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세대는 왜 2030의 ‘노력’을 말하는가

by DataSopher

황금세대는 왜 2030의 ‘노력’을 말하는가

– 세대 갈등의 본질은 도덕이 아니라 설계다


“이 문제는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다.”


대한민국에서 2030을 향해 가장 자주 던져지는 말은 이것이다.

“노력이 부족하다.”

그 문장은 사실은 아주 복잡한 전제를 품고 있다.

지금의 사회 구조가 공정하다는 전제.


그러나 데이터를 들여다보면 다른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청년층과 40대의 자산 격차는 2017년 1.57배에서 최근 2.2배로 확대됐고, 50대와는 2.5배 수준까지 벌어졌다고 한다.

이것은 “출발선의 거리”를 보여주는 물리적 지표다.


노력은 의지의 영역이다.

그러나 자산 가격과 제도는 물리의 영역이다.

의지는 물리를 이기기 어렵다.




1. 노력 담론의 착각


황금세대는 틀렸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

그들 역시 산업화, 외환위기, 구조조정의 시대를 통과했다.

문제는 그들의 경험이 ‘보편적 기준’이 되었다는 점이다.


그들이 통과했던 구조는

노동소득이 자산 축적과 연결되던 구조였고

집값 상승이 아직 기회의 사다리로 작동하던 구조였으며

연금과 복지 체계가 비교적 안정적 기대를 주던 구조였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청년층의 국민연금 신뢰도는 매우 낮고, 보험료 부담을 크게 느낀다는 조사도 이어진다.

정년 연장 논의는 고령화 사회에서 필연처럼 등장하지만 임금체계 개편 없이 단순 연장만 이뤄질 경우 세대 간 기회 배분 문제는 더 복잡해질 수 있다.


이건 세대의 이기심 문제가 아니다.

제도의 정합성 문제다.




2. “누가 대한민국을 바꿔놓았는가”라는 질문


나는 이 질문을 도발적으로 던지고 싶다.


대한민국의 자산 구조, 부동산 가격 체계, 연금 구조, 정년 제도, 세제 구조는 누가 설계했는가?

설계의 이익을 가장 먼저 가장 크게 누린 집단은 누구였는가?


흔히 세대 갈등을 “감정 충돌”로 묘사한다.

실제로는 회계의 문제다.


한 세대가 축적한 자산 가격 상승은

다른 세대에게는 진입 장벽 상승으로 나타난다.


한 세대가 안정적으로 설계한 연금 체계는

다음 세대에게는 보험료 인상과 불확실성으로 체감된다.


그럼에도 우리는 여전히 말한다.

“더 노력하면 된다.”


이 말은 시스템을 자연 상태로 전제한다.

시스템은 자연이 아니다.

인간이 설계한 인공 구조물이다.




3. 데이터로 보는 공정의 재정의


감정은 이해하지만 논쟁은 숫자로 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합의해야 할 것은 이것이다.


출발선의 공정인가?

룰의 공정인가?

결과의 공정인가?


지금 한국 사회는 출발선과 룰이 동시에 기울어 있다.

그런 상황에서 결과만을 개인 책임으로 환원하는 건 철학적으로도 경제학적으로도 설득력이 약하다.




4. 세대는 적이 아니다


이 글이 특정 세대를 공격하는 글로 읽히지 않기를 바란다.

황금세대는 가해자가 아니라 역사의 수혜자이자 동시에 피해자이기도 하다.

그들이 수혜자가 되었던 구조가 이제는 다음 세대에게 다른 의미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세대는 서로를 이겨야 할 경쟁자가 아니다.

같은 사회라는 배에 탄 승객이다.


지금 2030은 기관실에서 열을 견디고 있고

황금세대는 갑판에서 바람을 맞고 있다.


기관실 사람에게 “더 뛰어”라고 말하는 건 해결이 아니다.

엔진을 점검해야 한다.




5. 희망은 설계에서 나온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분명하다.


1. 세대 간 재정·연금·자산 구조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세대별 회계 프레임

2. 정년 연장과 임금체계 개편의 동시 추진

3. 주거 사다리 복원을 위한 실질적 가격·공급 정책


비난은 분열을 낳는다.

설계는 미래를 만든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정리하고 싶다.


2030의 분노는 도덕적 결핍이 아니다.

황금세대의 자신감은 악의가 아니다.


문제는 사람보다 구조다.


그리고 구조는

우리가 다시 설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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