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전에 나는 살고 싶어"

코코 카피탄, 오늘을 살아가는 너에게

by 매실
나는 아티스트 코코 카피탄.
꼭 앞 뒤가 맞을 필요는 없지. 조금은 남달라도 괜찮아


코코 카피탄은 전시를 통해, 작가이자 한 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쏟는 고민과 노력에 대해 이야기하고, 치열하게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합니다.

- 작가 설명 중에서


패션과 예술 사진의 경계, 예술과 상업의 관계를 탐구해보거나, 예술의 후원자로서 이 시대 브랜드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해. 솔직하고 대담하게, 나만의 언어로 말이야.

- 코코 카피탄


패션이 없는 패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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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말을 홍보해도 양말보다 화장, 표정, 행동 등에 집중한 화보들이 많다. 코코카피탄은 양말 신는 행동을 보여주면서 패션잡지의 고정관념을 탈피할 수 있게 한다. 모델에게 꿈이 뭐냐고 묻자 "유명한 배우"라고 답했고, 이를 참고하여 TV 화면 속에서 나온 듯 촬영했다고 한다. 작가가 사람의 가치관까지 생각한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럼에도 패션을 놀칠 수 없어 이를 패션이 없는 패션 사진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빅 팝 이후의 예술과 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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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먹은 코카콜라에서도 함께 마신 친구, 그때의 분위기를 기억할 수 있음에 신기했다고 한다. 버려진 캔으로도 광고 효과를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에 직접 시도까지.


돌아가고 싶은 동화를 믿었던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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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 티를 구매해서 그 위에 구찌 로고와 글을 페인팅했다. 그리고 묻는다. 구찌 티셔츠로 봐야 할지, 코코카피탄의 예술로 봐야 할지. 동화를 믿었던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는 문구가 적힌 후드티는 많은 셀럽들이 입었다. 글꼴을 보면 반듯하기보다 삐뚤거린다. 어디서나 메모했다는 코코카피탄은 차에서도 글을 썼기 때문에 흘들린 글씨체도 있다. 난 내 글씨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찢어 버리곤 했는데. 글을 예술로 보는 지점에서 뜨끔했다.


결국은 사라질 것들, 그리고 죽음에 대한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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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쓸모 있었지만 이제는 쓸모가 없는 버려진 폐허, 공동묘지, 공중전화. 이를 보고 '스마트폰이 없었더라면' 글을 썼다. 죽음과 삶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고 하는데 그중 한 글의 일부분이다.


나는 죽지 않고 살고 싶다.
나는 영원히 이곳에 머물고 싶다.
왜 모든 것들은 언젠가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일까?
나는 죽지 않고 살고 싶다.


[죽음에 관하여] 웹툰에서 한 말이 있다. 사람들은 자신이 할머니 할아버지가 돼서 편하게 죽을 거라 생각한다고. 건강을 잘 챙기지 않으면서. 멍했다. 나 역시 그런 생각을 했던 사람이기에. 비타민이나 철분약을 복용하면서 최대한 건강을 챙기려 한다. 늘 생각한다. 하고 싶은 거 다하면서 건강하게 살고 싶다고. 많은 글 중에서 제일 공감했던 글이었다. 왜 굳이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돌아가야 하는 걸까.


홀로 있는 지금, 가장 즐거운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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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자신과 타인의 정체성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도구라고 여기는 작가는,
사진을 찍는 행위를 통해 내가 바라보는 나와 타인에게 보여지고 싶은 나를 탐구하고
내가 바라보는 타인과 그 타인의 진짜 모습 사이의 간극에 도전장을 내민다.


장난기 많은 작가. 볼 수록 혼자서도 잘 노는 것 같다. 발랄하고. 배추를 쓰고 있는 모습은 (아마) 런던에서 유학생활을 했는데 음식 먹을 때 여러 포크를 사용하는 등 지켜야 할 것들이 많았다고 한다. 이를 쓸모없다고 생각했고 거기에 대한 반항이라는데 너무 귀엽다. 작가의 성격을 알 것 같기도 하고.


스노비즘에 대한 역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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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사이드 아웃] 어린 시절 상상 속 친구, 빙봉처럼 코코카피탄은 남자 쌍둥이 형제를 상상했다고 한다. 베개에 이름을 넣기도 하고. 스트레스받을 때 악몽은 주로 바지를 입지 않고 학교나 어떤 장소로 향하는 꿈을 꾼다고 하는데 이를 그림으로 남기기도 했다. 침대 위 기도문을 볼 수 있다. 이는 예의 없는 한 친구를 보고 과연 어느 기도문이 있길래 저런 행동을 할지 궁금해서 이를 바꿔봤다고 한다. 노력 없이 다른 사람과 같아지길 바라는 사람. 비판하는 내용이다.


주 6일, 하루 10시간의 노력, 스페인 올림픽 싱크로나이즈 선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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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카피탄은 수영을 좋아하면서도 잘했다고 한다. 이곳에서 많은 영감을 받기도 하고. 수영장 모양 안에 글을 남기기도 했다. 벽에 있는 긴 글 i는 작은 무엇으로 해석하면서 읽으면 된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느끼는 여러 감정을 적어가면서 우리를 위로해준다.


나는 올림픽 수영장을 채우고 있는 백만 개의 물방울 중 하나이다. 나는 오랜 기다림이다.
나는 당신의 근육 속에 자리한 긴장이다. 나는 당신이 생각보다 강하고 용기 있는 사람임을 알려주는 자신감이다. 나는 당신의 매일매일을 최고로 이끌어 주는 또 다른 연습이다.
나는 당신이 항상 꿈꿔왔지만 가능할 것이라 믿지 않았던 승리이다.
나는 올림픽 수중 발레 선수이며, 나는 다름 아닌 바로 당신이라는 사실을.

자세한 내용은 전시에서 확인해주세요.


어느 책에서 본 글이 생각난다. 우린 모두 예술가의 기질이 있다고. 재미있게 살기 위해 늘 고민하고 불안해하며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고 서로의 표현을 공유하면서 이야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난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작가를 만났다. 코코카피탄이 던진 질문을 생각할 것 같다. "잘 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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