꾀많은 젊은이

[사고력신장 창작동화]

by 겨울나무

옛날에 꾀가 아주 많은 젊은이가 있었습니다.


젊은이는 불행하게도 일찍이 부모를 여의었습니다. 게다가 물려받은 재산도 별로 없었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하고한 날 남의 집 일을 열심히 하면서 품을 팔아가며 살아가고 있었지만 목구멍에 풀칠을 하기도 어려운 신세가 되고 말았습니다.


“이렇게 뼈빠지게 고생을 하며 살아 봐도 삼시 세끼 얻어먹기도 어려우니 차라리 죽어버리는 게 백 번 낫은 게 아닐까? 아암, 그게 천백 번 훨씬 낫고말고!”


젊은이는 자신의 처지가 하도 한심하여 몇 번이고 목숨을 끊고 그만 살아야 되겠다는 결심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마음처럼 뜻대로 되는 일이 아니어서 그런대로 세월만 보내면서 여전히 목숨만 부지하며 고생스러운 나날을 보낼 수밖에 별도리가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해 봄이었습니다.


“그렇지! 이렇게 맨날 남의 집 일만 해 주면서 어렵게 사느니 앞으로는 더 열심히 일을 해서 그나마 좀 여유가 있게 사는 게 훨씬 낫겠지?”


젊은이는 다부진 마음으로 마침내 큰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마을에서 좀 떨어진 곳에 버려진 땅을 일구어 개간하기로 마음을 먹은 것입니다.


다음 날 새벽부터 젊은이는 삽과 괭이, 그리고 곡괭이를 들고 집을 나섰습니다. 그리고는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산기슭에 가서 개간을 하기 시작하였던 것입니다.


오랫동안 버려진 황무지에서 굵은 나무뿌리를 뽑아내고, 크고 작은 돌멩이를 캐어내는 일이 여간 힘이 들고 고된 일이 아니었습니다. 배가 고파 곧 쓰러질 것 같기도 하였습니다. 이마에서는 비지땀이 연신 흘러내리고, 손바닥마다 물집이 잡혔다가 터져 피가 흘러내리곤 하였습니다.


그렇게 며칠 동안 쉬지 않고 미련스럽게 일을 하고 있는 젊은이를 본 마을 사람들마다 흉을 보기 시작하였습니다.


“저런 쯧쯧쯧……. 저 사람이 제법 똑똑한 사람인 줄 알았더니 이제 보니까 미련곰탱이로구먼!”


“오죽 쓸모가 없으면 버려둔 땅을 저렇게 일구어서 무얼 어떻게 하겠다는 거야? 그리고 저기서 무슨 농사를 짓겠다고 저 고생이람.”


그러나 젊은이는 누가 뭐라고 흉을 보든 말든, 들은 척도 하지 않고 매일 미련스럽게 여전히 쉬지 않고 땅을 일궈나갔습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젊은이는 잘 살아보겠다는 각오로 이를 악물고 부지런히 일을 하였습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자 이제 쓸모없게 버려졌던 황무지 땅은 젊은이의 힘과 노력에 의해 어느 정도 그럴듯한 밭 모양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 달이 지난 뒤였습니다.


“아아, 이제 이만하면 드디어 성공을 한 셈이군!”


이렇게 중얼거리며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아내고 있는 젊은이의 표정은 흐뭇하기 그지없었습니다.


젊은이는 곧 지금까지 피땀 흘려 일구어 놓은 밭에 씨앗을 정성 들여 심기 시작하였습니다. 참외와 수박씨였습니다. 참외와 수박 농사를 정성껏 지어 양식을 마련할 생각이었던 것입니다.

젊은이는 매일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이른 새벽부터 저녁 늦게까지 참외와 수박을 가꾸는 일에 온갖 정성을 다하였습니다. 젊은이의 노력과 정성 덕분인지 참외와 수박 넝쿨은 싱싱한 덩굴을 벋으며 무럭무럭 잘도 자라고 있었습니다.


“아아, 이런 게 바로 피와 땀을 흘린 결실이로구나!”


젊은이는 이만저만 기쁜 게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어느덧 그해 여름이 시작되었습니다.


젊은이는 참외와 수박밭에 그럴듯한 원두막도 하나 세웠습니다. 그리고는 원두막에서 살림까지 하면서 참외와 수박을 가꾸면서 아주 밭에서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원두막을 세우자 뜻하지 않은 귀찮은 일이 한 가지 벌어지게 되었습니다. 마을에 사는 노인들이 시원한 곳을 한두 명씩 원두막으로 모이기 시작하게 된 것이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자 노인들 대여섯 명이 이른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단골손님이 되어 원두막에서 아주 눌러 지내게 된 것입니다.


노인들은 하루 종일 할 일 없이 원두막에서 지내면서 주로 장기와 바둑을 두기도 하고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다 싫증이 나면 낮잠을 즐기곤 하는 일이 날마다 이어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KakaoTalk_20210204_193723122.jpg


사정이 그렇다 보니 가뜩이나 비좁은 원두막에는 항상 노인들이 단골로 자리를 잡고 있었기 때문에 젊은이가 원두막에 올라가서 쉴 짬이 없었습니다.


