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과 인스타그램은 정말 존재할 자격이 있는가

악플이 일상이 된 시대

by DataSopher

사람들은 말합니다.

인터넷은 도구일 뿐이라고요. 인스타그램도 잘 쓰면 좋은 플랫폼이라고요. 맞는 말입니다. 칼도 요리에 쓰면 유용하고 펜도 기록에 쓰면 아름답습니다. 어떤 도구가 너무 오랫동안 상처를 생산하는 구조로 굳어졌다면 더 이상 “중립적인 도구”라고 부를 수 없습니다. 그건 이미 사람의 감정과 관계를 갉아먹는 시스템입니다.


저는 이제 이런 질문을 정면으로 던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너무나도 쉽게 댓글로 상처를 주는 인터넷과 인스타그램은 지금의 모습 그대로라면 사라져야 하는 것 아닌가.


악플을 개인의 일탈로 설명합니다. “원래 이상한 사람이 몇 명 있는 거지”라고 가볍게 넘깁니다.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한국의 2024년 사이버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청소년의 42.7%, 성인의 13.5%가 사이버폭력을 경험했다고 응답했습니다. 이 정도면 몇몇 비정상적인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플랫폼 구조가 공격성을 너무 쉽게 허용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문제는 상처 주기 쉬운 환경이 너무 정교해졌다는 점입니다.


댓글창은 원래 소통의 공간이어야 했습니다.

오늘의 댓글은 심판이 되었습니다. 맥락은 사라지고 문장 하나만 잘라 조롱합니다. 사람을 이해하기보다 규정하고 반박하기보다 낙인찍습니다. 더 잔인한 것은 이 폭력이 너무 싸다는 사실입니다. 직접 얼굴을 마주보며 그런 말을 하려면 최소한의 용기와 책임이 필요합니다. 온라인에서는 익명성, 군중심리, 알고리즘의 증폭이 그 비용을 거의 0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한 사람의 하루를 망가뜨리는 데 5초면 충분한 시대. 저는 이것을 기술의 진보라고 부를 수 없다고 봅니다.


인스타그램은 더 교묘합니다.

겉으로는 예쁜 사진과 감각적인 일상을 공유하는 공간처럼 보입니다. 그 안의 핵심 문법은 비교입니다. 누가 더 아름다운지, 누가 더 잘 사는지, 누가 더 인정받는지 끊임없이 숫자로 환산합니다. 좋아요, 조회수, 댓글, 저장 수치가 인간의 존엄을 은근하게 등급화합니다. 사람은 삶을 사는 대신 삶이 어떻게 보일지를 관리하기 시작합니다. 존재보다 연출이 중요해지고 관계보다 반응이 중요해집니다. 소통의 진화가 아니라 자아의 시장화입니다.


더 냉정하게 말해보겠습니다.

플랫폼 기업들도 이 문제를 모르는 게 아닙니다. Meta는 2024년부터 인스타그램 Teen Accounts를 도입해 청소년 보호 기능을 강화했고 2025년과 2026년에는 DM 안전기능 확대와 자해·자살 관련 검색 반복 시 부모 알림 기능까지 추가했습니다. 미국 보건당국도 청소년에게 소셜미디어가 충분히 안전하다고 결론 내릴 수 없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습니다. 다시 말해 플랫폼 스스로도 위험을 알고 있고 정부도 위험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아직 “적당히 잘 쓰면 된다”는 말로 본질을 흐리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기술 혐오가 아닙니다.

저는 인터넷 자체를 원시시대로 되돌리자는 말을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의 인터넷, 지금의 인스타그램, 지금의 댓글 구조는 너무 오랫동안 인간의 가장 낮은 본능에 수익모델을 붙여온 시스템이었다는 점을 말하고 싶습니다. 분노는 클릭을 만들고, 조롱은 체류시간을 늘리고, 자극은 공유를 부릅니다. 플랫폼은 반응을 최적화했습니다. 사람을 연결한다는 약속은 있었지만 실제로는 사람을 예민하게 만들고 비교하게 만들고 쉽게 상처 주게 만들었습니다. 미국 Pew 조사에서도 대다수는 소셜미디어 기업들이 온라인 괴롭힘 대응을 잘하지 못한다고 평가했습니다. 이것은 이용자들의 체감이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는 신호입니다.




사라져야 하는 것은 상처를 유통시키며 성장하는 플랫폼 구조입니다.

없어져야 하는 것은 타인의 아픔을 과자처럼 소비하게 만든 댓글 문화입니다.

무너져야 하는 것은 인스타그램이라는 이름만이 아니라 인간의 자존감을 데이터처럼 거래한 방식입니다.


진짜로 지켜야 할 것은 사람입니다.

진짜로 남겨야 할 것은 대화의 품격입니다.

진짜로 복원해야 할 것은 표현의 자유가 아니라 표현의 책임입니다.


너무 오래 “연결되어 있다”는 말에 속아왔습니다.

연결은 많아졌지만 이해는 얕아졌고 발언은 쉬워졌지만 성숙은 따라오지 못했습니다. 이제는 묻어야 합니다.

이 시스템이 편리한가가 아니라 이 시스템이 인간을 더 나은 존재로 만드는가를.


지금과 같은 인터넷과 인스타그램은 사라져도 됩니다.

아니 어쩌면 사라져야만 합니다.

그래야 비로소 기술을 더 인간답게 다시 설계할 수 있습니다.

사람을 닳게 하는 연결이 아니라 사람을 살리는 연결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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