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enting&] 모든 브랜드는 역할을 갖는다

이번엔 어떤 역할에 충실해야 할까?

by 허재영

"아빠는 마녀고, 나는 백설공주야"


"이제 독사과를 들고 와!"


아이는 틈만 나면 나에게 역할을 지정하고 역할에 맞는 행동을 요청한다. 백설공주, 신데렐라, 인어공주, 라푼젤, 엘사.. 일주일이면 디즈니 공주들을 한 바퀴 다 돌게 된다. 이런 역할극에서 필요한 노력은 역할에 맞는 말투와 표정이다. 신데렐라의 계모 역할을 부여받으면 나쁜 말투와 나쁜 표정으로 신데렐라에게 청소와 빨래를 시켜야 하는데, 열심히 역할에 충실할수록 아이의 기쁨은 배가 된다.


브랜드의 역할극 (포트폴리오)


브랜드는 내부적으로도 외부적으로도 어떠한 역할을 부여받는다. 이것을 우리는 브랜드 포트폴리오 전략이라고 부른다. 어떤 브랜드는 볼륨을 확대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하고, 또 어떤 브랜드는 새롭고 미래적인 이미지를 만드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어떤 브랜드는 자산을 쌓기 위해서가 아닌, 경쟁 브랜드를 죽이기 위한 목적으로 탄생되기도 한다. 중요한 건 어떤 브랜드이건 명확한 역할이 부여되어야 하며, 그 역할에 맞는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현대차의 아반떼/소나타는 대중적 세단으로 볼륨을 지키고, 확대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동시에 N라인은 프리미엄/퍼포먼스의 감성적 이미지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따라서, 아반떼/소나타는 철저히 대중적 가격대와 선호 요소들을 지켜나가야 하며 N라인은 성능/퍼포먼스 인식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도전을 지속해나가야 한다. 그래야만 역할에 맞는 성과와 브랜드 상호간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게 된다.


앞에 서는 자와 뒤에 서는 자 (아키텍처)


역할의 또 다른 측면이 있다. 앞에 나설 것인가, 뒤에서 지원할 것인가에 대한 역할 설정이다. 우리는 이것을 브랜드 아키텍처라고도 부른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는 모바일에 Galaxy를, 가전에 Bespoke를 전면에 내세운다. Galaxy와 Bespoke에게 소비자들의 선호와 구매를 이끌어내야 하는 역할을 부여한 것이다. Samsung이라는 기업브랜드는 조금은 작게, 혹은 마지막에 등장하는데, 기술력과 신뢰의 이미지를 지원하는 역할을 맡긴 것이다.


반면, LG는 모든 제품 영역에서 LG가 가장 먼저 등장하는 구조를 사용하고 있다. LG Objet, LG DIOS, LG Puricare 처럼 'LG+카테고리브랜드'의 구조를 사용한다. 가전 중심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보니, 가전의 명가 'LG'를 보다 강조해오고 있는 것 같다.


누가 전방에 나설지 누가 후방에서 지원할지를 결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전방에 앞장선 브랜드는 소비자들이 제품을 바라볼 때의 첫 번째 프레임이 되기 때문이고, 커뮤니케이션을 전개하면서 축적될 자산을 어떤 브랜드에 쌓아갈 것인지를 전략적으로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어떤 역할을 맡을 것인가?(혹은 맡길 것인가?)


역할없는 브랜드는 없다. 역할이 없다면 혹은 역할을 모르겠다면, 그 브랜드가 왜 존재하고 있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자문해봐야 한다. 정확한 역할 설정과 역할에 맞는 행동은 아이와의 놀이에서도 브랜드 활동에서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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