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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emin Park Oct 18. 2021

NFT 아트와 흔적의 아우라 (4)

심미적 경험을 공유하는 공동체 흔적의 아우라를 담는다

아우라 없는 아우라: 흔적이거나 아우라이거나


미디어가 멀리 있는 것을 가깝게 체험하게 한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아우라가 발생하지는 않는다. 미디어의 이미지가 멀게 느껴진다면 회화적인 아우라가, 가깝게 느껴진다면 사진에 담긴 흔적이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재매개(remediation) 이론에 대입해 보면, 아우라의 경험은 미디어가 무매개(immediation)의 방식으로 작동할 때, 흔적의 경험은 과매개(hypermediation)의 방식으로 작동할 때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 즉 아우라 없는 아우라는 어떤 경우는 흔적이고 어떤 경우는 아우라처럼 보인다.


디지털 이미지가 된 일상이 흔적의 아우라를 갖기


듀이가 슬쩍 말했듯이 하나의 경험에는 “각 순간마다 갖는 독특한 숨결과 각 부분들이 지녀야 할 고유한 색깔”이 있다(Dewey, 1934/2016, 91쪽). 듀이가 말한 예술의 심미적 경험이란 결국 흔적으로 남아있는 의미 있는 하나의 경험에서 과거의 숨결을 되살리는 것, 흔적에 아우라를 불어넣는 것, 즉 흔적의 아우라를 체험하는 것이다. 


이 시대에는 일상의 흔적이 수많은 디지털 사진들로 만들어진다. 이 이미지들은 휴대폰, PC, 구글 포토(google photo), 인스타그램(Instagram) 등 여러 저장소에 중복 저장되고 복제되고 끊임없이 재편집된다. 유일성을 갖는 이미지가 엄청난 규모로 생산된다. 상당수의 사진들은 한 번도 다시 재생되지 않은 채 아우라를 잃은 흔적으로만 남는다. 그러나 몇몇은 가족들에게 공유되고 대화의 주제가 되면서 아우라를 가진 일상으로 부활한다. 


NFT 아트와 공유 가치


NFT 아트가 때로는 마켓플레이스에서 고가 낙찰되기는 하지만, NFT 아트의 평가적 가치는 가격과는 무관하다. 단지 공동체의 경제적 수준 때문에 가격이 높아질 수 있었을 뿐이다. NFT 아트의 가치는 공유 가치다. NFT 아트는 숭배 가치보다는 전시 가치에 가깝지만, 전시 가치라는 용어는 탈중앙화된 심미적 공동체의 의의를 충분히 담지 못한다. NFT 아트로 인증된 디지털 이미지 역시 개인, 가족, 친구, 지역, 국가, 인류 등 특정 의미 공동체에서 공유된다. 매수자는 공동체를 대표해 작품을 구매했을 뿐 감상을 독점하지 않는다. 나무를 심는 존 케이지(John Cage)의 퍼포먼스 아트(performance art)처럼 NFT 아트는 공동체 내 공유된 가치를 지향하는 활동을 감상에 포함한다. 첫 트윗의 판매 대금을 아프리카 지역 코로나 19 피해자를 지원하는데 사용하거나, 훈민정음 해례본 NFT로 해례본을 수집, 관리 중인 간송 미술관을 후원하는 것이 그러한 예이다.    



출처: 

박대민(2021). NFT 아트 : 예술계의 탈중앙화와 흔적의 아우라. <한국언론정보학회>. 109호. 127-1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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