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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다혜 Oct 26. 2022

토스 프로덕트 브랜드 디자이너 지원 후기

서류부터 합격까지 2주간의 기록

토스 전형을 진행하는데 누구의 도움 없이 혼자서 전형을 진행하려니 막막한 분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기 위해 이 글을 쓰기로 했다. 디자인 전형 과정에 대해 토스에 다니는 지인이 있지 않은 이상 구체적으로 팁이나 정보들을 얻기는 힘들다. 그래서 준비하는 동안 너무 막막하고 힘들었다. 특히 나 같이 저연차인 경우에 더더욱 막막할 수밖에 없을 것같다고 생각한다. 이 글을 보시는 많은 예비 지원자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도록 생생했던 기억을 살려 적어보겠다. 물론 나의 글이 당연히 100% 정답이 아니니, 가볍게 참고용 정도로만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


이번 토스 대규모 채용 때(2022.10), 토스코어의 프로덕트 브랜드 디자이너 직무에 지원하게 되었다.

많고 많은 직무 중, 해당 직무로 지원서를 넣은 이유는

1. 평소에 제품의 화면을 구성하는 유아이나, 사용자의 경험에 영향을 끼치는 유엑스적인 부분도 관심이 있어 좀 더 제품단에 깊숙이 들어가서 영향을 끼치고 싶었다.
2. 그러나 브랜드나 그래픽 같은 유저의 정서적인 무언가를 터치하는 작업도 여전히 좋아하고 계속해서 하고 싶다.
3. 이 두 가지를 모두 할 수 있는 직군이 바로 프로덕트 브랜드 디자이너였다.

해당 직무는 현재 대한민국에는 토스에만 존재하는 유일한 직무였고, 내가 좋아하는 두 가지의 분야를 모두 경험할 수 있는 너무 매력적인 직군이라고 생각해, 지원서를 넣기로 마음먹었다.



1. 포트폴리오 제작

프로덕트 브랜드 디자이너 JD

본격적인 포트폴리오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우선 JD를 분석했다. 내가 포트폴리오에 풀어내야 하는 핵심적인 부분들에 대한 키는 JD에서 알려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토스는 그 부분을 더욱 친절하게 알려주고 있다. 내가 포트폴리오에 어느 포인트에 집중해서 보여줘야 하는지, 나의 장점 중 어떤 부분들이 해당 직무에 어필이 되는지, 굳이 보여 줄 필요가 없는 프로젝트는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포트폴리오 작업에 들어갔다.


내가 경험했던 프로젝트들을 임팩트 순/JD와 가까운 순으로 나열했다. 포트폴리오를 만들면서 중심적으로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한 부분은 '어떻게/왜 이런 작업을 했는지와, 왜 이런 결과물이 나오게 됐는지에 대한 의도와 과정이 논리적으로 명확하게 들어가 있어야 한다'였다. 개인적으론 브랜드 디자이너라고 해서 그래픽만 얹어져 있는 것만큼 의미가 없는 포트폴리오는 없다고 생각한다. 어떤 과정을 통해서 이런 디자인이 나왔으며, 내가 의도하려고 했던 바는 무엇이며, 나의 리소스가 이 업무에 투입된 이유가 명확하게 전달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의도와 과정이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사람의 입장에서 적히면 안 되고(어필하기 위해 이것저것 넣으면 X),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잘 읽히는가?에 주의하며 적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러기 때문에 가장 핵심적인 부분에 집중할 수 있었고, 보여줘야 하는 부분만 추려낼 수 있었다. 총페이지는 87페이지가 나왔으며, 양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건 아니라고 생각해 오히려 포트폴리오의 퀄리티를 낮출 수 있는 애매한 결과물들은 무조건 넣지 않았다.



2. 직무 인터뷰 준비

지원서를 넣고, 정확히 3 영업일에 서류 합격 연락을 받았다. 솔직히 서류 합격조차 기대를 안 하고 넣었기 때문에, 연락을 받았을 때는 너무 놀랐다! 나를..!? 이 생각뿐이었다ㅋㅋㅠ_ㅠ. 이건 기회다 싶어서, 직무 인터뷰 준비에 바로 돌입했다.


