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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일리언 Oct 18. 2023

정년, 늘려야 할까 줄여야 할까?

오늘도 금융 한 입 했어요!


지난 8월, 현대차, 기아 등 굵직한 기업의 노조의 파업 이야기가 흘러나오며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는데요. 다행히 본격적인 파업으로 이어지기 전에 노조와 사측이 극적으로 타결했지만, 전운이 감돌았던 것만은 사실입니다.


노조 측이 내세운 의견 중 가장 뜨거운 감자였던 건 바로 정년의 연장 여부였습니다. 법적으로 만 60세인 정년을 64세까지 연장해달라는 이야기가 핵심이죠. 결론적으로 연장안이 받아들여지지는 않았지만, 정년을 둔 사회적 논의의 시발점이 됐습니다.


노인 되는 것도 서러운데 가난하기까지

정년 연장의 핵심 문제는 노년층의 삶의 질이 위협받는다는 점입니다. 가장 핵심적으로 제시되는 건 국민연금을 수령하기까지 공백기가 너무 길어진다는 비판입니다. 2033년이면 국민연금 수령 연령은 65세(2023년 기준 63세)까지 늘어나는데, 정년이 60년에 머물면 공백 기간이 길어져 문제가 된다는 설명이죠.


심각한 노인 빈곤도 문제입니다. 우리나라 은퇴연령층의 빈곤율은 2022년 기준 39.3%를 기록했습니다. 전체 빈곤율의 두 배 이상의 수치인데요. 반면 공적 연금 지출은 OECD 최하위권이다 보니, 상황이 더욱 암울합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정부가 제시해 온 것이 계속 고용 제도인데요. 정년에 이른 직원을 계약직 등으로 다시 채용해 몇 년간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으로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것이 찬성 측의 입장입니다. 임금이 낮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청년은 신경 안 쓸 거야?

하지만, 단순히 퇴직에 가까운 연령층만 신경 쓸 문제는 아닙니다. 우리나라는 청년 취업 역시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있는 국가인데요.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정년을 65세까지 늘리면 기업의 추가 비용이 약 16조 원 가까이 발생합니다. 기업의 부담이 커지면 청년 취업은 당연히 위축하죠. 실제로 정년을 60세로 늘린 2016년, 청년층 고용은 소폭 감소했습니다.


당장 정년 연장에 반대하는 사람들도 노인 빈곤 문제나, 다른 문제를 등한시하는 것은 아닙니다. 당연히 영원히 이대로 정년을 내버려 둬야 한다는 입장도 아니죠. 주로 내세우는 것은 먼저 기업의 부담을 줄여줘야만 한다는 주장인데요. 연공 중심의 임금 체계 등이 개편 대상으로 지목받습니다. 고용을 55세에서 65세로 유지하는 대신 10년간 임금을 올리지 않는 방식이 자리 잡은 일본처럼 말이죠.


해외는 어떨까?

국가마다 정년 정책은 다양합니다. 연령 차별을 막겠다며 아예 정년제를 폐지한 국가도 있습니다. 미국과 영국이 대표적인데요. 오히려 국민들이 일찍 은퇴하고 싶다며 연장을 반대하는 국가도 있습니다. 정년을 올리려는 결정에 전국 단위 시위가 이어진 프랑스입니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고령화를 사회적 문제로 안고 있는 일본의 상황은 어떨까요? 일본은 이미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나라인데요. 비교적 유연한 제도를 적용합니다. 일본은 2013년 정년을 65세로 높였지만, 당시 정년을 아예 폐지하거나, 정년을 연장하거나, 계속 고용 제도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파업 등도 별 탈 없이 끝났다 보니 당장 정년 연장이 시급하게 결정할 문제는 아닙니다. 다만, 언젠가는 터질 폭탄과도 다름없는 만큼 지금부터 사회적 합의를 마련할 필요성은 여전한데요. 각계각층의 적극적인 의견 교환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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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부 필자에 의해 작성된 본 칼럼의 내용은 데일리펀딩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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