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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e Nov 14. 2019

김영민 교수님의 글쓰기 강의

'글쓰기란 무엇인가'

나는 '추석이란 무엇인가' '칼럼계의 아이돌' 등극한 김영민 교수님의 팬이다. 정확히 말하면 광팬이다. 당연히 올해 일 월쯤에 열린 그의 출간 기념 북토크 자리에도 참석했다.-사실, 후기가 꽤 늦은 셈이다- 교수님의 말투는 문체와 닮았다.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제가 전도연 닮았다고 하더라고요?"라는 식의 멘트를 날려 지루할 틈이 없었다. 오늘은 그날 강연한 내용을 기초로 ‘김영민의 글쓰기론’을 정리해본다.   


1. 덩치가 크면 얻어맞는다

너무 큰 주제는 피해야 한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의 주제를 선정하고 글을 쓰자. ‘인류의 미래’는 범위가 너무 넓다. 고래상어가 고래인지 상어인지,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 동산인지 부동산인지에 관해 쓰자. 적당히 좁되 너무 당연하지 않고,-예 : '이화여대는 여대인가?'는 아무도 논쟁하지 않을 것이다- 논쟁적인 주제를 고르는 안목이 필요하다.


2. 개념을 정확히 파악하자

논술문을 쓸 때는 단어의 정확한 개념을 파악하자. 맨 처음 개념이 바로 서지 않으면 글 전체가 의미 없는 논쟁이 된다. 그러므로 평상시 개념 정의 연습을 해야 한다. 그는 칼럼에서 개념 정의의 중요성을 자주 강조한다. 이전 칼럼에서 대머리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논했고,(반짝인다고 모두 대머리인가 알맞은 정의를 내려다오) 흔히 사용하는 단어에 의문을 제기해야 함을 주장한 바 있다.(‘특수부위’,‘중요부위’엔 한국 사회의 마음 상태가 담겼다) 명확한 개념 정의의 중요성은 여러 번 반복해도 부족하다는 뜻일 게다.   


3. 통념을 뒤엎는 근거를 제시하자

공룡은 외형만 놓고 봤을 때 파충류로 생각하기 쉽지만 국내 연구진이 조류에 가까움을 증명했다고 한다. 편견을 깨는 시도는 통쾌함을 불러온다. 예를 들자면, sky가 꼭 좋은 대학일까? 단순히 수능 성적으로 줄을 세우는 게 아니라 다른 기준으로 대학을 평가한다면 순위는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4. 참 거짓을 가릴 수 있는 글을 쓰자

김영민 교수님은 이런 문장을 점을 보는 것과 같다고 했다. ‘한국인은 저력이 있다’, ‘당신은 겉보기와 달리 여린 면이 있네요.’의 참 거짓을 어떻게 판명한단 말인가.


5. 글을 잘 쓸 수 있는 지름길

부자는 비싼 개인 교사에게 지도를 받으면 쉽게 가능하다. 부자가 아니라면 현대 미술 전시를 찾아다니자. 생각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정신을 스트레칭할 수 있다.


6. 나만의 스타일을 찾자

닮고 싶은 글이 있다면 평상시에 열심히 탐독하되, 내 글을 쓸 때는 절대 보지 말고, 일필휘지로 써 내려가야 한다. 이걸 반복하면 나만의 스타일을 찾을 수 있다.


7. 그 외   

- 글의 목적에 맞는 문체를 쓰자

- 글의 구성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자

- 경험적 지식을 많이 쌓자. 논리적 분석력과 깔끔한 문장력을 지니자.

- 스스로 흥미로운 인간이 되는 게 중요하다.


그는 마지막으로 글에서 드러나는 공격성을 누그러뜨리는 방법을 알려달라는 한 관객의 질문에 “‘~라고 욕을 하면 좋을까요?’ 아니면 ‘~라고 말할 뻔했네’하고 꼬아 말해보세요.”라며 웃었다. 장난스런 그의 미소에서 얼핏 전도연이 스쳤다.


Q. 근데 정말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동산일까요, 부동산일까요?


참고 :  

논술문의 정석…모순된 현실, 모순 없는 글을 쓰라, 중앙일보, 18년 12월 22일 자,

청중을 파고들려면, 당대 언어로 ‘관습의 빈틈’ 노려라, 중앙일보, 19년 06월 08일 자,

반짝인다고 모두 대머리인가 알맞은 정의를 내려다오, 중앙일보, 18년 12월 01일 자,

특수부위’,‘중요부위’엔 한국 사회의 마음 상태가 담겼다, 중앙일보, 18년 11월 20일 자

배경 이미지 (c) http://m.news.zum.com/articles/50281831




다음 매거진 글은 '글로 밥 벌어먹는 여자' 작가님의 <꾸준히 쓴지 9개월 만에 글쓰기 강사가 됐다>입니다. 글밥 작가 님은 글을 쓴 지 9개월만에 어떻게 강의를 시작했을까요? 새로운 문을 열어준 계기와 원동력은 무엇이었을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누구나 글을 쓰는 시대입니다. 하지만 어떻게 글쓰기를 시작할지 막막하다면 지금 《매일 쓰다 보니 작가》글을 추천드립니다. 꾸준하게 글을 쓰며 자신만의 무기를 단단하게 다진 작가의 노하우가 궁금한 분들은 매거진 구독 부탁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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