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여신 루나

by 최다함


일상이 감옥이던 어느 날

일상을 탈옥해 고속도로 위로 내 차 투싼을 던졌다

깜빡 눈을 감았다 뜬 사이

내 차 가라사대

졸음운전은 불가합니다

자율주행 모드로 전환합니다

테슬라도 아닌 투싼에 그런 기능이 있었던가

현대차도 심지 않은

일종의 해킹 같은

차는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소리 없이 진동 없이 비포장 돌길을 달려

깊고 깊은 숲속으로 나를 데려갔다

달빛이 내리는 자작나무 캠프파이어

하늘에서 내려온 여신들의 칵테일 파티

마침 하늘에서 돈벼락을 맞아

입장료를 내고 여신들의 파티로 들어갔다

달의 여신 루나가 내 곁으로 다가와

우리는 칵테일 세 잔을 마셨다

오빠는 뭐 해 달의 여신 루나가 물었다

낮에는 쿠팡에 나가고

밤에는 브런치에 에세이를 써

나도 에세이 좋아하는데

아침 점심 사이 먹는 브런치

아니 그 브런치 말고 글 쓰는 SNS

나도 오빠 글 쓰는 그 앱 깔래

달의 여신 루나의 사과폰에

나는 브런치 앱을 깔아 준다

에세이에 임베디드 된 시를 보여주었더니

오빠 시도 잘 쓰네

우리 언제 산 아래서 봐 내가 밥 쏠게

난데없는 자율주행 모드로 산을 내려와

일상으로 돌아와 브런치 앱을 열어 놓고

달의 여신 루나의 좋아요 댓글을 기다린다

덜 깬 칵테일에 흔들리는 해골처럼

나의 일상은 흔들린다

내 주제에 달의 여신 루나는 무슨 개뿔

내 쉴 곳 내 작은 집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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