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우주보다 복잡한 문제를 푸는 과정이다

헤일메리 프로젝트

최근 이렇게 두꺼운 책을 읽었던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부담이 갔던 <프로젝트 헤일메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순간 로키와 그레이스의 행성 구하기 프로젝트에 푹 빠져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부푼 기대를 안고 영화도 보러 갔다.


가장 기대했던 부분은 "로키"의 영화적 표현이다. 책으로 보는 내내 이 귀여운 로키를 어떻게 상상해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 머릿속에선 로키는 거의 거미에 가까웠고 조금 징그러운 형태로 그려져 그레이스와의 우정을 다지기엔 부족한 전형적인 외계 유기체였다.

예고편에서 살짝 보이긴 했고 영화를 봤을 때, 감독의 로키 구현력? 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딱 저렇게 생각했다면 읽는 내내 더 즐거운 우주여행과 생명체에 대한 친밀도를 쌓을 수 있었을 것 같다.


또 다른 부분은 우주선, 아스트로 파지, 행성에서 타우메바를 건져 올리는 장면이다. 아름다운 우주의 모습을 아이맥스 관에서 보는 내내 황홀했다.

영상미는 <아바타 2> 다음이다. <아바타 2>는 CG였다기보다는 실제 있는 행성에서 촬영한 느낌이 들 정도였으니까.


<프로젝트 헤일메리> 책을 읽고 영화를 본 사람들은 글로 본 나의 상상력이 눈앞에 펼쳐져 내용을 알고 있어도 재미가 있었다.

다만 내가 앤디 위어의 <마션>(이건 영화로만 봤다.)과 <헤일메리 프로젝트>를 보며 가장 감명 깊었던 것은 어쩌면 "문제 해결"이라고 봤다. 끊임없이 발생하는 문제를 <마션>에서는 생물학자가,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분자 생물학자가 끝까지 파고들어 해결책을 찾아낸다.


우주에 나간다면 다양하고 새로운 문제에 부딪힌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다는 것조차 알 수 없는 환경에서 "어떻게"를 찾아가는 여정이 흥미롭다. 우리들은 한 번도 겪지 못했던 문제에 대해 절망과 좌절을 느낀다. 그로 인해 무력감까지 생겨나는 경우도 생긴다. 포기하여 도망치는 수밖에. 그것도 방법이라면 방법이다.

문제가 옆에서 악취를 풍기며 부패해가는데도, 우리는 종종 외면을 택한다.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몰라 그저 누군가의 도움이나 시간이라는 약이 문제를 해결해주길 막연히 기대하는 것이다.


<마션>에서도 생물학자 마크는 화성에 남겨진 자신이 그레이스 박사가 낯선 우주에서 자신의 임무를 깨달아가는 도입부도 좋았지만, 내가 가장 매료된 지점은 로키와 머리를 맞대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었다. 특히 타우메바가 세대를 거듭하며 불가능해 보이던 제노나이트의 벽을 뚫고 나올 때, 그 한계를 극복해가는 집요함이 소설의 진정한 백미였다.


실낱같은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문제를 자신이 가진 한정된 자원에서 만들어 나간다. <마션>에서는 그런 과정이 재밌게 그려진 반면,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우주적 아름다과 외계 생명체와의 우정을 중심으로 그려나간 것으로 보인다. 물론 내가 원했던 장면들까지 담는다면 영화는 시리즈로 만들어져야 할지도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이라 할 수 있다는 정도이다.

자신의 문제를 정의하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단서를 찾는 과정을 몰입해서 봤던 기억이 있기에 조금 기대를 했었던 것 같다.

그래도 영화는 만점짜리다.

sticker sticker


누구든 살다 보면 새로운 환경에서 겪어보지 못한 다양한 문제들이 나에게 다가온다. 그 문제를 묵혀두거나 회피하는 것보다는 유튜브에서 본 궤도 과학 커뮤니케이터의 말을 빌려


"이거 개꿀잼인데!!"


하며 이렇게도 저렇게도 파헤쳐보고 다양한 방법으로 풀어내어보자.

어떻게든 방법은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개인적으로 또 하나를 추가하자면 문제의 크기는 자신이 얼마나 무모했는지에 대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어떤 일이든 신중하게 고민하고 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상태에서 "도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쉽게 많이 얻을 수 있는 일은 세상에 없다. 그 만한 대가를 어떤 방식으로든 치러야 한다.


한계를 넘어서려는 도전은 숭고하지만, 땀 흘리는 과정 없이 결과만을 탐내는 행위는 도전이 아니라 '도박'에 불과하다.


<프로젝트 헤일메리> 영화를 보고 나서 잊고 지낸 살아가면서 꼭 지켜야겠다는 원칙을 다시 한번 되새길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책으로 읽음. 질문?

그렇다면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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