젊은이는 별도리 없이 아무리 더워도 항상 땡볕이 내려쬐는 밭에서 참외와 수박 넝쿨을 돌보면서 지낼 수밖에 별도리가 없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노인들을 버릇없이 내쫓을 수도 없는 일이다 보니 벙어리 냉가슴 앓듯 속만 부글부글 끓고 있었습니다.


'저 노인들을 어떻게 해야 못 오게 할 수가 있을까?’


젊은이는 짜증이 나서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온 여름이 다 가도록 자리를 빼앗긴 채 땡볕에서 견디다 보니 이만저만 짜증이 나는 게 아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옳지! 그런 방법이 있는 줄도 모르고 지금까지 쓸데없는 걱정을 했잖아!’


젊은이는 마침내 손뼉을 치며 혼자 낄낄거리며 좋아하였습니다. 노인들만 쫓아내는 게 아니라 이런 기회에 돈까지 많이 벌 수 있는 기가 막힌 방법이 머리에 떠올랐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렇게 다시 며칠이 지난 어느 날이었습니다.


젊은이는 원두막 위에서 쉬고 있는 노인들이 모두 깊은 낮잠이 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노인들이 마침내 모두 잠이 들자, 곧 지게를 지고 원두막을 부지런히 떠났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였습니다. 젊은이는 지게에 못쓰게 된 물건들을 잔뜩 지고 다시 나타났습니다. 그것은 하나같이 부서지거나 고장이 난 값진 물건들이었는데 젊은이가 틈이 나는 대로 돌아다니며 모아두었던 물건들이었습니다.


깨진 도자기 조각도 있고 부서진 장신구와 노리개들도 있었습니다. 모두가 귀하고 값진 물건들이었지만 하나같이 못쓰게 된 물건들이었습니다. 어디서 그렇게 많은 골동품들을 많이 모았는지 모를 일이었습니다.


‘흐흐흐~~~ 이렇게 하면 틀림없이 노인들도 쫓아내고 당장에 많은 돈도 벌 수가 있겠지!’


젊은이는 지게에 지고 온 물건들을 조심스럽게 그리고 조용히 노인들 몰래 원두막 밑에 잔뜩 쌓아 놓게 되었습니다. 노인들은 그런 줄도 모르고 워낙에 깊은 낮잠이 든 채 드르렁 드르렁 코까지 심하게 골고 있었습니다.

이윽고 원두막 밑에 짐을 모두 내려놓은 청년은 그 길로 길다란 막대기 하나를 들더니 뒷간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리고는 막대기 끝에 냄새가 지독하게 나는 똥을 묻히더니 다시 원두막으로 달려왔습니다.


"푸후후훗……. 이렇게 하면 결국 야단은 벌어지고 말겠지! 후후훗…….“


젊은이는 속에서 저절로 터져 나오는 웃음을 간신히 참고 견디면서 혼자 중얼거리고 있었습니다.


젊은이는 곧 똥이 묻은 막대기를 들고 살금살금 원두막 밑을 한바퀴 돌면서 아직도 잠이 깊이 든 노인들의 코끝에 일일이 똥을 조금씩 슬쩍슬쩍 묻혀 놓았습니다. 그런 줄도 까많게 모르고 노인들은 여전히 깊은 잠에 빠져 있었습니다.


"후후훗…….”


젊은이는 아무리 참으려 해도 연거푸 저절로 터져 나오는 웃음을 간신히 참으면서 참외밭 저쪽 끝자락에 있는 커다란 바위 뒤로 재빨리 달려가서 몸을 숨기고 노인들의 동정만 유심히 살피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또다시 혼자 좋아서 어쩔 줄 모르며 중얼거리고 있었습니다.


“푸하하하……. 조금 뒤에는 저 노인들이 깨어나서 구린내가 난다고 서로 싸우며 난리들을 치겠지! 그러다 보면 결국 원두막은 제 힘에 못 이겨 주저앉고 말겠지! 후후훗…….”


젊은이는 이렇게 중얼거리면서 여전히 바위 뒤에 몸을 숨긴 새, 노인들이 어서 깊은 잠에서 깨어나기만을 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 * )






< 더 생각해 보기 >


1. 젊은이는 깊은 잠이 든 노인들의 코에 똥을 몰래 묻혀 놓고 숨었습니다. 젊은이는 과연 어떤 생각에서

그렇게 하였을 것인가를 생각한 대로 이야기해 봅시다.


2. 결국, 잠이 깬 노인들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 뒤의 벌어질 일들을 상상하여 적어봅시다.


3. 만일 여러분이 그 젊은이였다면 귀찮게 찾아오는 노인들을 어떤 방법으로 대하였겠는지 의견을 말해

봅시다.

4. 노인들은 더위를 피해 매일 귀찮을 정도로 원두막을 찾아서 자리를 빼앗았습니다. 만일 그때, 여러분이

노인이었다면 어떤 행동을 취하였을까를 말해 봅시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