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넘게 독서논술 수업을 하던 초등학교 아이들이 있습니다.
지난해 9월 무렵, 수업을 모두 접었는데요.
수업을 마칠 무렵의 이야기입니다.
초등 2학년 2명, 4학년 2명을 연달아 수업을 했는데요.
제가 처음 맡았던 아이들이라 그만두려니 아쉬움이 많이 남았습니다.
...
옷장 안, 커튼 뒤, 책상 밑 곳곳에 숨는다고는 숨어서
“선생님 우리 찾아보세요” 하던 아이들,
그러면 저는 “어, 우리 ○○이가 어디 갔지?”하고는
안 보이는 척, 못본 척 찾다가 아이들이 “왁!” 하고 나와 놀래키면
깜짝 놀란 시늉을 하곤 했지요.
그러면 아이들은 “에이, 선생님이 그것도 못 찾는다”하고
‘바보 선생님’이라고 놀려댔고요.
그래도 그 아이들을 만나고 오는 길은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어제는 마지막 수업을 끝낸 뒤, 아이들과 그 어머니와 같이
간식을 나눠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아이들이 점점 너무 말을 안 듣는다고 그 어머니는
아들 3형제 키우는 일의 어려움을 호소했는데요.
그럴 것도 같았습니다.
그집 막내는 이제 갓 돌을 지났는데,
손에 붕대(?)를 감고 있었습니다.
세상에 태어나 단 한 번도 “다리미는 뜨겁다”는 것을
경험해보지 못한 꼬맹이라서요,
전기선을 꽂고는 다리미를 덥석 잡았다고 했습니다.
위험하다고 나가지 말라고 했는데 기어이 나비를 쫓아가다
맨홀에 빠져 좌충우돌하며 출구를 찾는 눈먼 아이에게
밖에 나가지 마라, 걸음을 멈춰라 하는 말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듯,
앞뒤를 재지 못하는 아이들, 철없는 아이들을
무슨 수로 막을까요. 차라리 그래도 잘했다고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깨지든, 다치든, 그 상처는 아물테고
스스로 깨닫는 것이 있을테니까요.
하지만 사실 그 어머니에게는 그 말을 못했습니다.
‘얘들아, 모두 무럭무럭 자라서
이 나라의 큰 일꾼이 되거라’
마음속으로 빌면서 밤거리를
천천히 천천히 걸어서 집에 왔습니다.
느닷없이 비가 억수로 내렸습니다.
2018. 8. 30.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