직무 인터뷰는 1부와 2부로 나뉘어 있으며, 1부 1시간, 2부 1시간 총 2시간 동안 진행된다. 면접자는 1부와 2부에 각각 다른 내용의 프로젝트를 소개해야 하며, 1부와 2부 면접을 위한 자료를 준비해야 한다. 나는 여기서 생각했다. 이 면접의 의도가 무엇일까? 포트폴리오를 제출했음에도 불구하고 왜 면접용 자료를 따로 준비해야 하는 걸까? 생각했을 때, 내가 내린 답은 '내가 진행한 프로젝트에 대해서 더욱 상세한 의도와 과정을 보고 싶은 거구나!'였다. 그래서 포트폴리오에 넣었던 프로젝트들을 기반으로 면접용 자료를 만들기 시작했다.


1부와 2부에 각각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도 중요한 지점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1부와 2부의 프로젝트를 구성하는데 기준을 세웠다. 내가 지원하려는 직무에서 요구하는 역량이나 가치를 이용해 주제를 잡았고, 그 주제에 맞는 프로젝트끼리 모았다. 1부에는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에게 정성적인 가치를 전달한 프로젝트’를 주제로 잡고, 2부에는 '브랜드 디자이너로서 다양한 분야(UI, 그래픽, 굿즈)에 대한 경험'을 주제로 잡았다. 그리고 해당 주제에 맞는 프로젝트끼리 모아서 면접 자료를 구성했다.

링크를 눌렀을 때 나오는 og이미지에도 신경을 써보자

어떻게 보여줄 건지에 대한 형식은 따로 정해져 있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나에게 제일 편한+면접관분들도 읽기 편한 피그마를 이용해서 제작했다. 포트폴리오와는 다르게 면접자료에는 어떤 의도, 어떤 생각인지를 정말 정말 구체적으로 적었다.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보고 싶어 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1. 문제 상황
2. 왜 문제라고 생각하는지
3. 그래서 무엇이 필요했는지
4. 그 무엇을 정하는데 기준/이유는 무엇인지
5. 어떤 생각으로 작업을 했는지
6. 이렇게 기획/디자인한 의도는 무엇인지
7. 후속 액션은 어떻게 됐는지

이렇게 구체적으로 내가 이 프로젝트를 하면서 생각했던, 의도했던 많은 것들에 대해 적었다. 그래서 스크롤을 내리면서 쭉 읽었을 때, 기승전결이 확실하게 느껴지도록 했다.


분량이 중요한 건 아니지만, 1부용으로 대충 이 정도 분량이 나왔다

텍스트가 또 너무 많은 건 당연히 좋지 않으니, 내가 면접 때 설명해야 할 분량을 100이라고 가정하면, 면접용 자료에는 전체 분량의 60~70% 정도만 기입을 했다. 사전에 자료를 보시는 분들이 어느 정도는 내용에 대해 이해를 도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최대한 포트폴리오보다는 친절하게 적었다. 참고로 포트폴리오에는 30~40% 정도로 핵심적인 부분만 도출해서 적었다.


포트폴리오 내용

포트폴리오와 직무면접용 자료를 비교해서 구체적으로 설명해보겠다.

삼쩜삼을 다니면서 작업했던 블로그 아티클의 표지 작업 중 하나를 일례로 들어보겠다. 사전에 제출했던 포트폴리오에는 이미지와 해당 아티클 제목만으로 구성을 했다. 최소한 해당 아트워크가 어떤 주제인지까지는 전달해줘야 하는 정보라고 생각을 했고, 아티클의 내용이 가장 함축적으로 표현되어 있는 제목을 함께 보여주었다.


인터뷰 자료 내용

인터뷰 자료에는 이보다 더 자세하게 적어냈다. 해당 아티클의 본문에서 핵심점인 내용도 함께 첨부해, 아티클에 대한 이해도를 보다 높이게 했고, Sketch Note라는 것을 통해 어떤 생각으로 이러한 결과물이 나왔는지에 대해 부가적으로 설명을 했다.


