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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 16. 2019
당신이 작가가 되지 못하는 이유(feat. 될놈될)
작가가 될 수 없는(혹은 될 수 있는) 3가지 이유
작가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다. '요즘은'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 민망하게, 꽤 오래된 현상이다. 왜 그럴까? 각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것이다. 다른 질문을 던져보자.
그들은 정말 작가가 될 수 있을까?
글쎄, 감히 말하건대 당신은 작가가 될 수 없다. '될놈될'(될 놈은 된다)이란 말도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작가가 될 놈은 어떤 놈(?)일까?
국어국문학과를 나와야 한다
국어국문학과에선 국어학과 한문학을 공부하니 단어와 문법은 물론이고, 사회언어학을 통해 언어의 쓰임도 배울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나라의 문학을 공부하며 문학이란 무엇인지를 깨우치고, 고전부터 현대까지의 많은 시와 소설을 가까이할 수 있다. 이 얼마나 작가와 밀접한 학문인가!
하지만 책을 낸 사람을 작가라고 했을 때, 작가의 출신을 따지자면 국어국문학과를 나온 사람보다 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재즈 바를 운영했던 무라카미 하루키가 그 대표적인 예다. 가까이에도 <90년대생이 온다>의 저자 임홍택처럼 회사를 다니며 직장생활에 관한 실용서를 쓰거나, 법률가, 바리스타 등 전문직을 하며 그 분야의 전문지식을 녹여낸 소설을 쓰는 사람도 있다.
문장력이 좋아야 한다
앞서 작가를 책을 낸 사람으로 한정했지만, 넓게 보면 방송 대본을 쓰는 방송 작가, 영화의 시나리오를 쓰는 시나리오 작가 등 다양한 분야의 작가가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뭘까? 분야는 다르지만 모두 남들에게 읽히기 위한 글을 쓴다는 거다. 남몰래 읽을 일기야 상관없지만, 남들이 읽고 이해해야 한다면 문장력, 즉 글을 짓는 능력은 필수가 아닐까?
하지만 편집자라는 직업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스콧 피츠제럴드와 헤밍웨이를 발굴한 편집자 맥스 퍼킨스(Max Perkins)처럼, 천재 작가만 있는 게 아니라 천재 편집자도 있다. 이런 편집자가 오타나 맞춤법 등의 간단한 교정은 물론이고, 문맥에 맞도록 문장을 수정하거나 흐름에 맞춰 단락을 재구성하는 교열과 윤문을 담당한다. 이렇게 원고를 다듬는 과정을 몇 번이고 진행한 후에야 책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출간 제안을 받아야 한다
작가의 끝판왕이다. 작가 승인이 나서 브런치에 글을 올리는 건 '브런치 작가'고, 자신의 이름으로 된 책을 출판해야 '출간 작가'로 비로소 앞의 수식어(출간)를 빼고 그냥 '작가'라고 스스로를 소개할 수 있다. 그래서 모두들 책을 내고 싶어 하지만, 책을 내는 게 어디 쉬운가? 어떻게 출판사에 투고를 할지도 모르겠고, 공모전 입상은 꿈도 못 꾼다.
하지만 요즘이 어떤 시댄가? TV나 신문으로 한정되어있던 매체의 폭이 블로그, 유튜브, SNS 등으로 다양화됐고, 이젠 프로그램 PD나 신문 기자가 아니어도 누구나 인터넷에 글을 올려 전 세계를 대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시대가 됐다. SNS에 올린 글이 출판으로 이어지는 일이 많다 보니, 'SNS 작가'라는 말도 생겼다. 크라우드 펀딩, 독립 출판 등 책을 낼 수 있는 방법은 많다.
될놈될의 뜻을 다시 보자.
될 놈은 된다. 하지만 여기서 될 놈이란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사람을 말하는 게 아니라, 난관이 있어도 어떻게든 이겨내고 성공'해내는' 사람을 뜻한다. 혹시 주위에 당신이 작가가 되는 것을 쫓아다니며 막는 사람이 있는가? 새해맞이 사주를 보러 갔는데 점쟁이가 글 쓰는 일은 상극이라고 하던가?
그런 게 아니라면 축하한다.
당신은 작가가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