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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da kim Mar 29. 2022

주변 사람을 찬란히 비추는 글쓰기

에세이 <사랑의 은어>, 영화 <디바>, <문명특급> 몬스타엑스 편 리뷰

#주간다다 2021년 11월 마지막 주의 책, 영화 그리고 유튜브

1. 책

서한나 작가 에세이집 <사랑의 은어> 를 야금야금 읽었다. 이번주에 읽은 파트는 그의 동료와 친구에 대한 글 모음이었다. 처음엔 '주변이 저렇게 흥미로운 사람들로 가득할까?' 생각하며 신기한 마음으로 읽었는데, 필사를 하며 다시 읽어보니 흥미로운 사람을 흥미롭게 표현하는 작가의 표현이 부러워졌다. ‘선아는 보슈의 기둥 대들보 사랑채 안채 행랑채 가마솥 아랫목 처마 기와 문풍지 모든 것이다.’ 라니! 어떻게 하면 이런 글을 쓸 수 있을까?

2. 영화

조슬예 감독, 신민아 주연 <디바>를 봤다. 다이빙 스타 ‘이영’이 그의 오랜 친구이자 동료 선수인 ‘수진’과 복잡하게 얽힌 감정을 비극적인 사건을 계기로 대면하는 이야기. 내가 배우 신민아에 대해 갖고 있는 가장 큰 이미지는 ‘잡지 화보에서 손을 잘 쓰는 여배우’였다. 그의 작품보다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돌고 도는 소개글을 더 많이 접해서 그렇다. <디바>에서의 신민아는 낯설었다. 말간 얼굴과 싸늘한 웃음과 신경질적으로 흉터를 긁어대는 손. 낯선 만큼 좋았다. 그의 연기는 작품의 서사에 더욱 몰입하게 만들었다. 손 포즈로 주얼리를 더 돋보이게 하는 노련함은 그의 부차적인 능력일 것이다.

3. 유튜브

<문명특급> 223화 몬스타엑스 1, 2편(11월 25일 업로드)을 연속으로 봤다. 2020년 ‘컴백맛집’ 편 인터뷰는 유명한 밈을 중심 소재로 삼아 재미를 끌어냈는데, 이번 인터뷰는 그룹의 본업—노래, 컨셉, 가사—를 더욱 크게 조명하여 멤버들이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진행했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그룹의 재능이 많은 시청자에게 알려지길 바라는 팬의 니즈와 콘텐츠 자체의 재미를 원하는 일반인의 니즈 둘 다 절묘하게 충족시킨 편 같다. 5년 후의 문명특급은 어떤 콘텐츠를 만들지 궁금하다.

https://youtu.be/iH8b2wWsI3Q

2021년 11월 마지막 주 콘텐츠 결산

1. 책
<사랑의 은어> 읽는 중. 작가 주위에 저런 사람들이 있다는 게 부러워졌는데, 그걸 부러워하면 내 주변 사람들에게 미안해진다. 그러면 내가 정말 부러워해야 할 것은 사람을 표현하는 작가의 문장이 아닐까?
책 읽으면서 일기 2페이지는 더 쓸 수 있게 되었다. 마음을 말랑말랑하게 보듬고 물기를 주는 문장들.

2. 영화
<디바>를 봤다. 순전히 덕복님 덕분이다*. 늘 여성서사를 많이 보자!고 생각하지만 영화는 잘 안본 것 같다. 스토리의 쫀쫀함이 부족했던 것 같아 조금 아쉬웠지만 신민아 연기를 보는 즐거움은 충만했다. 여성 주연 영화를 보는 재미를 알려준 영화.
* 덕복님+독서커뮤니티 '들불'이 주최한 영화 워크샵 '썬데이 시네마'에 참가했기 때문이다!

3. 유튜브
- <문명특급> 몬스타엑스 편: 2020년 역팬싸인회+컴백맛집 편이 유명 밈 소재를 위주로 진행된 데 비해 이번엔 본업(음악 컨셉, 가사)에 멤버별 에피소드와 밈을 곁들여 인터뷰 흐름이 더 유기적이었고 음악 얘기를 많이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몬스타엑스가 세 번째로 출연한다면 어떤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을까? 정말 궁금하니 문명특급이 5년은 더 건재했으면 좋겠다.
- 피겨스케이팅: 올림픽 시즌이라는 강물을 따라 돌아온 피겨 연어... 그게 바로 나야... 최근에 <스트리트 우먼 파이터>를 봐서 그런지, 경기 영상을 보면서 음악과 안무와의 조화, 동작의 강약 조절 같은 요소를 눈여겨볼 수 있게 되었다. 피겨 한창 보던 몇년 전에는 좋은 안무가 내게 쾌감을 주는 구체적인 이유를 몰랐는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