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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우리말(15)

[혼동하기 쉬운 맞춤법]

by 겨울나무 Mar 07.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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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일'과 '며칠     


아직도 '몇일'과 '며칠' 중 어느 것이 맞는지 혼동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게 사실이다. 결과적으로 ‘며칠’이 맞는 말이다.     

 

1988년 맞춤법 개정 이전에는 ’몇일'과 '며칠'을 구분하여 사용하였다. 그러나 새 맞춤법에서는 '어원이 분명하지 않은 것은 원형을 밝혀 적지 않는다'고 규정하면서 '며칠'로 통일해 적도록 한 것이다. 

     

맞춤법 개정 이전에는 "시험 날짜가 ‘몇일’이 남았느냐?" 에서처럼 몇날이 남았나 숫자를 설명할 할 때는 ‘몇일'을 사용하였다. 

     

그리고 "오늘이 몇월 며칠이냐?"에서처럼 날짜를 가리킬 때는 '며칠'을 썼으나 두 경우 모두 '며칠'로 적기로 하였다. 그러므로 앞에서 말한 ’수능 시험까지 ‘며칠’이 남았느냐?"로 적어야 한다.   

   

'며칠'이란 우리말 '몇'과 한자' '일(日)'의 합성어인 '몇'에서 유래한 것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옛날의 순우리말인 '며츨'에서 온 것이며 '며칠‘의 본디말은 '며칠날(며츨+ㅅ+날)'이다. 따라서 '며칠'은 순수한 우리말이 이어져 온 것으로 보는 게 옳은 해석인 것이다.     


또한 발음상으로도 '낮일'은 [나질]이 아니라 [난닐]로 소리 나듯이, '며칠'이 '몇 +일'의 합성어라면 [면닐]로 소리 나야 하나 'ㅊ'받침이 내리 이어져 [며칠]로 발음되므로 어원이 불분명하다.     


그러므로 소리 나는 대로 '며칠'로 적어 불규칙성을 반영함으로써 혼동을 피하도록 했다.    

  

많은 우리의 고유어가 한자어에 밀려나고 사전에서도 사라지는 현실에서 ’몇일' 대신 고유어인 '며칠'을 표준어로 삼도록 한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 ‘작니?’와 ‘작으니?’      


'먹냐?' '있나?' '없냐?‘ '계시냐?'는 각각 '먹느냐?' '있느냐?' '없느냐' '계시느냐?’가 바른 표기법이다. 그것은 동사 ‘있다' '없다' '계시다' 다음에는 '~냐?' 가 아니라 '~느냐?'가 쓰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친구끼리 직접 대화를 할 때 "지금 어디 있냐?"를 바르게 고쳐서 "지금 어디 있느냐?"로 쓰면 어쩐지 어색하게 들리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이런 경우 다른 말로 바꿔 쓰면 어색하지 않게 된다.  

   

즉, 의문을 나타내는 '~니? /-으니?'와 같은 말로 바꾸어 쓰게 되면 ’~느냐'와 달리 친밀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주게 된다.      


다시 말해서 '~니?'와 ~으니?'는 그 앞에 오는 말에 따라 어떤 것을 쓸지가 결정되는 것이다. 

 

우선 동사 어간 다음에는 '~니?'가 쓰이게 된다. "너 지금 어디 가니?" "추석에는 어떤 음식을 먹니?" "감자 굽니?" 등이 그 예라 하겠다.      


그리고 형용사 어간에 연결될 때는 받침 유무에 따라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받침이 없을 때는 '~니?'가 오게 되는데 예를 들면 “그 약 맛이 쓰니?" "많이 "아프니?"와 같은 경우라 하겠다. 그러나 받침이 있을 때(ㄹ받침 제외)는 '~니?'와 ‘~으니?' 두 가지 형태가 다 가능하다.      


즉 "친구가 그립니, 그리우니?" "어느 옷이 더 좋니, 좋으니?" "그 운동화 작니, 작으니?"는 모두 맞는 표기이다. ’ㄹ받침일 때‘는 'ㄹ'이 탈락하고 '-니'가 붙게 된다.      


예를 들자면, ’이 수박 달으니?‘가 아니라 ’이 수박 다니?‘로 써야 하는 것이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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