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은 지극히 정상인데
총을 아주 잘 쏘기로 소문이 난 유명한 사냥꾼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어떤 짐승이든 이 사냥꾼의 눈에 띄었다 하면 좀처럼 살아 남기가 이려웠습니다.
단 한 발로 급소를 명중시킬 수 있는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제 이 나라에서는 사냥을 하기가 시시해졌다 이 말씀이야. 어디 신나는 사냥감이 좀 없으려나!“
사냥꾼은 세월이 갈수록 차츰 사냥을 하기가 싱거워졌습니다. 그토록 유명한 사냥꾼이었기 때문에 기껏해야 날마다 꿩이나 토끼와 같은 짐승들을 상대하기에는 너무나 시시하고 싱겁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사냥꾼은 마침내 다른 나라로 사냥을 떠나기로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산림숲이 무성하게 뒤덮인 다른 나라에는 몸집이 크고도 사나운 맹수들이 많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히야! 내가 왜 진작에 이런 생각을 못했었지. 그동안 시시한 짐승들만 잡느라고 괜히 아까운 세월만 보냈잖아.”
마침내 멀리 다른 나라로 온 사냥꾼은 저절로 신이 났습니다. 소문대로 몸집이 크고 사나운 짐승들이 가끔 나타나는 바람에 절로 신이 났습니다.
“탕! 탕! 탕!”
사자, 곰, 코끼리, 얼룩말, 독수리, 산돼지, 기린 등, 덩치가 집채만큼이나 큰 짐승들이 나타날 때마다 보기 좋게 쓰러뜨리며 신바람이 나서 사냥을 하였습니다.
이제 사냥꾼은 단순히 사냥만을 즐기는 게 아니었습니다. 덩치가 큰 짐승들이 비명을 지르며 나가떨어지는 쾌감을 맛보기 위해 사냥을 하는 잔인한 사람 같았습니다.
그렇게 즐겁고 신나는 나날을 보내는 동안 사냥꾼은 자신도 모르게 하늘이 밀림으로 뒤덮인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결국은 어디가 어딘지를 몰라 그만 길을 잃고 혜매게 되었습니다.
"이거 정말 큰일났는 걸!
사냥꾼은 덜컥 겁이 났습니다. 그리고 몇 날 며칠을 헤맸지만 가도 가도 우거진 숲만 보일 뿐 좀처럼 길이라고는 나타나지를 않았습니다. 이러다가는 결국 별 수 없이 사나운 맹수들한테 잡혀 먹히거나 굶어 죽을 것만 같아 불안하기 그지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그날도 기진맥진한 몸으로 정신없이 산속을 헤매던 사냥꾼의 귀에 가까운 곳에서 사람들이 떠들썩하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순간 사냥꾼의 안색이 밝아졌습니다. 이제야 길을 찾을 수 있게 괴겠구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놓였습니다.
사람들의 목소리는 점점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곧 대여섯 명의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였습니다.
숨을 죽이고 그들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던 사냥꾼의 눈이 곧 휘둥그렇게 되고 말았습니다.
“아니, 모두가 한결같이 눈이 이마에 한 개씩 붙은 괴물들이잖아? ”
하도 이상하게 생긴 모습을 본 사냥꾼이 이렇게 혼자 중얼거리며 어리둥절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이번에는 오히려 사냥꾼의 모습을 한동안 살펴보던 그 이상하게 생긴 사람들이 갑자기 배를 잡고 소리 내어 웃으며 낄낄거리고 있었습니다.
“히야아! 눈이 두 개가 달렸잖아. 어디서 저런 괴물이 갑자기 나타난 거지?”
“그러게 말이야. 오래 살다 보니 별놈 다 보겠네. 하하하…….”
“우하하. 그러게 말이야. 보다보다 나도 저런 병신은 난생 처음 보는 걸. ”
한동안 겁먹은 얼굴로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사냥꾼도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마주 소리쳤습니다.
“하하하……. 뭐어? 내가 괴물이라고? 내가 보기에는 너희들이 모두 괴물이던 걸. 하하하…….”
