데 그건 채택하지 않는다. 그 원고 역시 책의 일부이기 때문에 출판사의 허락이 필요하며, 허락이 있다 하더라도 이미 책으로 발행된 내용이기 때문에 기사로 싣지는 않는다(일부는 온라인 서점 미리보기로도 확인할 수 있다).


책을 낸 이후의 어떤 에피소드를 기반으로 자연스럽게 책을 소개하는 식이면 좋겠다(책을 내고 쓰실 분들은 참고하세요). 책을 낼 때 대부분  프롤로그를 쓰는데 이건 에필로그라고 생각하면 되려나. 사실 나도 프롤로그, 에필로그 쓰기가 제일 어려운데...


여튼 다소 쑥스러운 기분을 이겨내고 자신의 책을 소개하면 뜻밖의 효과도 생긴다. 그건 책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139페이지를 참고하세요. 후훗.


아래는 연재기사 링크. 브런치 작가들 책 소개글도 많이 보인다.


https://www.ohmynews.com/NWS_Web/Series/series_general_list.aspx?SRS_CD=0000011641


가장 최근 책이 썸으로 보인다.




덧붙임.

이 글을 쓰면서 [책이 나왔습니다]를 처음 쓴 첫 저자가 누군지 궁금해서 찾아봤다.

오 마이갓. <소년의 레시피> 배지영 작가였다. 이 책은 아직도 잘 팔리고 있다는...  


https://omn.kr/no5g


글은 쓴다,

그런데 제목은 어렵다면?


http://aladin.kr/p/Oq6f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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