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공부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습니다.
마침 떡볶이집 앞을 지나가던 윤수가 저절로 나오는 군침을 삼키면서 동철이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동철아, 배가 고파 죽겠는데 너 돈 좀 있니? 돈이 있으면 나 떡볶이 좀 사주라.“
"야, 배는 너만 고픈 줄 아니? 돈이 있었으면 네가 말하기 전에 내가 먼저 사 먹겠다.“
동철이도 몹시 배가 고픈 얼굴로 일단 군침을 꼴깍 삼키도 나서 퉁명스럽게 대꾸하였습니다.
윤수는 아무 대꾸도 하지 못하고 그만 못하고 입을 다물고 말았습니다. 둘은 입을 다문 채 어깨가 축 늘어져서 그냥 지나쳐 걸어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동안 걸어가던 동철이가 문득 느닷없이 엉뚱한 말로 물었습니다.
"야, 왜 사람은 배가 고픈 거지? 왜 귀찮게 하루에 세 번씩 꼬박꼬박 밥을 먹어야만 견딜 수 있느냐 이 말이야."
"그걸 말이라고 하고 있니? 음식에서 활동을 할 수 있는 충분한 에너지를 얻기 위해서는 밥을 먹어야 할 거 아니야.”
윤수는 너무나 당연한 것을 묻고 있는 동철이에게 이렇게 얼버무리며 대답해 주었습니다.
"야, 누가 그걸 몰라서 그러니? 내 말은 하루에 밥을 한 끼만 먹어도 하루 종일 배가 고픈 줄을 모르고 지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해서 물어본 거란 말이야.“
"야, 그런 음식이 세상에 어디 있니?"
"내 말은 그래서 걱정이란 말이야.”
동철이의 말에 윤수는 더 이상 무슨 대답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가만히 생각해 보니 동철이의 말에 솔깃해지면서 흥미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동철이이 말대로 하루에 한 끼만 먹어도 종일 배가 고픈 줄 모르는 그런 음식이 나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되면 시간도 절약이 되어 일도 지금보다 더 많이 할 수 있고 여러 가지로 좋은 점이 많을 것이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과연 하루에 한 끼만 먹어도 견딜 수 있는 그런 음식이 앞으로 나오게 될까?”
한동안 깊은 생각에 잠겨 걷고 있던 윤수가 문득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는 듯, 갑자기 밝은 얼굴이 되어 소리쳤습니다.
"동철아, 그래, 네 말이 맞아. 틀림없이 그런 세상이 언젠가는 오게 될 거야!“
"그래?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동철이의 물음에 윤수는 나서 입을 열었습니다. 언젠가 외삼촌이 들려준 말이 문득 머리에 떠올랐기 때문이었습니다.
"우리 외삼촌이 그러는데 언젠가는 그런 것도 발명이 된다고 했거든.”
"그래? 너의 외삼촌이 뭘 하는 사람인데?“
동철이는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되물었습니다.
"우리 삼촌은 지금 대학교에 다니고 있거든. 그런데 유전 공학이라는 걸 공부하고 있대."
"유전 공학? 그게 뭔데?"
"그건 나도 잘 몰라. 그렇지만 유전 공학을 더욱 발전시키면 이 세상에 안 되는 일이 아무것도 없대.”
"그래? 그럼 하루에 한 끼만 먹어도 하루 종일 견딜 수 있는 그런 음식을 만드는 거도 가능하단 말이지?“
"응, 그렇다니까. 그런데 음식이 아니라 언젠가는 그런 영양제가 나올 수도 있대.”
"그런 영양제?"
"웅, 앞으로 그 연구가 성공하기만 하면 밥 대신 그 영양제 영양제 한 알만 먹어도 하루가 아니라 열흘 또는 1년도 밥을 먹지 않고 지낼 수 있는 날이 온다는 거야.“
"히야! 정말? 얼른 그런 세상이 온다면 정말 좋겠다!”
상상만 해도 신이 난 동철이는 금방 얼굴빛이 환해지면서 소리쳤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윤수가 다시 엉뚱한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난 말이지. 어쩌면 그런 영양제를 발명하지 않는 게 오히려 좋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동철이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금방 눈이 둥그렇게 되어 되물었습니다.
”그런 게 나온다면 엄마들이 밥도 안 하고 편하기는 하겠지만, 사람들 중에는 먹는 즐거움 때문에 맛집을 찾아다니기도 하지 않니? 그런데 그게 나온다면 그 다음부터는 그런 사람들은 과연 무슨 재미로 살아가겠느냐 이 말이야.“
윤수의 질문에 동철이는 그만 더 이상 대답을 하지 못하고 입을 다물고 말았습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까 만일 윤수의 말대로 그런 영양제가 나온다면 오히려 여러 가지 어려운 문제들도 많이 일어날 것만 같은 불안한 생각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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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유전 공학의 발달로 영양제 한 알만 먹어도 밥을 먹지 않고 한 달이나 1년을 견딜 수 있는 세상이 온다면 그 후에 사람들은 어떤 일을 하게 될까요?
2. 우리가 밥을 먹는 까닭은 무엇인가요? 단순히 배가 고파서일까요?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어서 일까요?
3. 우리 인간은 먹기 위해 매일 열심히 일을 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살아가기 위해 매일 밥을 먹고 있는 것일까요?
4. 만일 먹을 걱정이 없는 세상이 온다면 사람들은 어떤 일을 하며 살아갈까요? 그리고 어떤 사람이 훌륭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또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무엇인지 생각한 대로 말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