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변하는 시간

버려지고 쓸모없는 시간은 없다

by 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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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째 한 달을 마무리하는 날. 하루 종일 몸살 기운에 정신을 놓고 헤롱 거리다 급하게 글을 쓰는 중이다. 유종의 미를 이렇게 장식할 줄은 몰랐지만 마지막 날 쓰겠다고 다짐했던 이야기가 있으니 일단 시작해 본다.


지난번 라이브에서 그동안 한 달 서평을 해오면서 겪은 변화를 알려드리고 싶었는데 그러질 못했다. 책을 읽고 글을 쓰다 보면 부질없는 짓인 걸 알지만 자꾸만 남과 비교하게 마련이다. '저 사람은 저런 책을 읽는구나, 저 사람은 저런 글도 쓰는구나.' 시간이 갈수록 내가 읽는 책은 수준이 낮은 것만 같고, 소화 불량인 상황이 내내 못마땅해진다. 다른 이의 글에 비해 초라하고 보잘것없는 내 글을 지우고 싶은 마음이 하루에도 수천 번씩 일어난다. 그러다 점점 책을 탓한다. '책 선정이 잘못된 것 같아.'


비교가 필요 없는 짓임을 아는 것과 상관없이 자꾸만 두리번거리게 되는 마음이다. 남들은 어떤 책을 읽는지, 어떻게 책을 선정하는지, 뭐가 좋은 책인지. 언제나 촉각은 책으로 향하고 만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면 어느 때부터인가 '좋은 책'에 집착하게 된다. 늘 시간에 쫓기는 엄마는 한정된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고 싶다. 꽤나 비싸진 책값을 톡톡히 하는 가치가 있는 책을 엄선해서 읽고 싶다. '나는 허투루 쓰는 시간을 만들지 않겠어!' 비슷한 다짐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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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Chris Lawton on Unsplash


다섯 달을 읽고 썼다. 그동안의 시간 동안 깨달은 바가 있다면 버려지고 쓸모없는 시간은 없다는 것이다. 더불어 쓸모없는 책도 쓸모없는 글도 없다.


내가 읽은 책이, 내가 쓴 글이 쓸모없다고 느낀 것도 어떻게 보면 수확이다. 무언가를 판단할 정도의 수준이 되었다는 결과를 본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세상에 의미 없는 시간은 없다는 결론에 이를 수 있다.


"책을 어떻게 선정하고 무엇을 읽고는 뭘 쓰고 이런 건 중요한 게 아닌 거 같아요.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하느냐가 중요한 거예요. 장르소설을 읽어도 삶을 관통하는 무엇을 깨달을 수 있잖아요. 나만 보는 일기를 써도 생각을 정리하는 기술은 발전시킬 수 있어요."


라이브에서 준비했던 대본이다. 처음 읽고 쓰면서 해왔던 고민이 돌아보니 누구나 하는 고민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지금 내가 느낀 변화들도 누군가에게는 필요한 이야기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히 짐작하건대 어쩌면 비슷한 이유로 위대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책을 읽으라'라고 했나 보다. 생각해 보면 그 사람들은 책을 읽으라고 하지 꼭 정해놓고 ''이 책'을 읽어라'라고 하지 않는다. 책이 너무 많아서 특정 도서를 지정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모든 책은 다 나름의 의미가 있어서 그랬을지도 모른다.


왜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으라고 하는지가 궁금하다면 읽어보면 알 수 있다. 더 성공한 사람들이 쓰기를 강조하는 것을 보면 그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이 모든 경험이 궁금하다면 다음 한 달 서평을 함께하면 어떨까? 이렇게 다섯 번째 서평을 마무리하면서 다음 서평을 약속하는 오늘이다. 이제 다가온 리프레쉬에 충분히 충전하는 일만 남았다. 그래야 다시 또 읽고 쓰고 그리고 변화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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