아무튼 이렇게, 1부 2부로 나누어 인터뷰 자료를 준비했고, 인터뷰 시간 전까지 해당 자료의 프레젠테이션 연습을 했다. 내가 인터뷰 자료에 아무리 총분량의 70%를 열심히 적어냈다고 해도 '면접관분들께서는 20-30%만 읽고 들어왔을 것이다'라는 가정을 하고 최대한 인터뷰 시간에 설명을 디테일하게 하고자 했다. 사실 인터뷰 프레젠테이션 준비는 끊임없이 복기하고 말하는 연습을 하고, 어떤 내용을 어떻게 말해야 전달이 잘 될지가 핵심이라 별다른 특별한 팁은 없다.


아 그리고 인터뷰 자료 준비하는 내내 토스 디자인 컨퍼런스 Simplicity 21을 옆에 라디오처럼 틀어놓았다. 자연스럽게 토스 디자이너 분들의 접근법에 가까워질 수 있어서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다.



3. 직무 인터뷰 후기

이렇게 만반의 준비를 마쳤고 마침내 인터뷰 날이 다가왔다. 2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아주 몰입도 있게 진행되었다. 개인적으로 느낀 인터뷰 경험은 아주 긍정적이었다.

나는 면접이 단순히 면접관이 면접자를 알아보기 위한 일방적인 시간이 아닌, 면접자 또한 면접을 통해 해당 회사의 실무자분들을 알아보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소통 방식을 통해 회사가 나와 잘 맞는지 아닐지에 대한 핏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질문 수준을 통해 면접관 분들의 실무적인 부분에 대해 다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측면에서 토스 디자이너 직무 면접은 내가 봤던 직무 면접 중 제일 어려웠고, 그래서 제일 재미있었다. 작업자인 나조차 작업을 하면서 생각하지 못했던 더 깊은 부분까지 끌어올리는 질문들이 많이 들어온다. 다양한 질문이 들어올 것에 대해 많은 대비를 했지만, 면접관 분들은 내가 생각했던 그 이상으로 더 통찰력 있는 질문들을 하셨다. 질문의 수준이 굉장히 깊고 심도 있다고 해야 하나, '아 내가 여기에 이런 분들과 함께 일한다면 내가 이런 부분까지도 생각을 하며 업무를 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에 더욱 토스에 대한 기대가 커지게 되었다.


보안 계약서 작성으로 직무 인터뷰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적기는 힘들지만, 직무 인터뷰 면접을 보시는 분들께 팁을 드리자면

1. 내 행동에 대한 근거를 끊임없이 본인에게 질문해보기
2. 이게 최선이었을까? 에 대해 생각해보기
3. 모든 행동과 문장에 왜?라는 질문해보기

특히 3번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왜 그렇게 생각했고, 왜 그렇게 행동했고, 왜 그렇게 선택했고 그것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하는 것이 중요한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4. 문화적합성 인터뷰 준비

오후 12시 30분 정도에 직무 인터뷰가 끝났다. 토스의 채용 여정에서 보통 합격이면 빠르면 30분-2시간 내로 연락이 온다는 명성이 자자하길래, 5~6시가 될 때까지 아무 연락이 없어서 '앗 떨어졌나..'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오후 6시경이 좀 지났을 때, 문자로 직무 인터뷰 합격을 전달받을 수 있었다. 와 정말 빠른 채용 프로세스에 또 한 번 감탄했고, 이렇게 지원자가 긴장의 나날을 보내지 않도록 정말 빠르게 결과를 전달해 주는 것에 너무 감사했다. (짱짱)


