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의 시작, 세차, 명륜진사갈비, 스타필드

by 최다함


쿠팡 물류센터에 다닌다. 365일 밤낮으로 돌아가는 회사 특성상 스케줄 근무를 한다. 주 5일 근무일은 같은데, 주말에 일하기도 하고, 주중에 쉬기도 한다. 스케줄 상 출근인 공휴일에 안 나가도 급여가 나오고, 나가면 특근수당이 나온다. 작년 추석엔 이틀 특근을 했는데, 이번 설엔 그냥 쉬기로 했다. 일 월 화 수 4일을 스트레이트로 쉰다.


휴무일은 왠지 더 피곤하다. 교회 다녀와서 낮잠을 자고 일어나 세차하러 갔다. 하얀 새똥이 어두운 회색 차에 묻었다. 셀프세차 갈까 자동세차 갈까 고민하다 원래는 셀프세차로 갈려고 했다. 하기 나름이지만 수고뿐 아니라 돈도 셀프세차가 더 들어간다. 이제 1년 되어가는 신차라 자동세차가 망설여졌다. 사실 세차를 잘 못하는 내가 셀프세차를 하면 세차가 잘 안 된다. 차라리 자동세차를 돌리는 게 처음부터 나았을런지도 모른다. 동생은 아우디도 자동세차 돌린다는데. 셀프세차를 잘할 수 있으면 좋은데, 그걸 제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은 따로 있는 것 같다. 나는 아니다. 셀프세차 하러 갔는데, 주말이라 그런지 명절 앞두어서 그런지, 차들이 늘어서 있었다. 바로 옆 주차장 자동세차로 꺾었다.


"에미마, 세차하고 왔는데, 차 지하주차장에 주차할까? 밖에 둘까?"

세차 마치고 집으로 올라가기 전에 아내에게 전화를 했다. 저녁에 밖에 나가자고 에둘러 하는 말이다.

"알아서 해."

긍정으로 열린 대답이다.


명륜진사갈비에 갔다. 우리가 마음껏 먹고 싶을 때 찾는 고기뷔페다. 목살, 삼겹살, 돼지갈비, 장어구이를 먹고, 샐러드바를 이용했다.

"나마스떼"

몇 번 본 적이 있는 네팔인이 한국인 사장님과 직장동료와 바로 옆 테이블에 앉았다.


"요한이 어디 가고 싶어?"

집으로 돌아가는 길 차에서 아내가 하는 말이다. 어디 들렸다 가자는 말이다.

"성에 갈까?"

"무슨 성?"

"요한이가 좋아하는 수원 화성."

아내가 답이 없다. 부정의 답이다.

"스타필드 7층 놀이터에 갈까?"

스타필드 7층 한쪽에 무료로 개방된 작은 실내놀이터가 있다. 유료 키즈카페가 같은 층에 있고, 다른 층에도 있기 때문에, 그야말로 기본만 갖추어 놓았다. 오늘은 실내놀이터에 아이들이 많았다. 사람이 너무 많아 트래픽이 생기고 움직임 자체가 불편한 정도가 아니면, 사람이 없어 심심한 것보다 사람이 적당히 북적이는 게 좋다. 아내는 놀이터 옆에 오픈된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나와 요한이는 놀이터에 들어갔다. 실내놀이터의 부모는 두 부류다. 바닥에 기어 다니며 아이랑 놀아 주거나, 벽에 기대어 아이가 노는 것을 지켜보거나. 나는 후자가 되고 싶었으나, 요한이가 나를 가만히 두지 않고 내 등에 기어올랐다.


다 놀고 트레이더스로 내려갔다. 요한이는 한동안은 스타필드 오면 토이카트라고 자동차 카트를 탔어야 했는데, 요즘엔 트레이더스 쇼핑 카트를 타는 것을 더 좋아한다. 요즘에 스타필드에 올 때는, 밖에서 밥을 먹고 들어와, 7층 무료 놀이터에서 놀면서, 놀이터 옆 오픈된 테이블에서 생과일주스와 커피 한 잔 하고, 트레이더스 한 바퀴 돌고 집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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