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이란 무엇인가

by 다결


당신은 '창업'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어쩌면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사무실, 투자 유치를 위한 피칭, 혹은 골목 어귀의 작은 가게일 수도 있다.

나는 오랫동안 창업을 단순히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그 단어의 뿌리를 파고들면서, 창업이 훨씬 더 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마치 씨앗 속에 나무 전체가 들어있듯이, '창업'이라는 두 글자 속에는 창업가가 걸어가야 할 길의 본질이 숨어 있었다.


사전적 의미

창업은 사전적으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것, 혹은 더 넓게는 나라나 왕조를 세우는 행위까지 포함한다.


한자적 의미

한자로 창업은 '創 비롯할 창. 다칠 창, 찌를창이며, 業 업 업을 쓴다. '창업(創業)'이라는 단어에서 창(創)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의미를 동시에 지니고 있다.

첫째, '창(創)'은 비롯하다, 새로 시작하다라는 뜻으로, 존재하지 않던 것을 처음 만들어내고 새로운 질서를 여는 행위를 나타낸다.

둘째, 고대 한자에서 '창(創)'은 칼로 베이다, 상처를 입히다라는 의미에서도 파생되었으므로, 이는 단순한 상처가 아니라 기존의 틀을 가르고 새로운 길을 개척한다는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다.


나는 이 두 번째 의미를 처음 알았을 때 소름이 돋았다. 창업은 그저 무언가를 '시작'하는 게 아니라, 때로는 내가 익숙하게 여기던 것들을 '베어내는' 행위이기도 하다는 것. 회사를 그만두고 처음 패션 브랜드를 시작했을 때, 나는 내 안의 안정감을 베어냈다. 그리고 그 사업이 예상과 달리 흘러가면서 새로운 기회를 발견했을 때, 이번에는 내가 쌓아온 것들을 또 한 번 베어내야 했다.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는 순간, 주변의 반대를 뚫고 나아가는 순간, 실패의 두려움을 감수하는 순간—그 모든 것이 '創'자 안에 들어있었다.


'업(業)'은 본래 '일, 행위, 생업'을 뜻하며, 어떤 일을 지속적으로 자신의 일로 삼아 수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단순한 일회적 행동이 아니라, 삶과 조직을 지탱하는 지속적 활동과 성과 구조를 나타내는 말이다.


따라서 창업(創業)은 새로운 길을 열어 나가며(創), 그 개척적 활동을 지속적으로 자신의 업(業)으로 삼는 것을 의미한다. 즉, 창업은 단순한 시작이 아니라 새로운 길을 만들고 그 길을 책임 있게 지속해 나가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영어적 의미

창업을 뜻하는 앙트러프러너십(Entrepreneurship)은 단순한 기술적 용어가 아니라, 그 구성 요소 속에 창업가가 갖추어야 할 태도와 정신이 담겨 있다. 이 단어는 entre- / -preneur / -ship 세 부분으로 이해할 수 있다.

먼저 entre-는 라틴어와 프랑스어에서 유래한 "안으로 들어가다"라는 뜻으로, 창업가가 아직 아무도 들어가지 않은 새로운 영역과 문제 속으로 스스로 뛰어드는 사람임을 보여준다.


패션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나는 원단 시장의 비효율성을 발견했다. 주변에서는 "잘 되고 있는데 왜 바꾸려고 하느냐"고 했지만, 나는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그 문제 속으로 뛰어들기로 했다. entre-의 정신을 실천하는 것이다. 아무도 들어가지 않은 곳, 바로 그곳에 기회가 있다고 믿었으니까.


두 번째 요소인 -preneur는 프랑스어 entreprendre의 어원인 prendre(잡다)에서 왔다. 이는 기회를 잡고, 책임을 맡아, 스스로 감당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역사적으로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깃발을 잡는 행위와도 연결된다.


마지막으로 -ship은 leadership처럼 자질·태도·정신을 의미하는 접미사다. 따라서 entrepreneurship은 단순한 행위가 아니라 기업가적 태도를 지속적으로 실천하는 상태를 뜻한다.


