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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100개 후기,


2013년 5월, 처음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우연히 찾은 블로그에서 자전적 이야기를 읽으며, 영감을 받았던 것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글을 쓰며, 스스로 괜찮은 사람처럼 보이고 싶은 마음이 컸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문득 글에서의 나와 실제의 내가 다른 모습이 싫어, 글쓰기를 중단했던 적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끝까지 놓지 않았던 것은, 글을 하나 완성하고 나면 조금은 더 나아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너무 아름다운 서울>

몸이 무거워진 30대가 되니, 유일한 취미가 글쓰기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글에서 나의 연약함을 드러내거나, 부족함을 인정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진 것을 보면, 적어도 글에서의 나와 실제의 나의 간격이 줄어든 것 같습니다. 요즘 저 자신이 미워질 때가 종종 있습니다.

무언가에 집착하지 않는 것이, 때로는 그냥 흘려보낼 줄 아는 것이,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는 것이 아직도 제게는 어렵게 느껴집니다. 당장 그때는 알지 못했는데, 시간이 지나고 나면 소중한 것임을, 진심 어린 마음이었음, 다시 오지 않음을 알게 되는 것처럼 지금의 지난함이 언젠가 제 토대가 되겠죠. 그래서 앞으로도, 지금을 잊지 않기 위해서, 좋은 것은 지키고 실수는 고치기 위해서 글을 쓰려합니다. 마음이 곤궁한 제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직은 한 없이 부족하지만, 하루에 한 걸음 정도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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