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만의 즐거움을 알아가는 내가 좋아

by 경희

벌써 몇 번째 혼자 하는 여행일까. 첫 시작이었던 부산, 제주도, 대구, 전주를 지나 어느덧 속초까지. 셀 수 없을 만큼 많아졌으면 한다. 혼자 하는 여행이 너무나 좋다. 오롯이 내가 선택한 것으로 꽉꽉 채워지는 여행. 유일하게 내가 나에게 유연해지는 시간. 갑작스러운 변화를 좋아하지 않는 내가 기분 좋게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순간. 겁쟁이인 내가 이렇게 용감해질 수 있는 건 혼자이기 때문일 테다. 누구의 의견도, 누구의 참견도 없이 내가 주인공인 여행. 이러니 혼자 하는 여행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지금도 나는 혼자 여행하는 중이다. 속초에서의 여행을 조금씩 마무리하는 중이다. 빨간 날이 없어 재빨리 휴가를 쓰고 미루고 미뤄왔던 속초 여행을 가기로 마음먹었다. 재작년에 미리 적어뒀던 계획을 다시 꺼내 설렘으로 채웠다. 꼭 오고 싶었던 속초 술집 중 하나인 아프리카에서의 시간. 수많은 사람들의 숨이 닿은 글 속에 갇혀 있으니 나도 자연스레 글이 써진다. 가만히 있어도 글들이 자꾸 말을 걸어주니 어쩐지 심심할 틈이 없다. 큰일이다. 지금 벅찰 정도로 좋은 듯하다.


한 번 여행을 가본 곳을 또 가는 것보다는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곳을 여행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그런데 여행을 하면서 그곳에 대해 알아가다 보면 나도 모르게 자꾸만 빠지게 된다. 손톱만큼 남은 아쉬움이 다시 그곳을 찾고 싶게 만든다. 여행을 하면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다시 또 혼자가 되어도 괜찮다. 혼자만의 즐거움을 알아가는 내가 좋다. 여행을 느끼는 그 순간에 바로 글을 적어 내려가는 걸 사랑해. 여행에서 잊을 수 없을 만큼 좋은 일이 있어도, 기억하고 싶지 않을 만큼 나쁜 일이 있어도 나는 내 여행을 사랑해.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