그러자 눈이 한 개씩 달린 이상한 사람들도지지 않고 또 떠들었습니다. .
“뭐, 뭐라고? 저놈 말하는 것좀 봐. 눈이 두 개씩이나 달린 병신이 우릴 보고 오히려 괴물이라잖아? 하하하…….”
"징말 웃기는 놈이라니까. 하하하…….”
사냥꾼은 병산들이 제멋대로 지껄이고 떠들어대는 소리를 듣자 은근히 화가 났습니다. 그래서 공중을 향해 총을 서너 발 쏘았습니다.
"탕! 탕! 탕!“
그러자 총소리에 놀란 괴물들은 그만 기겁을 해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허겁지겁 도망을 치고 말았습니다.
"이러언, 저 괴물들한테 길이나 물어 본 다음에 총을 쏠 걸 이거 잘못했잖아?“
사냥꾼은 문득 뒤늦게 후회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와서는 별 수가 없는 일이었습니다. 사냥꾼은 할 수 없이 그들이 도망친 쪽을 향하여 부리나케 쫓아가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이미 어디로 줄행랑을 쳤는지 그림자조차 구경할 수 없었습니다.
사냥꾼은 다시 혼자 산속을 헤맬 수밖에 별 도리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며칠을 헤매던 끝에 이번에도 다시 이상하게 생긴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하나같이 콧구멍이 한 개가 뚫려 있어서 그 모습만 보아도 여간 우스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사냥꾼이 다시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을 때, 그들이 먼저 사냥꾼을 바라보다가 그만 깔깔 소리 내어 웃기 시작했습니다.
"하하하……. 아니, 저 사람 가만히 보니까 콧구멍이 두 개나 달려 있잖아? 저게 도대체 사람이야, 괴물이야?"
"히야, 그놈 참 괴상망측하게 생겼는걸! 낄낄낄.…….“
사냥꾼도 다시 어리둥절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기가 막혔습니다. 정작 괴물처럼 생긴 것들이 멀쩡한 사람을 보고 오히려 괴물이라니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참다 못한 사냥꾼은 이번에도 화가 나서 공중에 대고 총을 쏘았습니다.
"탕! 탕! 탕!“
콧구멍이 한 개씩 달린 괴물들은 이번에도 기겁을 해서 뺑소니를 치고 말았습니다.
그들과 다시 헤어진 사냥꾼은 다시 산속을 헤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후에도 벼라별 괴물들을 다 만났습니다.
머리에 뿔이 달린 사람, 귀 한 개가 머리에 달린 사람, 팔이 네 개나 달린 사람, 다리가 한 개밖에 없는 사람 등, 그렇게 많은 괴물들을 만나보게 될 줄은 생각조차 못했던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괴물들을 만날 때마다 그들 모두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오히려 사냥꾼의 생김새를 보고 괴물이라고 놀리며 흉을 보곤 하였습니다.
'이렇게 멀쩡하게 생긴 내가 괴물이라고?“ 그래, 그놈들 말도 일리가 있어. 세상 사람들 모구가 눈이 한 개씩 가지고 태어난다면 지금처럼 두 개 달린 사람이 괴물이 되겠지?”
사냥꾼은 어리둥절한 표정이 되어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말대로 누가 정말 괴물인지 아리송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 * )
------------- * -----------------
1. 만일, 여러분이 눈이 한 개만 달린 사람을 보았다면 어떤 생각을 하였겠습니까?
2. 누구나 다 같이 눈이 한 개씩 불어 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면 두 개가 달려있는 사람이 나타났을 때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요?
3. 우리는 조금 모자라는 행동을 하거나 정상인 사람들보다 신체의 구조나 생김새가 조금만 달라도 흉을 보곤 합니다. 왜 그렇게 흉을 보게 되는지 말해 봅시다.
4. 정상적인 신체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가끔 병신, 또는 괴물이라는 말을 듣는 경우가 있습니다. 만일 여러분이 그런 말을 들어본 경험이 있다면 그때의 느낌을 말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