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사라지는데 겨울 스포츠라니요 [ep.02]
동계올림픽이 시작되었습니다. 대회를 알리는 개막식도 화려하게 진행되었고요. 그 사이 개막식장 밖에서도 시민들의 시위가 함께 있었습니다. 올림픽을 반대하는 시위였습니다.
지속가능성을 위한 올림픽이라더니
국제올림픽위원회 IOC는 올림픽 개최지 선정에 골머리를 썩입니다. 올림픽을 개최하려는 도시가 갈수록 줄어들고, 특히 동계올림픽은 기후와 환경 파괴에 민감하기 때문이죠. 궁여지책으로 IOC가 생각해 낸 것은 ‘sustainability, 지속가능성’이었습니다.
그간 올림픽은 그 긍정 효과만큼이나 부정 효과도 함께 몰고 왔었습니다. 올림픽이 사회적, 환경적, 경제적으로 도시와 사회를 피폐하게 만들었죠. 그런데 90년대를 넘어서면서 올림픽의 부정 효과는 더욱 커지기 시작했고, 급기야 IOC는 대책을 마련해야 했습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올림픽의 분산 개최였습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제25회 동계올림픽, 일명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은 정식으로 여러 도시에서 개최되는 첫 올림픽이고, 7년 전인 2019년 6월에 유치가 결정되었습니다. 결정 당시 IOC와 밀라노-코르티나는 기존 인프라를 재활용하고, 환경 발자국 통제를 통해 지속 가능한 올림픽 시대를 열어보자고 의기투합했죠.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처음 목표는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어차피 버거울 수밖에 없는 올림픽인 것을
기존 시설과 인프라를 이용하고, 경기장을 여러 곳으로 분산시키면 비용 절감과 환경 파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IOC 예상은 쉽게 깨졌습니다. 경기장 분산은 관중, 선수단, 운영자들의 장거리 이동을 유발하고 이는 환경 측면에서 전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비용 문제도 그렇습니다. 이번 올림픽의 비용은 첫 유치 당시 예상의 세 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분산 개최와 함께 전 세계 TV 방송을 위해 더 복잡하고 까다로운 기술과 시설이 필요한 것도 한몫했습니다. 관중 수와 경기 수의 증가와 함께 방송 중계권료의 급등도 비용 상승에 절대적 역할을 했고, 이는 환경 지속가능성과 상반되는 것입니다.
이번 올림픽의 비용 상승은 정치적 욕망과도 무관하지 않습니다. 몇 종목에 불과한 썰매 종목 경기장 건설 문제입니다. IOC는 이미 세계적 트랙이 갖추어진 오스트리아 인스부루크의 봅슬레이 경기장을 이용할 것을 제안했지만, 이탈리아의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교통인프라 장관은 거부했습니다. 그와 정부의 국가적 자부심 때문이었죠. 결국 환경적 책임을 무시한 채 에너지 집약적인 시설 건설에 1억 2천만 유로를 쏟아부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기후 변화와 겨울 스포츠
이번 올림픽은 단지 환경과 비용의 문제를 넘어 과연 국제적 겨울 스포츠 이벤트가 가능한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코르티나 담페초는 1956년 동계올림픽을 개최했던 곳입니다. 휴양지로써 자연 풍광과 겨울 정취로 유명한 곳입니다. 당시는 하늘에서 내리는 눈으로 스키 종목을 열었고, 얼어붙은 호수에서 스케이팅 경기를 했으며, 새롭게 짓는 시설과 리프트는 지역 경제와 도시 건설에 긍정적이었습니다. TV 중계도 지금과 같지 않았으며, 교통과 주차장에 대한 요구도 높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코르티나에서 스키를 즐길 기회가 현저하게 줄었으며, 올림픽과 무관한 관광객으로 산악 생태계는 이미 많이 무너진 상태입니다. 지역 사회가 더 이상의 개발과 발전을 원하기에는 너무 많은 고유의 광경과 자원을 잃은 상태입니다.
기후 변화는 이번 동계올림픽을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이번 올림픽에서 인공 눈 제작에만 약 2,480만 세제곱미터, 올림픽 수영장 380개 규모의 물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 물은 모두 알프스산맥의 강과 개울에서 끌어다 쓰는 것입니다 [2].
동계올림픽을, 동계 스포츠를 어떻게 할 것인가?
올림픽의 긍정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도로나 생활 기반 시설과 같은 지역 주민을 위한 혜택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혜택을 위한 비용 감당, 기후 변화 적응, 경제 다각화는 올림픽과 더 이상 공존할 가능성이 없어 보입니다.
이제 동계올림픽의 형식, 빈도, 개최 지역, 종목 선정까지, 처음부터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안 될 것입니다. 기후는 유지 가능한 겨울 스포츠를 이제 더 이상 허락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참고 자료
[1]
The unresolved contradictions of the Winter Olympics. Le Monde, 2026. 2. 5.
[2]
The Winter Olympics in Italy were meant to be sustainable. Are they? NPR, 2026. 2. 5.
https://www.npr.org/2026/02/05/nx-s1-5687277/winter-olympics-italy-environmental-impa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