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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 지금 여기 우리와

Jesus now and here

by 최다함
예수님 지금 여기 우리와
Jesus now and here / 최다함

예수님 지금 여기 우리와
예수님 우리 곁에 계시죠
예수님 내 눈에 보이지 않아
눈물이 마를 날이 없었네

예수님 우리에게 오셨네
예수님 우리를 구하시려
예수님 지금 여기 우리와
예수님 항상 함께 하시네

Jesus now and here
Jesus stay with us
Jesus now and here
Jesus stay with us

예수님 지금 여기 우리와
Jesus now and here
예수님 지금 여기 우리와
Jesus now and here


독실한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나고 자라나, 선데이 크리스천이었을 때나, 리처드 도킨스에 열광하던 전투적 무신론자이었을 때나, 기독교 세계를 벗어날 수 없었던 나는, 역설적으로 크리스마스에 대한 특별한 기대와 판타지가 없다. 크리스마스 는 언제나 가족과 함께 교회에 있기 때문이다.


교회에서의 보통의 크리스마스는 25일 당일이 아닌 이브 24일 저녁에 축제를 열고, 크리스마스 당일 오전에는 간단히 예배를 드리고 각자 집으로 간다. 크리스마스이브에 교회 밖 이웃들도 초청하여 예배를 드리고 축제를 연다. 올해 크리스마스는 크리스마스 인 코로나이기도 하고, 주일예배를 드리는 주일이기도 해서, 우리 교회는 24일 크리스마스이브 행사를 아예 하지 않았다.


크리스마스 당일인 25일도 특별한 이벤트는 없었다. 우리 부부 한 팀과 여성 교인 한 팀이 특송을 하고, 성찬식을 한 것이 전부다. 교인이 아닌 사람에게나 기독교 하면 크리스마스지, 기독교인에게는 성탄절보다 부활절이 중요한 절기다. 기독교는 부활의 종교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아내 에미마랑 아들 요한이랑 우리 가정이 성탄절 예배 특송을 했다. 네팔 찬양 <던야밧 예수>를 부를까도 했다. 외우는 것에 약한 내가 외우는 유일한 네팔 찬양이다. <던야밧 예수>를 부르면 아들 요한이가 몸을 좌우로 흔들흔들한다. 이미 몇 차례 불렀고 아내 에미마가 원치 않는 눈치였다. <나 같은 죄인 살리신 Amazing Grace>를 부를까도 했는데, 크리스마스 축제에서 우리 가정이 부르는 노래로 Amazing Grace는 너무 평범했다.


순간 영감과 악상이 떠올라, 단숨에 가사를 구글 문서 앱에 적어 놓고 노래를 녹음 앱으로 기록해 두었다. 평소에도 기타를 끼고 가사와 노래를 만들어 기회가 있을 때 지인과 나눈다. 가사와 노래를 만들어 부르는 사람을 싱어송라이터라고 한다. 그런 의미로 나는 싱어송라이터다. 가사와 노래를 지어 지인들과 노래를 나누니 말이다. 프로페셔널이 아닐 뿐이고, 이 분야에 대해서는 프로페셔널이 차후에도 될 생각은 없다. 노래를 만들어 음원 사이트에 판매할 생각까지는 없고, 노래를 만들어 브런치나 유튜브나 SNS를 통하여 발표할 생각은 많다는 뜻이다.


싱어송라이터가 노래를 만들 때는 두 가지다. 하나는 나의 메시지 또는 마음을 가사와 곡조로 표현하기 위해서다. 또 다른 하나는 노래를 만들기 위해 노래를 만든다. 이번에 내가 만든 노래는 후자다. 크리스마스 예배 때 무슨 찬양을 부를까 하다가 작사 작곡을 했다. 가끔 필 받으면 자작곡을 만드는데 교회 찬양은 이번이 처음이다.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거나 나의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지은 노래는 아니다. 올해 크리스마스 예배 교회에서 부르기 딱 맞는 자작곡 찬양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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