이 세 요소가 결합하면 Entrepreneurship은 새로운 영역에 들어가(entre-), 기회를 잡아 책임 있게 실행하고(-preneur), 기업가적 정신을 유지하는 상태(-ship)를 의미한다. 즉, 창업은 회사를 세우는 기술적 활동을 넘어 새로운 기회를 향해 들어가 이를 책임 있게 실천하는 정신적·실천적 과정이며, 이는 슘페터의 혁신가 개념과 드러커가 말한 '혁신을 실행하는 사람'이라는 정의와도 맞닿아 있다.


창업의 종류

그렇다면 이런 창업 정신은 실제로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

창업은 형태와 규모에 따라 여러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 소상공인·자영업 창업

가장 익숙한 형태의 창업으로, 개인이 소규모 자본으로 가게나 서비스를 운영하는 형태로, 생활 기반형 창업에 해당한다. 주로 영세·소규모이며 창업자가 직접 운영하거나, 노동하는 경우다. 즉, 생계형, 운영형에 가까우며 법인 개인 사업자 또는 법인사업자로 운영할 수 있으므로, 법적 형태가 아닌, 사업 방식의 유형이 소상공인을 구분한다.


피터 드러커는 기업가정신을 논하며 흥미로운 구분을 했다. 그는 단순히 가게를 여는 것과 창업을 명확히 구분했다. 가게는 기존의 방식을 반복하는 것이고, 창업은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행위라고 본 것이다.

그의 관점에서 보면 소상공인은 창업가는 아니다.


하지만 작은 가게라도 새로운 방식으로 고객에게 가치를 전달하고, 기존 시장에 없던 경험을 만들어낸다면, 그것은 분명한 '창업'이다. 규모가 아니라 혁신의 유무가 창업을 정의한다는 것이 드러커의 통찰이었다.


- 법인창업

법인 창업은 주식회사나 유한회사처럼 회사 형태를 제대로 갖추고 시작하는 창업을 말한다. 작은 회사인 스타트업부터, 삼성 같은 큰 기업까지 모두 법인 창업에 들어간다.

피터 드러커는 혁신이 개인의 번뜩이는 아이디어에만 의존해서는 안 되며, 조직과 시스템을 통해 지속적으로 일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인은 바로 이 '체계적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구조다. 여러 사람이 역할을 나누고, 규칙과 시스템을 만들어 조직적으로 움직이면서, 개인의 한계를 넘어선 혁신을 만들어낼 수 있다.

소상공인이 창업자 개인의 혁신에 의존한다면, 법인 창업은 조직 전체가 혁신을 만들어내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그래서 법인 창업은 회사가 성장하기 위한 구조와 팀 운영을 중심으로 움직인다는 점에서 하나의 독립적인 창업 형태로 볼 수 있다.


- 프렌차이즈 창업

이미 유명한 브랜드와 운영 시스템을 가진 본사와 계약을 맺고, 그 브랜드 이름을 사용해 가게를 여는 창업을 말한다. 법인 창업이 '내 회사를 직접 만드는 것'이라면, 프랜차이즈 창업은 '검증된 브랜드와 시스템을 빌려 가게를 여는 것'이다. 브랜드는 빌렸지만, 고객 응대와 운영, 수익 창출은 온전히 점주의 몫이다. 리스크를 줄이는 방식으로 '創'의 정신을 실천하는 형태라고 할 수 있다.


- 사회적 기업

사회적 기업 창업은 이익 창출과 동시에 사회 문제 해결을 목표로 하다. 취약 계층 일자리 창출, 환경 보호 등 사회적 가치 실현이 주된 목적이며, 이익은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수단이 된다. '業'의 의미를 단순한 생업을 넘어 사회적 책임으로 확장한 형태다.


창업의 종류 도표


결국 창업이란 무엇일까?

그것은 형태를 불문하고, 아무도 가지 않은 길로 들어가(entre-), 기존의 틀을 과감히 베어내고(創), 그 일을 자신의 책임 있는 업(業)으로 삼아, 끝까지 지속하는(-ship) 정신이 아닐까 생각한다.


당신은 어떤 창업을 꿈꾸고 있는가.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