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 나 #2
고양이를 키우는 건 때로 대화의 소재가 하나 더 느는 것을 의미한다. 동료 집사를 만나 공감대를 형성할 때는 참 좋지만 실은 그렇지 않을 때가 더 많다. 가장 싫어하는 건 따로 있지만 그 얘기는 머리에서 지우고 싶으니 적지 않겠다.
다음으로 싫어하는 질문이 하나 있는데, 바로 고양이의 수명은 얼마나 되냐고 묻는 것이다. 인터넷에 검색만 해봐도 쉽게 알 수 있는데 그걸 왜 나한테 묻는 걸까. 단지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마치 내게 정말 정말 사랑하는 할아버지가 있는데, 사람은 보통 몇 살에 죽냐고 묻는 외계인 같다. 다른 점은 과학적 탐구에 기반한 외계인과 달리 무식을 가장한 무례함이 기반했을 거란 사실.
답을 얻었을 때 질문자가 얻는 건 뭘까? 아무 쓸모도 없는 메아리일 테지. 진짜 궁금한 것도 아니면서.
왜 자꾸 남은 날을 세게 만드는지 모르겠다.
나쁜 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