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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보다 먼저 바꿔야 할 것

한국 공직사회를 붙잡는 레거시 사람들과 구조

by DataSop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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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AI, 왜 ‘사람’을 바꾸지 않으면 절대 못 간다

— 레거시 시스템보다 더 무거운 것은 ‘레거시 사고방식’이다





“AI가 한국을 바꿀 것이다.”

오늘도 수많은 정책 브리핑에서 반복되는 말입니다.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AI를 아무리 외친다 해도,
그 기술이 심겨지는 토양이 바뀌지 않으면 싹은 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토양이란, 바로 정치인들과의 잘못된 커넥션—전관예우—

그리고 공직 시스템에 깊이 박힌 레거시 문화입니다.


‘윗사람의 기분’을 기준으로 보고서를 만드는 나라.

현장보다 ‘포맷’이 중요하고,

문제 해결보다 ‘페이퍼 생산’이 눈에 더 잘 띄는 나라.


이런 시스템 위에 AI를 올린다는 것은 모래 위에 빌딩을 짓는 일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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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헛짓거리 보고서”가 AI보다 먼저 바뀌어야 하는 이유


한국의 공공기관은 여전히 보고서 중심 행정의 세계에 살고 있습니다.

OECD가 한국행정을 평가할 때 꾸준히 지적하는 항목이 바로 “정책결정 과정에서의 데이터 활용 부족”입니다. 종종 형식적 보고가 실제 의사결정보다 더 중요한 구조가 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보고서 목적은 문제 해결이 아니라 윗사람 안심시키기

회의는 의견 교환이 아니라 지시 확인 절차

토론은 사라지고, “알겠습니다”만 남는 분위기


이런 조직에서 AI는 또 하나의 “멋지게 보이는 PPT에 끼워 넣는 단어”로 전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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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정치·관료·기존 IT업체 간 ‘잘못된 커넥션’


한국 공공 IT 시스템이 낙후된 가장 큰 이유는 생태계의 고착화입니다.


특정 업체의 장기 독점

전관 출신이 결재라인과 얽힌 프로젝트 구조

신규 기술 도입이 아니라 “안전한 선택”만 반복되는 발주 문화


이 구조는 AI 시대에 치명적입니다.

왜냐하면 AI는 빠르게 도입·실험·학습·개선해야 경쟁력이 생기는데, 한국의 행정은 여전히 10개월짜리 기획 보고서 → 2년짜리 사업 → 3개월 유지보수라는 2000년대 방식에 묶여 있기 때문입니다.


레거시 시스템보다 더 무서운 것은

레거시 사람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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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AI는 코드를 고치는 기술이지만, 한국은 ‘사람’을 먼저 고쳐야 한다


해외 선진국의 공공 AI 도입 사례를 보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1) 빠른 시범 사업

2) 실패를 허용하는 구조

3) 현장의 데이터가 즉시 반영되는 실험 방식




반면 한국은?


“일단 보고서용 개념도부터 그려오세요.”

“실패하면 처벌받는 문화”

“현장보다 라인 보고가 우선”


이 구조 속에서 AI는 자동화 툴로 축소됩니다.

애초에 “보여주기용 기술 도입”이 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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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답은 현장에 있다? ‘사람의 삶’을 보라는 요청


당신이 말한 것처럼, 우리가 바꿔야 할 것은 기술이 아닙니다.

바로 현장과 연결되지 않은 행정 문화입니다.


행정은 원래 사람을 위한 것이지, 보고서를 위한 것이 아닙니다.


주민의 목소리를 듣고

데이터를 수집하고

정책을 실행하고

그 결과를 다시 현장에 반영하는


이 순환 구조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AI의 본질입니다.

지금 한국은 이 순환의 첫 단계조차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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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지금 필요한 것은 ‘행정 리셋’이다


한국이 AI 시대에 뒤처지는 진짜 이유는 아래 세 가지입니다.



1) 의사결정 구조의 폐쇄성

토론 없는 지시문화는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가로막습니다.



2) 전관·정치 네트워크 중심의 IT 발주 체계

기술 혁신보다 이해관계가 정책을 움직입니다.



3) 실행보다는 보여주기 행정

국민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정치적으로 안전한 정책”이 우선됩니다.


이 세 가지를 건드리지 않으면 AI는 절대 한국을 변화시키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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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그럼 무엇을 바꿔야 하는가? ‘현장 행정 3원칙’



① 페이퍼 대신 프로토타입

말로 설명하는 정책이 아니라 작게 테스트하고 빠르게 배워가는 정책.



② 지시 대신 토론

정책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조직만이 혁신을 할 수 있습니다.



③ 현장의 데이터가 의사결정의 출발점

정치가 아니라 시민의 삶이 정책의 방향을 결정해야 합니다.



이 세 가지 변화 위에 올려진 AI만이 진짜 ‘행정 혁신’을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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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긴 고민 끝에 내려본 결론


당신이 말한 것처럼, 공직자가 시간을 들여 해야 할 일은

“윗사람에게 예쁘게 보이는 보고서”가 아니라,

현장에서 진짜 사람들의 삶을 이해하고

그들의 문제를 즉시 해결하려는 실행력입니다.


한국 행정이 AI 시대에 살아남는 길은

기술 예산을 늘리는 것도, 화려한 키워드를 발표하는 것도 아닙니다.


사람 → 프로세스 → 데이터 → 기술

이 순서를 다시 세우는 것.

그것이야말로 가장 근본적인 개혁입니다.







AI는 조직 철학의 문제입니다.

사람을 바꾸지 않고 시스템만 바꾸려 하면 혁신은 실패합니다.

한국이 진짜 변하려면 ‘레거시 사람’부터 바뀌어야 하고,
그 변화는 현장의 필요에서 시작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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