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코에세이 - 나 혼자 할게요

하루감정코칭을 말하다 ep.12

by 따뜻한 바다


요즘 고1이 된 큰아들이 <엄마> 다음으로 자주 하는 말이다.


“엄마. 나 혼자 할게요.”
“엄마. 나 혼자 가도 돼요.”
“엄마. 나 혼자 해보고 싶어요.”


처음에 이 말을 들었을 땐, 반가웠다.

그래? 음 그래 너도 크는구나.

크느라 그러는구나.

내심 기특하기도 하고 '에구 내새끼 다 컸네...'

하며 신파극에 자주 등장하는 눈물많은 엄마가 뒤돌아 훌쩍이는 풀샷이

머릿속에서 연출되었는데


이제 그 말을 들으면 가슴이 싸해지며 시려온다.


요 전 에세이에서 이소 준비를 나만 못하고 있다고 얘기했던게 생각나면서도

그 사실을 아이들이 불규칙하게 불쑥불쑥 일깨워 줄 때마다 마음이 왜이리도 스산한지 모르겠다.


아까 아들을 데리고 증명사진을 찍으러 사진관엘 들렀다.

(오해하지 마세요. 짧은 외출시간안에 급하게 다녀와야 하는지라 잠시 택시가 되었습니다.

헬리콥터맘은 아닙니다. 정말이에요. 정말이라구요..........................)


사진관에 도착해 따라내리려는 나에게,

" 엄마. 나 혼자 할게요. "

하는 아들의 말.

그 말에 난 또 이가탄을 가슴에 대고 비벼야 할 정도의 시린마음이 들었다.

" 어.. 근데 우리가 너무 빨리와서 혹시 사람 없으면 미리 찍어도 되냐고 물어봐야해 "

(사실 이것도 아들에게 말하고 네가 물어보라 하면 되었다)


간신히 입장하는데에 성공하고 주인장의 오케이 사인이 떨어지자

"어.. 그럼 잘 찍고 와."

하며 나가려는 순간,

주인장이 웃으며 말한다.

"어머니 가시게요? 머리랑 보정하는 거 좀 봐주셔야죠."

그 순간, 난 아들의 표정을 살피게 된다.

그래 이제

자식이 어려워진다.

갑과 을이 확연히 드러나는 반전의 그 시기가 오고야 말았다.


"아.. 혼자서 잘해요. 저는 볼일이 있어서요"

하며 볼 일도 없는데 볼 일을 찾아 떠났다.


자식이 어려워지는 시기.

그래 애들이 그만큼 내 눈치 봐줬으면

나도 좀 봐야지.

그래야 공평하지..

하면서도

시린 마음을 달랠길이 없어 괜히 허둥댄다.


유난히 주전부리를 저 마고할머니처럼 드시는 아들에게

기숙사에서 먹을 누룽지와 황태채를 소분한 간식꾸러미를 건네며,

오늘도 내가 좋아서 하는

외사랑을 한다.


아이고야.......

시리다 시려.................

시려 죽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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