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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한 Oct 26. 2020

오빠 차 뽑았다, 널 데리러 가~!

개모차 안 썼음 말을 말어~.

헤이! 퍼피~, 오빠 차 어때? 멋지지!!

람보땡 차를 타고 싶다던 내 아부지는 국산차를 타고 다니지.

사실 나는..., 값비싼 외제차도, 명품 개모차도 아닌 초특가 할인으로 구매한 그저그런 일반 개모차를 타고 다녀.

초초초 초특가 할 때를 노려 봐!

생각보다 저렴한 제품도 많고, 투자한 만큼 삶의 질이 달라질 테니까!


엄마는 나를 데리고 멀리 산책을 가거나, 여행을 갈 때면 이 개모차를 끌고 나가곤 해.

엄마가 급히 어디론가 발걸음을 옮길 때면, 나는 개모차에서 바람을 맞으며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곤 하지.

그런데 가끔 사람들이 툭 하고 내뱉은 말과 무심코 흘린 부정적인 시선들이 내 마음을 아프게 해.


참나, 뭔 놈의 개를 유모차에 태우고 다녀?
개호강이네!


개모차에 타고 있을 때면 어떤 사람들은 우리 엄마를 유난 떤다는 듯이 혀를 끌끌 차곤 하지.

그럴 때면 당장이라도 점프해서 개모차 밖으로 뛰쳐나가고 싶은 마음이 들곤 해.

다, 이 못난 개 아들 때문에 울 엄마가 댕댕이 맘충 취급이나 받아야 한다니. 속상해.


나도 다른 개들처럼 오래오래 걷고, 뛰어다니고 싶지만. 몸이 마음처럼 따라주질 않아.

길이가 다른 한쪽 다리가 저릿저릿 아파오거든.

그럴 때면 길바닥 주저앉아 잠시 휴식을 취해야 해.

엄마는 그럴 때마다 절룩거리는 나를 개모차에 태우는 거지.
오래 걸어서 힘들 때, 다리가 아플 때, 아늑한 개모차에 누워 바람을 가르는 그 기분은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어.


이렇게 개모차는 이렇게 나처럼 다리가 아픈 댕댕이들이나, 노견, 어린 강아지를 키우는 댕댕맘, 댕댕파들에게 아주 요긴하게 이용되는 이동수단이야.

늙어서 이용할 거 미리 연습해뒀다고 치지 뭐....


그럼 개모차는 아픈 강아지들만 쓰는 건지 궁금할까 봐 얘기해주는 건데....

사실 개모차는 없어도 살지만, 있으면 배로 행복한 도시견들의 애장품이라고 할 수 있지.


또 한 가지 좋은 점은 겁이 많은 내가 복잡한 도시의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개모차가 제 몫을 톡톡히 치르고 있어.

스타**, IF*과 같은 문화시설에 놀러 갈 때, 이 개모차가 있으면 엄청나게 편리하거든.

엄청 많은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고, 엄청 많은 개들이 마구 지나다니는 정신없는 그런 분위기 알지?

그리고, 식당에 가면 엄마, 아빠가 밥을 다 먹을 때까지 개모차에 앉아서 얌전히 기다리고 있으면 엄청 맛있는 간식도 먹고, 나도 편안하게 쉬면서 대기할 수 있어.

7킬로가 넘는 나를 엄마가 매일 안고 있는다고 생각해봐, 우리 엄마의 팔은 지금보다 두 배로 두꺼워질 거야! 그럼 너무 슬프지 않을까?


개모차야, 나 때문에 오늘도 수고가 많다. 항상 고마워!
"마이 프레셔스~, 넘나 아늑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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