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력신장 창작동화]
“아이고, 지겨워 못 살겠네. 우리 선생님은 맨날 웬놈의 숙제를 이렇게도 많이 내주시지?”
오늘도 영숙이는 숙제를 하다 말고 불만스러운 얼굴로 투덜거리기 시작하였습니다. 그것도 그럴 것이 이번에 영숙이네 반 선생님은 유난히 숙제를 많이 내주기로 학교에서 소문이 난 분이었기 때문입니다.
선생님은 언제나 한 가지 숙제를 내주는 법이 없습니다. 국어, 수학, 사회 등, 하루에 세 가지 이상은 빼놓지 내주는 선생님이었습니다. 그것도 어찌나 양이 많은지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시작해서 저녁 아홉 시나 열 시까지 열심히 해야 겨우 마칠 수 있는 분량이었습니다.
“어이구, 우리 영숙이가 이제야 선생님을 제대로 만났구나!”
아빠나 엄마는 매일 숙제를 하느라고 쩔쩔매고 있는 영숙이를 볼 때마다 흐뭇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그러나 영숙이는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더욱 화가 나고 약이 올라 못 견딜 지경이었습니다.
“제대로 만나기는 뭘 제대로 만나? 그럼 엄마나 아빠는 내가 숙제를 하다가 지쳐 죽어도 좋단 말이지?”
“으이그, 얘 말하는 것 좀 봐. 이 세상에 숙제가 많아서 지쳐 죽었다는 소리를 엄마는 들어보질 못했어요. 이렇게 쉬지 않고 열심히 공부를 해야 우리 영숙이가 장차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으니까 하는 말이지.”
아무리 영숙이가 화가 나서 짜증을 부리고 있지만 그럴 때마다 엄마나 아빠는 으레 선생님 편이었습니다.
영숙이는 지금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재미있는 만화 영화도 보고 싶고, 친구들하고 어울려 재미있게 놀고 싶은 생각도 굴뚝 같습니다. 그런 걸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새삼 선생님이 원망스럽습니다. 선생님의 편이 된 엄마나 아빠도 밉기만 합니다.
“쳇, 숙제고 뭐고 다 집어치우고 학교를 아예 그만둘까 보다.”
영숙이가 투덜거리는 소리를 들은 엄마가 놀란 얼굴이 되어 조금 무서워진 얼굴로 물었습니다.
“아니, 너 지금 뭐라고 그랬니?”
“숙제가 지겨워서 학교를 그만두겠다고 그랬어. 왜? 그러면 안 돼?”
심통이 난 영숙이가 지지 않고 엄마한테 대들었습니다.
“얘가 정말 큰일 나겠네, 아무리 숙제가 지겨워도 꾹 참고 해야지, 그런 말을 함부로 하면 못 쓴다니까. 어디 어떤 숙제기에 그러는지 엄마가 좀 보면 안 되겠니?”
엄마는 슬그머니 책상 위에 펼쳐져 있는 영숙이의 국어 숙제 공책을 보게 되었습니다.
“지금 국어 숙제를 하고 있던 중이었구나?”
“보면 몰라? 어려운 낱말을 조사해 오라는 숙제란 말이야.”
영숙이는 여전히 입이 쑥 나온 채로 대꾸하였습니다.
“아니, 너 어려운 낱말을 국어책에서 조사해 오랬다면서 이게 뭐니?”
엄마가 눈이 둥그렇게 되어 영숙이를 바라보며 물었습니다.
“왜? 뭐가 틀렸어?”
“너 여태까지 ‘얼굴’이란 낱말을 정말 몰라서 공책에 쓴 거니?”
엄마는 영숙이가 공책에 적어 놓은 ‘얼굴'이란 낱말을 보고는 어이가 없다는 듯 펴정으로 다시 물었습니다.
“정말 모르니까 썼지, 그걸 알면 내가 왜 썼겠어?”
“아니 뭐라고? 네 얼굴은 여기 있고, 또 엄마의 얼굴은 여기 있잖아? 그런데 정말 얼굴을 모른다고?”
엄마는 조금 전보다 더욱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습니다. 그러자 영숙이가 다시 입을 열었습니다.
“세상에 그걸 모르는 바보가 어디 있겠어? 그렇지만 얼굴이란 낱말의 뜻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으니까 그렇지. 그럼 엄마는 얼굴이 뭔지 자세히 설명할 수 있어?”
“그, 그건,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금방 알 수 있지 않겠니?”
영숙이의 앙뚱한 물음에 엄마는 그제야 겨우 영숙이의 생각을 알아차리고 얼버무리게 되었습니다.
사실 엄마도 얼굴이 우리 몸 어디에 붙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얼굴이란 낱말을 갑자기 설명하기란 생각처럼 쉽지 않은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엄마를 보자 영숙이가 다시 입을 열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난 벌써 국어 사전도 찾아보았단 말이야.”
“그런데 그 낱말이 사전에 안 나왔다고?”
“그게 아니라 국어 사전에는 '눈이나 코, 입이 있는 머리의 앞면'이라고 간단히 나와있단 말이야. 그걸 걸 가지고는 자세하지도 않고 이해하기가 어려웠단 말이야.”
“오라, 그랬었구나!”
엄마는 그제야 영숙이의 뜻을 알아차리고는 더 이상 영숙이를 뭐라고 나무랄 수가 없었습니다. 사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엄마 역시 얼른 시원스럽게 뭐라고 설명해 줄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얼굴은 그렇다 치고 그럼 이것도 또 모르겠다고?”
영숙이가 공책에 써놓은 날말을 보고 엄마가 이번에 다시 물은 것은 ‘돌멩이' 란 낱말이었습니다.
“모른다니까.”
"바위도 모르고?“
"바다도?”
“그렇다니까.”
“사람도?”
“글쎄 모르니까 써놓은 거지.”
“……!?”
엄마는 다시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영숙이의 눈치를 살피고 있었습니다. 어쩐지 영숙이가 점점 바보가 된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한동안 생각에 잠겨 있던 엄마가 다시 되물었습니다.
“정말 돌멩이라든가, 바위, 바다, 사람이란 낱말의 뜻도 모르겠단 말이지?”
그러자 이번에도 영숙이는 엄마에게 되물었습니다.
“글쎄 모른다니까. 엄만 그럼 이 세상에 있는 동물이나 식물, 그리고 모든 물건들의 이름이 왜 그렇게 붙여졌는지 알고 있다고? 그럼 딱 한 가지만 물어볼게. 돌멩이는 어째서 하필이면 돌멩이라는 이름을 붙이게 되었지?”
“뭐어? 왜 돌멩이란 이름이 붙여졌느냐고?”
엄마는 이번에도 어떻게 대답해 주어야 할지 몰라 다시 어리둥절한 얼굴이 되고 말았습니다. 사실 엄마도 왜 그런 이름들이 붙여지게 되었는지를 전혀 모르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 )
1. 숙제를 좋아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하여 학교 또는 학원에서 숙제라는 모두 사라진다
면 어떻게 될까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말해 봅시다.
2. 숙제는 반드시 있어야만 할까요? 그렇게 생각한다면 숙제가 반드시 있어야 할 필요성에 대해 말해 봅시다.
3. '얼굴' 이란 낱말을 상대방이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 봅시다.
4. 동물이나, 식물, 그리고 모든 사물들은 저마다 각기 다른 자신의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위, 돌멩이, 사
람, 바다……등, 이런 사물들의 이름들이 어떻게 붙여지게 되었는지에 대해 생각한 것이 있다면 의견을 말
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