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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시탐험가 황다은 Aug 06. 2020

좋아하는 것으로 여행 계획을 세워보자

평소 내가 좋아하던, <여행의 미래>의 저자 김다영 강사님과 함께한 독서모임 4회가 끝났다. 좋아하는 것에 집중하는 여행을 배우고, 여행에서 투자 시각을 기르고, 콘텐츠화하는 법을 배웠다. '여행으로 내 삶을 확장하기'에 관심있는 나에게, 너무나도 소중한 배움의 시간이었다. 강사님의 콘텐츠가 알차고 좋은 것은 두말할 필요 없고, 같이 참여하신 분들도 너무 좋았다. 업계에서 몸담고 계신 분들,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는 분, 혹은 다른 입장에서 여행을 즐기시는 분 등 다양한 분들과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여행 모임의 마지막 과제는 '나만의 여행계획서 작성하기'였다. 내가 좋아하는 것과 더 공부하고 경험하고 싶은 것들에 집중한 여행계획서를, 그렇게 써보게 되었다. 신나게 쓰다보니 이렇게 쓰다가는 전 세계 여행 계획서를 쓰게 될 것 같았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써내려갔던 계획서 중, 가장 정체성과 콘텐츠가 뚜렷한 몇 가지만 브런치에 담아 봐야지.


영국, 문화 콘텐츠의 천국


영국을 처음 방문했던 건 작년 이맘때쯤이었다. 해리포터, 셜록홈즈, 제인 오스틴, 셰익스피어 등 문화적으로

너무 기대했던 나라였고, 과연 영국은 내 기대 이상이었다. 발길 닿는 곳곳에 내가 사랑했던 책과 영화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펼쳐지는 듯했다. 

런던에서 오랜 기간머물며 여유롭게 문화를 흡수하는 여행은 그때부터 내 로망이었다. 일단, 영국에 적어도 3주는 머물러야 한다. 그리고 맘마미아, 레미제라블 등 내가 좋아하는 뮤지컬을 보고, 또 보는 거다. 오페라의 유령 같은 웨스트엔드의 뿌리깊은 고전부터, 실험적인 연극 그리고 국립극장의 다양한 연극을 섭렵하는 거다. 무조건 1일 1뮤지컬/연극을 해야지.

연극뿐만 아니라 영화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독립영화관이나 다양한 프로그램을 주최하는 영화관이 있는 것처럼, 런던에도 그런 곳들이 있다. 대표적인 예시로는 프린스 찰스 영화관. 이 곳을 가게 된 경위는 이러하다. 때는작년에 한창 <보헤미안 랩소디>에 빠져있을 무렵. 한국에서 싱어롱을 갔었다가 의외로 소극적인 사람들의 모습에... 잔뜩 실망했었다. 그러다가 바로 교환학생을 오게 되어 "영국 본토에서 싱어롱을 하겠어!"라며 부푼 가슴을 안고 프린스 찰스 영화관을 찾았다. 그리고 결과는 성공적. 상영을 시작하기 전 프레디 머큐리 닮은꼴 뽑기 대회부터, 우렁찬 떼창까지. 나는 영화관이 아니라 콘서트장에 온 줄 알았다. 남녀노소 할것 없이,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모여 퀸의 노래를 신나게 불러대는 장면은 아직도 즐거운 기억으로 남아있다.



프린스 찰스 영화관에서는 해리포터 올나잇, 맘마미아 싱어롱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최하고 매력적인 영화들을 상영한다. 또 런던을 찾게 된다면 꼭 다른 프로그램도 참여해 보고 싶은 마음이다.

아, 네셔널 갤러리 등과 같은 박물관에서 개최하는 문화 프로그램들도 참여해야지. 나는 강연이나 문화 프로그램을 체험하는 것을 매우 좋아하는데, 영국 박물관 프로그램들이 잘 되어 있더라. 작년에 프랑스에 머물며 영국을 3번이나 갔지만 여행자로 머물렀기에 박물관의 체험 프로그램까지는 경험하지 못해서 너무 아쉬웠다. 물론 영어기 때문에 수강할 수 있다는 점도 한 몫한다. 



그리고는 작년에도 방문했었던 셰익스피어의 고향 스트랫퍼드어폰에이본에 방문해서 연극 여행을 하는 거다. 셰익스피어 축제 기간에 찾아가는 것도 활기찬 마을을 즐길 수 있어서 좋을테고. 아무때나 찾아가도 로열 셰익스피어 컴퍼니에서 365일 셰익스피어의 극을 올리고 있을테니 여유롭게 즐길 수 있을 테지. 

