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금융 한 입 했어요!
올해 1월, 11만 원 정도에서 거래되던 주식이 7월 한순간이나마 150만 원을 돌파했습니다. 상반기 주식시장을 뒤흔든 태풍의 핵, 에코프로의 이야기입니다.
당연히 에코프로에 주목하는 사람들의 열기도 엄청났죠. 코스닥 역사상 일일 거래량 최고치를 갈아치울 정도였습니다. 변동성이 너무 크다 보니 증권사도 분석을 포기한 채 백기를 휘둘렀는데요. 주식에 관심이 있다면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는 에코프로.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4~5월에는 오너 리스크 문제로 상승세가 주춤하긴 했지만, 이를 제외하면 1월부터 황제주(주당 100만 원 이상의 주식)에 등극한 7월까지 에코프로의 질주는 놀라운 수준이었습니다. 물론 7월 말 잠깐 급락하면서 황제주 자리를 내놓기도 했지만, 다시 주가가 오르며 8월 말에는 120만 원 선을 유지하는 모습인데요.
에코프로의 폭등, 그 원동력은 이차전지의 밝은 미래를 향한 기대감입니다. 에코프로는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를 만드는 에코프로비엠의 지주사입니다. 당연히 국가대표 이차전지주로 꼽히죠. 주요 전기차 업체가 최근 호실적을 유지하면서 자연스레 에코프로비엠의 매출도 증가했는데요. 2022년 매출도 전년 대비 261% 증가할 정도였습니다. 이런 흐름 탓에 최근에는 에코프로와 대표 전기차 기업, 테슬라의 주가가 커플링(동조화) 현상을 보이기도 했죠.
물론 단순히 이 이유만으로 설명하기엔 에코프로의 폭등은 이상할 정도입니다. 주식시장 시스템과 심리적인 요인도 빼놓을 수 없는데요. 먼저, ‘쇼트 스퀴즈’ 현상이 에코프로 급등의 대표 원인 중 하나로 꼽힙니다. 에코프로는 주가가 오르는 동안 계속해서 고평가 꼬리표를 떼지 못했는데요. 자연스레 주가가 하락하는 데 베팅한 공매도 투자자도 있었죠. 하지만, 이런 예상과 다르게 주가가 계속 치솟자 공매도 투자자는 손실을 조금이라도 줄이려 주식을 다시 사들였습니다. 이것이 바로 쇼트 스퀴즈 현상입니다.
개미 투자자의 뜨거운 관심 역시 짚고 넘어갈 포인트입니다. 8월 30일까지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의 매수 금액이 가장 높았던 종목이 바로 에코프로였죠. FOMO(Fear Of Missing Out) 현상은 이런 개미 투자자의 움직임에 기름을 끼얹었는데요. 에코프로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주변에서 성공기가 쏟아지자 조급함을 느끼고 너도나도 투자에 뛰어들며 주가가 더욱 과열된 것입니다.
8월에도 에코프로의 주가 상승을 기대할 호재가 없었던 건 아닙니다. 8월 10일, MSCI(Morgan Stanley Capital International) 한국 지수 편입 소식이 대표적인데요. 물론 기대감이 미리 반영되면서 지수 편입 직후 주가가 유의미하게 오르진 않았지만, 지표 편입 자체는 보통 긍정적 신호로 읽힙니다. 미국 정부가 중국 전기차 배터리를 향한 규제를 강화한다는 소식도 최근 에코프로가 다시 반등한 원인으로 꼽힙니다.
하지만 에코프로의 고평가 논란은 여전합니다. 이미 기업가치에 비해 너무 높은 주가를 유지한다는 이유 때문이죠. 2023년 6월을 기준으로 에코프로의 PER은 500배를 넘깁니다. PER은 기업가치와 적정 주가를 가늠하는 대표적인 지표로, 주가를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것을 말하는데요. 동종 업계 평균 PER이 30배 정도임을 고려하면 에코프로의 주가는 굉장히 높은 편입니다. 에코프로와 비슷하게 급등했던 셀트리온 제약이나 현대미포조선 모두 이후 주가 급락을 맞이했던 것처럼, 고점 달성 이후 내리막길이 이어질 수도 있다는 예측이 나와 신중한 투자가 필요합니다.
데일리펀딩에서 준비한 아주 특별한 5번째 시리즈 칼럼 <오늘도 금융 한 입 했어요!> 다음 6편도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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