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엘리베이터, 어색한 침묵의 감옥
회사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마주하는 건,
높이 솟은 건물만큼이나 위압적인 엘리베이터다.
철문이 열리면,
작은 감옥 같은 공간 안으로
사람들이 차례차례 빨려 들어간다.
엘리베이터 안 풍경은 늘 똑같다.
상사들은 정면만 똑바로 응시하고,
후배들은 스마트폰 화면만 뚫어져라 쳐다본다.
나는?
그 사이에서 괜히 닫힘 버튼을 연타한다.
아니, 연타 수준을 넘어선다.
"나는야 엘리베이터 문지기, 닫힘 버튼 마스터."
"내 손가락만이 이 철문을 지배한다."
층수가 하나씩 올라갈 때마다 긴장감도 같이 쌓인다.
3층에서 중간 간부가 타면, 공기가 순식간에 얼어붙는다.
“아침 드셨습니까?”라는 형식적인 인사,
“오늘 회의 준비됐나?”라는 묻는 듯한 눈빛.
그 짧은 순간,
엘리베이터는 회사 서열과 긴장도가 압축된 밀실로 변한다.
10층쯤 되면 신입들이 하나둘 내린다.
그제야 어색한 침묵이 잠시 깨지고,
누군가는 헛기침,
누군가는 버튼 불빛을 괜히 확인한다.
나는 속으로 중얼거린다.
'여긴 그냥 오징어 게임 대기실 아니냐…'
누구도 말은 안 하지만,
다들 탈락 안 하려고 버티는 눈빛이다.
예전에 들은 농담이 떠올랐다.
“엘리베이터는 회사 생활의 축소판이다.
내릴 때까지 버티는 자가 결국 살아남는다.”
웃긴 건, 이 농담이 농담 같지 않게 다가온다는 거다.
15층에 도착해 문이 ‘딩-’ 하고 열리자
사람들은 아무 일 없던 듯 흩어졌다.
다들 회의실이라는 또 다른 전쟁터로 향한다.
나는 문 옆에 붙어 있는 버튼을 한참 바라봤다.
열림, 닫힘, 비상벨.
가끔은 비상벨을 누르고 싶은 충동이 들지만,
결국 내가 누르는 건 늘 ‘닫힘’이다.
오늘도 문을 닫는다.
낀 세대의 생존법은, 결국 스스로를 닫고 버티는 것.
그리고 속으로 중얼거린다.
'아… 집에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