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서 그런 건 아니에욧
나는 안드로이드 앱 개발자예요.
지금은 티스토리 앱과 브런치 앱을 만들고 있어요.
지난주에 티스토리 앱 업데이트 버전을 냈는데...
멍청한 짓을 했어요.
boolean 변수 하나를 false로 초기화하고, 특정 상황에서 true로 변경을 해야 하는데, 초기화한 곳의 코드를 카피 앤 페이스트 하고 걍 커밋을 했네요.
결과는 뭐...
해당 동작이 진행 안되고 걍 로딩 뺑뺑이만 하염없이 도는 거죠... ㅋㅋㅋ
흠... 흠... 웃을 일이 아닌데 죄송해요.
이 자리를 빌려 지난 나흘간 티스토리 앱의 사진 자르기 기능을 이용하려다 화가 나셨을 이용자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죄송합니다.
내가 왜 이런 실수를 했을까요?
몇 가지 이유가 있는 것 같아요.
많은 것을 빨리빨리 하려다가 실수했어요.
차근차근했으면 이런 바보짓은 안 했을 거예요.
테스트를 한 번이라도 했어야 하는데 그것도 안 했네요.
그까이꺼 이러~~어~~케 하면 끝!
요런 생각하면서 코딩했어요. >.<
내가 요새 근자감에 쩔어 있었나 봐요.
안 그래도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결국 한 껀 했어요. ㅠ.ㅠ
두 번째는 시스템의 문제예요. 앱 개발에 최소한 두 명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못하고 있어요.
역사이래 개발팀은
항상 개발자가 부족하니까요.
두 명이면 서로의 코드리뷰가 가능하겠죠.
하다못해 커밋 로그만 대충 봐줬어도 지난주의 내 실수는 막을 수 있었어요.
브런치 앱은 둘이서 하고 있어서 그나마 괜찮은데...
이런 이유로 인해 버그가 있었어요.
그래서 월요일 오전에 핫 픽스를 마켓에 배포했어요.
오전에 한 일은...
커밋 로그 보다가 꼴랑 두 줄의 변경만 있는 커밋인데 두 줄의 변수가 둘 다 false 인걸 보고는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었어요. 창피해요...
여튼 이 사실을 공식적으로 팀에 알리고, 바로 수정해서 테스트하고 배포까지 하고 그랬네요.
다행이라면...
버그가 있는 기능을 이용자들이 별로 사용하지 않았던 것이었어요.
그리고 그나마 빨리 대처가 되었던 점이구요.
이렇게라도 말해서 쪽팔림을 덜어내고 싶네요;;;
버그가 없는 제품을 위해 더 노력해야겠어요.
전문가라면 실수를 해도 스스로 테스트하면서 걸러냈어야 해요.
더 완벽해져야 해요.
p.s.
내가 노안이 와가지고 눈이 침침해서 그랬던 건 절대 아닙니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