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전의 일입니다.
효성이 지극한 청년 하나가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고 있었습니다. 아버지를 일찍 여윈 청년은 오직 혼자 남은 어머니를 편히 모시기 위해 오직 정성과 효도를 다하였습니다.
어느 날 어머니는 건장하게 잘 자란 아들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애야, 난 이제 네가 이렇게 믿음직하게 잘 자라고 있는 것만 지켜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자랑스럽고 대견스럽구나. 그러니까 이제부터는 내 걱정은 그만하고 너나 잘 살아갈 걱정을 하면 좋겠구나.“
"아닙니다. 걱정 마십시오. 예로부터 부모님의 은혜는 태산보다도 높고 바다보다도 더 넓다고 했는데 제가 평생을 바쳐 효도를 어찌 어머님의 은헤를 다 갚을 수 있겠습니까? “
청년은 그런 걱정은 조금도 하지 말라며 공손히 대답하였습니다.
어머니는 그런 아들의 모습이 그렇게 믿음직스럽고 대견스러울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 나날을 보내던 청년에게 결국 뜻밖의 걱정거리가 생기고 말았습니다. 나라의 부름을 받고 입대를 하지 않으면 안 될 처지에 놓이게 된 것입니다.
"내가 군대를 나가면 그동안 누가 우리 어머님을 돌보아 드리지? 그렇다고 입대를 안 할 수도 없는 일이고 ".
청년은 입대할 날이 다가올수록 이만저만 걱정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청년의 처지를 딱하게 여겨오던 이웃 어른 한 분이 넌지시 귓속말로 일러 주었습니다.
"여보게, 자네의 처지가 그러니 이렇게 해보는 게 어떻겠나?”
"어떻게 말씀입니까?“
어른은 목소리를 한층 낮추어 다시 입을 열었습니다.
"좀 안되기는 했지만 눈 딱 감고 자네의 손가락 하나를 끊어보는 게 어떻겠나?"
"네에? 손가락을 끊다니요?“
청년은 손가락을 끊으라는 말에 화들짝 놀라서 되물었습니다.
”그럼 어쩌겠나. 그렇라도 해서 신체검사에 떨어지게 되면 군인을 나가지 않고 계속해서 어머니를 모실 수가 있지 않겠나.“
청년은 그제야 그 어른의 뜻을 알아차리고 말도 안 되는 소리라는 듯 펄쩍 뛰었습니다.
”아, 아닙니다. 그렇게 법을 어겨 기면서 어머님을 모신다는 것은 말도 안 될 소리입니다. 저는 절대로 그럴 생각은 손톱만큼도 없습니다.“
몇 달 뒤, 결국 청년은 별 도리없이 입대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입대를 한 뒤에도 항상 어머니 걱정으로 하루하루 마음 편할 날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몇 달 뒤에는 손꼽아 기다리고 기다리던 휴가를 받게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한달음에 고향집으로 달려와 자나 깨나 늘 걱정을 하던 어머니를 다시 뵙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꿈에도 그리던 어머니는 안타깝게도 옛날의 건강했던 어머니의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그새 이미 심한 병에 걸린지 오래되어 몸은 뼈만 앙상하게 남아 차마 안타까워서 보기조차 어려울 지경이었습니다.
청년은 어머니를 부둥켜안고 큰소리로 엉엉 울며 어머니에게 용서를 빌었습니다.
"어머님, 이 불효자식을 용서해 주십시오 으흐흑…….”
“아니다. 그게 무슨 말이니. 네 마음을 이렇게 편치 못하게 해준 내가 오히려 미안하기 짝이 없구나.”
어머니는 간신히 힘겹게 눈을 뜨고는 이렇게 힘없는 목소리로 아들을 위로하기에 바빴습니다.
그런 어머니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청년의 가슴은 곧 찢어질 듯 고통스럽기 그지없었습니다. 그리고 그날부터 어머니의 병을 정성껏 보살펴 드리기 위해 온갖 정성을 다하였습니다.
그러나 청년의 자극한 간병에도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어머나의 병세는 날이 갈수록 더욱 약화되고 있어서 이대로 가다가는 곧 큰일이 날 것만 같았습니다.
약속된 휴가 날짜는 이미 다 가고 어머니의 건강은 더욱 더 위독해지고 있어서 그야말로 청년와 가슴속은 바작바작 타들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엎친 데 덮친다더니 결국 뜻하지 않은 일이 또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그나마 휴가 날짜를 며칠 앞두고 부대에서 급한 명령이 떨어진 것입니다. 갑자기 전쟁이 일어났으니 급히 부대로 돌아오라는 소식을 듣게 된 것입니다.
청년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안절부절을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어머니가 다시 힘없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습니다.
“얘야, 내 걱정은 조금도 하지 말고 어서 부대로 돌아가거라. 지금 나라의 사태가 위급한데 군인의 몸인데 집에서 이러고 있다면 그게 말이나 되는 소리겠니?”
“아, 아닙니다. 전 어머니를 이대로 남겨 두고 절대로 부대로 돌아가지 않겠습니다.”
“아니다. 이 못난 에미 한 사람 때문에 나라의 법을 어길 생각이란 말이냐? 못난 소리 좀 그만하고 어서 떠나거라.”
"하지만 어머님, 으흐혹…….”
청년은 안타까운 마음에 더 이상 어쩌지를 못하고 계속해서 흐느끼고 있었습니다.
이대로 부대로 가자니 홀로 앓고 계신 어머니가 마음에 걸렸습니다. 그렇다고 이대로 집에서 어머니 간병을 할 생각을 하니 그것도 못할 일이었습니다.
시간이 흘러갈수록 청년의 걱정은 점점 더 쌓여만 가고 있었습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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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만일 여러분이 젊은이처럼 이런 경우였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그리고 그렇게 생각한 이유를 말해 봅시
다.
2. 개인적인 사정, 그리고 국가적인 사정이 있을 때, 어느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까? 또 그렇게 생각한 까
닭은 무엇입니까?
3. 만일 국가가 망했을 경우, 개인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를 생각해 봅시다.
4. 개인이 망했을 경우, 국가의 장래는 어떻게 될까를 생각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