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COEX에서 서울국제도서전을 했다. 책을 읽고 쓰는 작가를 꿈꾸는 나는 매년 열리는 도서관을 기다린다. 아내와 아들 가족이 생기며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는 건어렵다.
"에미마 서울에서 Book Expo 하는데. 이번주 시험 붙으면 요한이 어린이집 보내고 같이 갈까?"
"보자."
한국어를 제법 잘하고 열심히 공부한 에미마도, 한식조리기능사 필기시험은 어렵다. 일상 어휘와 전문 용어는 다르다. 영어 잘하는 사람도 미드나 CNN을 완전히 알아듣기가 어려운 것과 같다. 시험에 떨어지고 다음 주 시험을 준비하는 아내는 도서관에 갔다.
"에미마, 나 Book Expo에 갈까 했잖아. 요한이 데리고 갔다 올게. 요한이 버스 기차 좋아하는데 버스 타고 전철 타고 다녀올까?"
"더워 차 가지고 가."
35개월 아들을 데리고 도서전에 가는 것은 역시나 무리였다. 내가 도서전 관람하는 것은 포기하고, 아들 가는 데로 따라다녔다. 아들이 좋아하는 도서전 부스였다. 도서전이 파는 책만 전시하는 행사가 아니라, 번역서 판권을 팔기 위해 나온 해외 출판사 부스도 있다. 아들 요한이는 탈 것과 관련된 유아용 책과 우주와 관련된 어린이용 과학책에 관심을 가졌다.
아빠랑 재미있는데 왔다고 좋아하는 요한이는 내가 알 수 없는 자기 뜻 대로 한다고 바닥에 드러눕는다. 세상에 이런 귀엽고 예쁜 생명체가 있을까 싶지만 인내심이 필요하다. 말이 트이니 어떤 지점에서는 떼가 줄어들었지만, 어떤 면에서는 지능적으로 지 뜻을 관철시킨다.
도서관 관람을 마치고 요한이가 좋아하는 카페에 가서 음료와 디저트를 먹고 가려는데. 자동차 오락기 앞에 요한이는 방앗간 옆 참새다. 한 번 꽂히면 끝이 없다. 어떨 때는 아들이 가는 데로 내가 쫓아가고, 그러다 요한이 아빠 간다 안녕하며 요한이가 가야 할 길을 쫓아오게 하고, 안 되면 들쳐 없고 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