좀 더 위로 올라가서 요크같은 도시에서 열리는 중세 축제를 즐겨야지. 날짜만 잘 맞춘다면 영국 전역에서 이러한 축제들이 열리니까 일정에 맞는 도시를 가보는 것도 좋을거다. 그리고 북부로 올라가 에딘버러의 고서점을 탐방하고, 광활한 황야도 눈에 담아보고. 

아, 올해 구입한 책 중 <오래된 빛 나만의 서점>이라는 제목의 책이 있다. 작가에게 영향을 미친 영국, 스코틀랜드, 아일랜드의 고서점을 탐방한 이야기를 서정적으로 풀어낸 이야기인데- 마치 책이 중세의 흔적을 찾는 것처럼 디자인되어있어 너무 매력적이었다. 그 속에 담긴 서점들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도 물론이다. 책에 나온 것 중 마음에 들었던 서점과, 한창 런던에서 새롭게 생겨나고 있는 서점들도 돌아봐야지.

생각만 해도 너무 즐겁잖아!



베를린, 도시를 표현하는 라이프스타일


우습게도 베를린은 작년에 우파 파브릭 취재로 단 하루(!)만 머물렀던 도시였다. 나는 한 도시에서 여러 면을 보는 것을 좋아해서 절대 1박은 하지 않는 편인데... 뒤에 친구와의 일정 등이 있어 어쩔 수 없이 짧게 머물렀었다. 오히려 한국에 돌아오고 난 뒤 베를린에 대한 여러가지 책과 매체를 접하며 더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지.

특히 영감을 받은 책은 <베를리너>였다. 베를린에 거주하는 사람들과 그들을 표현할 수 있는 키워드(비건, 문화공간, 육아, 도시 역사 등)을 통해 매력적인 이야기와 공간을 제안한 책이다. 인터뷰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이 책이 너무나 좋았다. 나는 이런 책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감성적인 여행 에세이 말고, 도시를 재미있고 다채로운 방식으로 풀어내는 기획이 더욱 필요하다. 


도시를 다채로운 방식으로 풀어내는 기획이 필요하다.

그리고 더 나아가 다른 도시를 여행할때에도 이런 식으로 여행을 해보고 싶다. 물론 이 책의 저자분은 여행자가 아닌 거주자였지만, 테마를 정해 그에 집중해 여행하는 것은 가능하니까. 여행 기간이 넉넉하게 주어진다면 이렇게 인터뷰 프로젝트를 해보는 것도 좋을 테고. 단순히 여행에서 그치고 싶지 않고, 재미있는 프로젝트로 실행해 보고 싶다. 




조금 가볍게, 코로나가 진정되면 비교적 쉽게 떠나볼 수 있을 것 같은 계획도 있다. 타이베이다.



타이베이, 일제강점기 시대의 흔적을 비교하다


타이베이는 서울과 같은 아픈 역사가 있지만, 그것을 대하는 방식이 완전히 다르다. 점차 근대건축과 일제

강점기 시대 다크투어리즘에 대한 논의가 확대되고 있는 시점에서, 타이베이의 방식을 느껴보고 싶다.

아, 타이베이에서 관심이 가는 또 한가지. 독립서점도 있다. 독립서점을 집중적으로 다루며 인터뷰한 매거진을 통해 타이베이에도 매력적인 서점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언어 장벽이 있긴 하지만... 역시 중국어를 배워봐야 하나?


그 외 일본의 마을 관광 사례나 로컬에 기반한 호텔 등도 방문해보고 싶고, 아직 세부적으로 계획을 세우진 못했지만 두바이도 방문해보고 싶다. 도시재생과 오래된 것의 흔적을 발견하길 좋아하는 나지만, 도시에 관심있는 사람으로서 두바이의 인공적인 모습과 라이프스타일도 너무 궁금하기 때문.

북유럽 도시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느낄 수 있는 여행도 하고 싶고, 눈 덮힌 숲 속 핀란드 사우나도 경험하고 싶다. 중국 도시 도시를 돌아보며 각각의 역사를 살린 콘텐츠를 체험하고싶고, 대도시 곳곳의 라이프스타일을 표현할 수 있는 키워드를 선정해 집중적으로 탐방하고 인터뷰도 해보고 싶다. 가고 싶은 곳은 너무 많은데, 코로나는 언제쯤 진정이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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