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이야기
여대 앞에 사무실을 얻었다. 남자들만 있어 조용하던 회사에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직원들이 지각을 하지 않는다. 스타트업을 창업한 후 가장 잘한 일 같다. '드디어 직원들에게 인정받는 대표가 되었다!'
사무실은 오픈스퀘어D에 위치해 있다. 행정자치부와 숙명여자대학교가 손을 잡고 오픈한 스타트업 지원센터다. 개인적으로 맘에 드는 건 새로 오픈한 곳이어서 그런지 아주 깨끗하다는 점이다. 주변환경도 좋다. 여대앞이라 그런지 카페도 엄청 많고 가격 역시 저렴하다. 천원이면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잔을 마실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스타벅스를 주로 이용한다. '다들 정신 못차리고 허세만 늘었다!'
회사는 '대한건축거래소' 줄여서 '대건소'라 부른다. 우리가 하는 일은 건축주와 건축사를 연결해주는 것이다. 좀 더 자세히 말하면 건축주가 '예쁜 집을 짓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다'면 우리가 그들의 고민을 듣어주고 딱 맞는 건축사를 연결해 주는 것이다. 그리고 건축사 특히 자신들을 알리기 어려운 신진작가들에게 홍보채널이 되어준다.
좋은 건물을 짓고 싶다면 자신에게 잘 맞는 건축사를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나의 드림하우스를 디자인해 줄 건축사를 어디가야 만날 수 있을지 망막하기만 했다. 우리는 이런 어려움을 해결해주는 'O2O 건축서비스'를 만드는 스타트업이다. '현재 열심히 개발중이다. 출시되면 좋은 서비스로 평가받았으면 좋겠다.'
오늘의 주제에 맞게 우리 아지트를 다시 소개하자면, 화이트 & 베이지 투톤을 베이스로 한 다섯평 남짓의 아담한 사무실이다. 27인치 아이맥으로 풀세팅했다. 그러나 디자인 작업은 그다지 많지 않다. 대부분이 문서작업이며 그마저도 PAGE나 KEYNOTE 같은 맥용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윈도우와는 호환이 안된다. 한마디로 애플 컴퓨터는 그냥 예뻐서 샀다. 이 곳에서 3명의 남자들이 모여 서비스를 만들고 있다.
본 서비스를 만들기전엔 사진엽서 앱서비스 '샘포스트'를 제공하였다. '샘포스트'는 스마트폰에서 엽서를 만들어 전송하면 실물의 사진엽서로 제작해 원하는 곳으로 발송해주는 우편서비스다. 디지털에 아날로그의 감성을 입힌 매력적인 서비스였지만~ 돈이 안된다. 하지만 아직 서비스 중이다. '앞으로도 힘 닿을때까지 계속 서비스할 계획이다. 왜냐면 나는 이 서비스가 좋으니까!'
현재는 서비스 출시전이지만 다양한 SNS 채널을 운영하며 건축사들의 포트폴리오, 일반인들의 힐링공간, 건축관련 기획기사 등 재미있는 콘텐츠들을 꾸준히 생산하고 있다. 특히 일반인들의 힐링공간은 고객과 함께 만들어가는 콘텐츠다. 고객들을 직접 만나 '우리집에서 이 곳 만큼은 나의 힐링공간으로 꾸몄다'라는 이야기를 인터뷰하고 있다. '관심있는 분들은 연락주세요!'
'대한건축거래소' 시스템 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친구다. 개발하기도 벅찰 텐데 콘텐츠 제작에도 관심이 많다. 성실하고 능력있는 직원이다. '하지만 쓸데없는 짓 하지말고 그냥 개발만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
콘텐츠 제작도 열심히 해보겠다며 책을 한권 샀다고 한다. '마음을 빼앗는 글쓰기 전략' 정말이지 열정만큼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도 개발만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우리 회사의 유일한 복지인 '네스프레소' 머신이다. 이것도 사실 허세가 좀 있긴 하지만 그래도 직원들이 꽤 만족해 한다. 다들 허세만 늘었다. 캡슐은 직원들이 원하는 취향으로 제공하고 있다. 커피는 짜장면이 아니기 때문에 취향을 하나로 통일한다는 건 말이 안되니까! '이유야 어찌됐든 회사의 유일한 복지인만큼 캡슐만은 떨어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은 했는데 글쎄 잘 모르겠다'
지금까지 우리의 아지트를 소개하였다. 앞으로도 '대한건축거래소' 서비스가 출시되기 전까지의 과정을 꾸준히 포스팅 할 계획이다.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다. 시작하는 스타트업과는 서로 공감할 수 있고, 자리잡은 선도기업에게는 많은 조언을 듣고 싶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