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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겨울나무 Jun 09. 2023

알쏭달쏭 우리말(76)

[혼동하기 쉬운 맞춤법]

◆ 맨날과 만날


  - 맨날 친구들과 어울려 술타령만 하고 다니다가 도대체 돈은 언제 벌 거니?     


   -맨날 허송세월로 놀기만 하다보니 보니 이젠 일하기가 싫어졌나 봐.    


위 대화에 나오는 '맨날'이란 말은 우리들이 자주 들어보기도 하고 또한 습관적으로 자주 쓰기도 한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맨날‘은 표준말이 아니다.      


'맨날'은 형태로만 보면 '맨'이 접두사로 사용된 것이 아닌가 생각할 수도 있다.      


또한 '맨'’맨날‘과 달리 '맨발' '맨주먹' '맨간장'처럼 어떤 단어 앞에 붙어 '아무것도 지니지 않거나 다른 것을 더하지 않은 오직 그대로'라는 다른 뜻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맨날'이란 말의 ’맨‘의 뜻은 분명히 다르다. 여기서는 '맨'이 접두사로 쓰인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날마다. 계속해서. 언제나' 등의 뜻을 나타내는 부사어로 많이 쓰이고 있는 '맨날'은 표준어가 아니다. 이때의 정확한 표기는 '만날'이 표준말이다.   

   

더 정확히 말해서 '만날''일만 만(萬)+날'의 형태로 '아주 많은 날' 또는 '수없이 반복되는 날'의 의미를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예 문 >     


 몸도 불편하신데 만날‘ 새벽에 일찍 일을 하러 나가시는 아버지를 생각할 때마다 마음이 무겁다     


 - 만날‘ 당하고 있지만 말고 너도 용기를 내서 한번 덤벼보렴.  


             

◆ 삐지다와 삐치다     



'삐지다’ 또는 삐져나오다' '속에 있는 것이 겉으로 불거져 나오다'란 뜻을 의미한다.     

 

즉, 속옷이 밖으로 삐져나와‘ 있는 것을 전혀 몰랐다.     


   비닐봉지가 터져서 젓가락이 삐져나와 있었다등으로 쓰인다.     


그래서 워낙 재능이 뛰어난 사람은 가만히 있어도 사람들에게 자연스레 알려지게 된다는 난중지추(囊中之錐)란 명언이 생겨났는지도 모를 일이다.    

  

난중지추(囊中之錐) '송곳은 아무리 주머니 속에 깊이 감추어도 저절로 겉으로 삐져나오게 된다'는 뜻에서 생긴 말이다.      

     

또한 '삐지다'는 '칼 따위로 물건을 얇고 비스듬하게 잘라내다'란 뜻을 나타내기도 한다.      


김칫국을 제 맛이 나게 끓이려면 무를 삐져 넣어야 한다     


감자탕을 끓일 때는 굵은 감자를 삐져 넣지 말고 통째로 넣고 끓어야 제 맛이 난다   

  

그런데 문제는 이 '삐지다'를 많은 사람이 '성이 나서 마음이 토라지다'의 뜻으로 다음과 같이 잘못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애는 툭하면 삐지기를 잘해서 져서 친구들이 별로 없다     


  그렇게 조그만 일에 삐지다니 옹졸하기가 밴댕이 소갈머리로군!   

  

  - 그 여자 한번 삐지면 오래가니까 너도 조심하도록 해.“     


 위와 같은 경우에는 삐지다가 아닌 '삐치다'를 써야 맞는 말이다. 그러니까 이제부터라도 친구가 토라진 것을 말할 때 ’삐지다‘ 대신 ’삐치다‘로 바꾸어 쓰도록 노력해야만 하겠다.     


 또한 '삐치다'는 그 밖에도 글씨를 쓸 때 글자의 획을 비스듬히 내려쓰다라는 뜻으로 쓰이기도 한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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