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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근한 사람,

자기 성찰 일기,

미지근한 사람,


나는 사람 자체가 미지근한 편인 것 같다. 그래서 주변에 사람들이 바쁘게 이것저것 하는 것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디서 저런 에너지가 생길까 같은 부러움이다.


내 일상은 좀 단순하다. 아침에 일어나서 회사에 가고, 집에 와서 한참을 누워있다가 씻고 잠을 잔다. 주말에는 아침으로 라면을 먹고 집안일을 하고 다시 눕는다. 그러다 겨우 일어날 에너지가 생기면 카페에 가서 글을 쓴다.

예전에는 나의 이런 게으름이 싫었다.


반복되는 일상을 보내고 같은 카페에 가고 같은 음식을 먹고 글쓰는 것 말고는 마땅한 취미도 없는 미지근한 삶이다.


근데 신기하게도 주변 사람들로부터 게으르다는 평가를 받아본 적은 없다. 어쩌면 나는 게으른 사람이 아니라, 많은 것을 한 번에 내 인생에 담지 못해서 몇 가지에만 집중하는 걸지도 모른다.

때때로, 나는 주변 사람들로 부터 이런 말을 듣는다. 너무 열정적이거나 차갑지 않은 모습으로부터 안정감과 위로가 되는 느낌을 받곤 한다고 말이다.


얼마 전에 주변 지인이 해준 말이 떠오른다.


“예전에는 과도한 자신감이 문제였는데, 지금은 자신감이 너무 없어서 문제다.”


결국, 나라는 사람은 같은데, 어떻게 자신을 받아들이고 삶을 대하는 지에 따라 진정으로 괜찮은 사람이 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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