사실 정말로 이번에도 내가 직무 인터뷰까지 통과할 것이라고 기대를 20% 정도밖에 안 했기 때문에ㅋㅋㅠ_ㅠ(서류 통과는 기대를 아예 안 함) 이쯤 되니까 갑자기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이 마지막 문화적합성 인터뷰 절차만 통과하면 토스에 합류하게 되는 거라고?! 생각하니 갑자기 가슴이 너무 두근거리고 진짜 이 기회를 더더욱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문화적합성 인터뷰에는 더더욱 사활을 걸었다. 문화적합성 인터뷰 준비가 오히려 직무 인터뷰보다 더 어려웠다. 직무 인터뷰는 적어도 내가 준비한 자료에 한해서 질문이 나올 것이라는 어느 정도의 예상을 할 수 있었지만, 문화적합성 인터뷰는 어디로 질문이 튈지 가늠이 잘 안갔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문화적합성 인터뷰는 대충 이때까지 봤던 다른 회사의 문화 면접을 통해 어느 내용을 다루겠구나 하는 직감은 있었지만, 토스의 문화적합성 인터뷰에서 떨어지는 비율이 꽤 높다고 들어서 더 긴장을 많이 했다.


그러나, 정말 많은 사람이 지원하는 토스인 만큼 인터넷에서 문화 적합성 면접에 대한 후기들과 질문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오히려 생각보다 너무 많이 나와서 그 질문에 대한 답변들을 준비하는 게 더 힘들 정도로 정말 많은 질문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중복 질문을 제외하니 70개의 질문으로 추려졌고, 질문들을 9가지 카테고리로 나눠서 정리했고 각 질문에 대한 답변을 정리했다.


그렇지만 모든 질문들에 대해 답변을 하나하나 준비한다기보다는, 내가 활용할 수 있는 소스가 무엇이 있을지를 먼저 정리했다. '이 질문이 들어왔을 땐 이 경험을 잘 설명하는 게 좋겠군, 저 질문이 들어왔을 땐 이 경험을 잘 설명하는 게 좋겠군'과 같이 큰 맥락에서 질문의 의도와 잘 맞는 나의 경험을 끄집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나는 회사 경험이 채 2년도 안될 정도로 정말 짧아서,  어쩔 수 없이 학생 때 일까지 다 끄집어내서 여러 질문에 대한 케이스를 준비했다.


그리고 문화 적합성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더더욱 토스에 가고 싶어졌다. 질문을 모아 두고 답변을 준비하다 보니 생각보다 정말 토스와 잘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더더욱 들었다. 물론 거짓말로 충분히 토스의 입맛에 맞게 내용을 짜내서 준비할 수 있지만, 정말 추천하지 않는다. 인터뷰 흐름이 내가 한 질문에 대해 어떠한 케이스로 답변하면, 그 케이스에 대해 궁금한 점을 질문하시면서 더 깊게 파고들면서 진행되기 때문에 저렇게 거짓으로 대답하는 것은 결국 들통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최대한 솔직하게 나의 행동과 심정을 설명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문화 적합성 인터뷰는 말 그대로 내가 회사랑 맞냐 아니냐를 보기 위한 자리이기 때문에, 이 인터뷰에서 안 맞는다고 결론이 나왔다면 오히려 잘 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5.문화적합성 인터뷰 후기

문화적합성 인터뷰는, 정말 예상했던 그대로긴 했다. 예상했던 질문 내에서 많은 것들이 이뤄졌으며, 다만 큰 질문 하나에 따라오는 꼬리 질문들이 많아 내가 준비했던 질문 리스트에 극소수만을 질문으로 받았지만, 사전에 질문 리스트를 미리 모아놓은 덕에 나의 다양한 경험들을 생각해내고 끌어낼 수 있었다. 그리고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은 무엇이고, 내가 왜 이 일을 하는지, 나는 앞으로 무엇이 되고 싶은지에 대해 스스로도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였다. 토스의 문화적합성 인터뷰는 나의 경험과 가치관이 토스와 잘 맞다면 충분히 통과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토스피드에 정말 충분하고 다양한 분야에 대해 글이 올라와 있고, 유투브에도 많은 토스의 문화를 엿볼 수 있으니, 토스피드와 유투브를 꼭 정독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렇게 2주간의 짧고도 임팩트 있는 채용 과정을 통해 결국 토스에 최종적으로 합격하게 되었다. 언젠간 꼭 가보고 싶던 회사인 토스였기에, 기대를 안고 입사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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