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우리집>리뷰
우리 집
"이놈의 집구석" 우리 집 단골 멘트였다. 엄마 아빠는 별일이 아닌 일에도 크게 다투었다. 어린 마음에 엄마 아빠가 이혼할까 봐 걱정했는데, 그러지 않다는 걸 알아버린 뒤로 그러려니 하고 넘겼다. 친구에게도 말하지 못 한 비밀이었는데, 영화 <우리집>을 보고 비밀을 들켜버린 것만 같았다. 우리 집만 유별나다고 생각했는데, 사람 사는 건 별반 다르지 않나 보다.
하나네 집은 매일 엄마 아빠가 싸우고, 오빠는 부모님이 싸우는 소리에 더 화를 낸다. 나빠져가는 분위기를 풀어보고자 하나는 같이 밥 먹자고 말하고, 가족여행 가자고 한다. 어린아이지만, 말투와 행동을 보면 어른스럽다. 영화 안에서도 엄마는 하나에게 네가 하지 않아도 되는 걱정을 왜 하냐고 말할 정도였다. 눈치 보면서 위축될 수 없는 말이 오가는데, 걱정하지 말라는 무책임한 말이지만.
엄마 아빠가 싸우면 그 사이에서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게 된다. "싸우지 마세요"라던가, 칭찬받을 일을 만들어 싸울 틈을 만들지 않는 등. 하나도 하나 입장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비록 아이들 때문에 싸우는 게 아니라 하나가 해결해 줄 수 있는 없지만. 해결되지 않은 사실이라는 걸 알고 영화를 관람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좀 씁쓸하기도 했다.
유미, 유진은 엄마 아빠가 도배일로 집에 들어오지 않는 날이 많다. 두 자매는 매일 붙어 다니고, 그림을 그려 집 안이 온통 그림과 장난감으로 도배되었다. 매일 싸우는 소리만 들리는 하나의 집과 달리 유미 유진의 집은 생기가 있다. 비록 가난하여 자주 이사 가는 형편이고, 엄마 아빠가 들어오시지 않지만, 부모님과 나누는 대화는 살갑다. 하나는 생기 있는 유미 유진의 집을 부러워하고, 유미 유진은 이사 가지 않아도 되는 하나를 부러워한다.
고민을 서로에게 말하지 않지만, 조금씩 드러내면서 하나가 가족 여행을 할 수 있을지, 유미 유진은 더 이상 이사를 가지 않아도 되는지로 각자의 집을 지키기로 한다. 보이는 문제는 달라도 본질은 같다. 집을 지키는 것. 행복을 지키는 것. 가장 중요한 걸 지켜내는 것.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부러움은 누구에게나 있다고 생각한다. 경험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 집보단 괜찮겠지 하며. 하지만 누구에게나 사정은 있기 마련이다. 그 사정은 경험해보지 않는 한 알기 어렵다. 알지 못해서 서로에게 상처 주는 말을 할 때도 있다. 세 아이도 서로에게 상처 주고 상처 받지만, 결국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며 영화를 마친다.
영화 <우리집>은 아이들이 집을 지키고 싶은 것처럼 각자에게 지키고 싶은 것 하나쯤은 있지 않은지, 그걸 지키고자 상처 받고 상처 주지 않았는지 묻는 영화 같았다. 안타까운 현실을 알아버린 나이가 되어서 <우리집> 결말을 예측할 수 있었지만, 그럼에도 아이들이 각자의 집을 잘 지켜내고 늘 꿈꾸던 가정에서 살길 바랐다. 지키고 싶어도 지키지 못한 상황을 만난 사람에게 위로를 건네는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