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원, 이래서 힘들더라

by 하늘을 걷는 여자

지난번의 <승무원, 이래서 좋더라> 편에 이어 이번에는 승무원의 단점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제가 승무원에 되어 느꼈던 단점을 가감 없이 소개해드릴게요.


승무원 단점, 하나


경조사를 챙기기 힘들다


승무원은 스케줄 근무제 직종입니다. 스케줄 부에서 안배하는 스케줄에 따라 비행에 임하게 되죠. 고로, 남들이 모두 일할 때 쉬기도 하지만 남들이 모두 일하지 않을 때 일을 하러 나가야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대부분 승무원에게 있어 ‘주말’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우리에게는 비행이 없는 날이 곧 주말이니까요.
애로사항은 여기서 발생합니다. 결혼식, 돌잔치, 동창회 등의 경사는 보통 ‘모두가 쉬는 날’에 열리죠. 바로 주말입니다. 물론, 스케줄 변경기간 내에 미리 ‘변경 휴가’를 신청할 경우, 참석이 가능하기도 합니다. 운 좋게 쉬는 날과 겹칠 수도 있죠. 하지만 성수기에는 휴가가 반려되기도 하고 일정을 다소 늦게 접한 경우, 변경 신청 기간을 놓쳐 참석이 힘들어지기도 합니다. 갑작스러운 조사의 경우에도 친계 가족이 아닌 이상 비행을 마음대로 취소할 수 없기 때문에 참석에 어려움이 따릅니다. 소중한 이들의 경조사에 함께 할 수 없는 아쉬움은 이루 말할 수 없죠.


승무원 단점, 둘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다



경험을 통해 절절히 느끼고 있는 단점이랄까요. 승무원에게 가장 보편적으로 발생하는 건강 문제로는 손목, 발목 관절염이 있습니다. 저도 초반에는 잦은 하이힐 착용으로 인해 발가락과 무릎에 문제가 생겨 두 달에 한 번 꼴로 한의원 신세를 지곤 했습니다. 힘을 쓰는 요령이 없어 팔목도 자주 삐었죠.
뿐만 아니라 시차를 막론하고 각국을 넘나드는 직종 특성상, 승무원은 규칙적인 생활이 불가능합니다. 불규칙적인 생활습관이 쌓이다 보면 불면증과 소화 장애, 만성피로가 꼬리를 물고 따라오게 되죠. 3초 취침이 특기이던 잠꾸러기는 이제 암막 커튼과 귀마개가 없으면 잠들지 못합니다. 소화가 안 될 걸 알기에 비행기 안에서는 최대한 음식을 먹지 않구요.




승무원 단점, 셋


마음을 다치기 십상이다



제가 늘 승무원 준비생들에게 하는 말이 있습니다. 사람이 좋으신가요? 그렇다면 승무원은 하지 마세요.
제 별명은 동네 똥개였습니다. 누구에게든 살갑고 친절하게 다가서는 털털한 성격 덕에 주변 사람들이 붙여준 별명이었죠. 네, 저는 사람이 좋았습니다. 늘 먼저 마음을 활짝 열고 거리낌 없이 다가갔죠. 저는 제 성격이 승무원이라는 직종에 적합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내 비행이 항상 순탄할 줄만 알았지~


겨우 실습 몇 번 만에 비행이 두려워지고 말았습니다. 그 무엇보다, 사람이 무서웠습니다. 예쁘게 눌러 담은 진심이 번번이 바닥으로 내팽개쳐져질 때면 제 마음도 어김없이 부스러지고 말았거든요. 적당한 감정의 절충점을 찾아내기까지 부단한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덕분에 지금은 적절한 온도로 승객들을 맞이하고 있어요.
승무원은 하루에도 몇 번씩, 몇 백 명의 사람을 마주합니다. 선택 불가능한 수많은 군중 속에서 어떤 돌멩이가 날아들지 예측할 수 없기에 스스로 마음을 잘 보호해야 합니다.


승무원 단점, 넷


물 경력이다



물 경력. 경력으로 인정되지 않는 경력을 의미하는 은어입니다.
‘승무원이 인생의 마지막 직종’ 일 경우에는 사실 문제 될 것이 없습니다. 본인의 항공사에서 계속 비행을 하거나 경력을 쌓아 타 항공사로 이직을 하면 되니까요. 하지만 문제는 그 외 직종을 고려하고 있는 경우입니다. “승무원을 그만두면 뭘 하지?” 하고 생각해봤을 때 승무원 경력을 인정받고 시작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습니다.
고로, 적성에 안 맞는 경우 빠르게 결단을 내려 타 직종으로 옮기거나 후회 없이 승무원 생활을 즐긴 후 퇴사하여 제2의 직종을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승무원 단점, 다섯


반복적인 업무의 연속. 쉽게 질린다



승무원의 업무는 반복적입니다. 사전 브리핑, 안전 검사, 승객 맞이, 서비스 준비, 서비스 제공, 승객 하기, 객실 검사, 항후 브리핑. 업무를 큼지막하게 나눠보자면 다음과 같이 8가지로 정리할 수 있겠네요. 할당받는 듀티에 따라, 혹은 클래스에 따라 업무가 조금씩 달라지긴 하지만 업무가 숙달되고 나면 어떤 업무를 맡든 비슷하게 느껴집니다. 권태로워지죠.

처음엔 어렵기만 하던 비즈니스 서비스


뿐만 아니라 업무가 ‘발전적’이라기보다 ‘반복적’이기 때문에 발전을 중요시하는 분들은 더 빨리 직업 권태기를 맞곤 합니다. 긴 호흡을 끌어가기 위해서는 스스로 업무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고 개발해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와 같은 단점들 외에도


* 지속적인 취미 생활을 하기 힘들다
* 다른 직종에 비해 편견이나 오해가 많은 편이다
*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 병에 노출되기 쉽다
* 남자 친구를 진정성 있게 사귀기 쉽지 않다 (승무원이 되어 연애를 시작하는 경우)


등의 단점이 있으며 외항사로서의 단점은


* 외국인으로서의 차별이 존재한다
* 가족들을 자주 보지 못 한다


는 점입니다.
자, 승무원의 장점과 단점을 모두 소개해보았습니다. 어떠신가요? 단점을 감안하고도 해볼 만하다고 껴지시나요, 아니면 나하고는 안 맞겠구나 생각이 드시나요?





어떤 직업이든 장단이 있기 마련입니다. 저는 어떤 일을 하게 되건 중요한 것은 그 안에서 ‘가치’를 찾아내는 거라 생각합니다. 자신만의 보석을 찾아내고 거기에 집중하는 거죠, 그러다 보면 힘들다가도 또 좋아지고 어제보다 좀 더 나은 오늘의 나를 발견하고, 보람을 느끼고, 내일의 내가 기대되고. 뭐, 그렇게 되더라구요. 부디 여러분도 오늘의 내가 좀 더 마음에 드는 하루였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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