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종종 “세대 갈등”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정확히 말하면 이것은 갈등이 아니라 권력의 비대칭이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 의사결정 권한과 자산, 정치적 영향력은 중·장년층에 집중되어 있다. 국회의 평균 연령, 대기업 임원의 평균 연령, 주요 공공기관장 평균 연령을 보면 50~60대가 핵심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나이가 아니다. 문제는 권한과 책임의 비율이다.
기성세대는 경제 성장의 과실을 가장 많이 누렸다.
부동산 가격 상승, 연금 제도 설계의 수혜, 상대적으로 낮은 경쟁률의 취업 시장, 고성장기 임금 상승. 물론 그 시절도 힘들었다. 그러나 구조적으로 보면 자산 가격과 복지 제도의 상승 곡선 위에 올라탔던 세대다.
반면 지금의 청년 세대는
- 높은 주거 비용
- 불안정한 고용
- 과도한 스펙 경쟁
- 낮은 자산 형성 속도
- 빠르게 변하는 기술 환경
이 다섯 가지를 동시에 감당한다.
그런데도 기성세대의 담론은 여전히 같다.
“우리 때는 더 했다.”
“요즘 애들은 끈기가 없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
이 문장에는 빠진 것이 있다.
환경 변수다.
과거는 고성장기였다.
지금은 저성장·저출산·고령화 구조다.
과거는 산업화 초기였다.
지금은 글로벌 경쟁과 자동화·AI가 일자리를 재편한다.
과거는 자산 가격이 낮았다.
지금은 진입 장벽이 극단적으로 높다.
동일한 노력을 투입해도 결과값이 다르게 나오는 구조에서
노력의 부족을 탓하는 것은 책임 회피다.
더 날카롭게 보자.
기성세대는 디지털 전환과 AI의 본질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조직의 방향을 결정한다. 기술을 모르는 리더는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통제와 야근을 선택한다. 혁신 대신 근태 관리, 설계 대신 보고서, 실험 대신 승인 절차.
결국 현장은 더 오래 일한다.
왜냐하면 방향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방향을 제시하지 못한 리더가 시간을 요구하는 순간
그건 리더십이 아니라 시간 착취다.
또 하나의 문제는 자산과 기회의 세습 구조다.
부동산·금융 자산의 세대 간 이전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다. 상위 자산 계층의 자녀는 출발선이 다르다. 이 격차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공정”을 말하는 것은 통계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기성세대는 종종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나라를 이렇게 키웠다.”
그 말은 맞다.
그러나 질문도 필요하다.
“그 성장의 비용을 누가 치르고 있는가?”
과로, 산재, 번아웃, 청년층 자산 형성 지연, 출산율 하락.
이것들은 우연이 아니다.
한 세대가 성장의 과실을 먼저 수확하고 다음 세대가 비용을 나눠 내는 구조에서 나타나는 결과다.
나는 세대를 갈라치기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책임은 나눠야 한다.
권한이 있는 세대가
- 노동시간 단축을 설계하지 않고
- 생산성 중심 구조로 전환하지 않으며
- 기술 이해도를 높이지 않고
- 자산 격차 완화를 위한 제도를 만들지 않는다면
그건 무능이 아니라 방치다.
젊은 세대는 게으른 것이 아니다.
그들은 계산적이다.
불공평한 게임에서 무한정 에너지를 태우지 않겠다는 합리적 판단일 뿐이다.
진짜 위기는 청년이 분노하는 것이 아니다.
청년이 무관심해지는 순간이다.
사회는 분노로는 바뀔 수 있지만
무관심 속에서는 조용히 쇠퇴한다.
그래서 나는 기성세대에게 묻고 싶다.
당신들은 “더 열심히 하라”고 말할 자격이 있는가?
먼저 구조를 바꿀 책임이 있는가?
세대의 위엄은 나이에서 나오지 않는다.
미래를 설계할 용기에서 나온다.
그리고 지금
그 용기가 가장 필요한 쪽은
젊은 세대가 아니라
이미 많은 것을 가진 세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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