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데일리언 Dec 16. 2020

직장은 우리를 책임지지 않는다

<100세 시대를 맞이 하는 자세> 2편


 최근 은행권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여파에 디지털 전환 및 영업점 통·폐합 등을 추진하면서 희망퇴직을 받기 시작했다. 올해는 만 40세인 1980년생 직원들까지 퇴직 대상에 포함됐다. 필자는 1980년생이고 대학 동기들 중에는 상당수가 은행을 다니고 있으며 아직 자녀들은 초등학생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은행권 외에도 코로나 19로 어려워진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이어지고 있고 내년에 더욱 본격화되리라 예상된다.


 대학시절 IMF로 인해 30년 가까이 성실히 일해 오셨던 은행에서 구조조정을 당하는 아버지를 옆에서 보았고 취업을 해서 직접 느낀 것 역시 직장은 우리를 책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가 다니던 조직도 늘 ‘가족’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뭔가 안정된 느낌을 주고자 했지만 다비 이모의 노래 가사에도 나오듯이 ‘내 가족은 집에 있을 뿐’ 가족 같은 기업은 절대 없다.


 통계청이 7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국민 1인당 생애주기에서 한국인은 평균 28세에 노동소득이 소비보다 많아지는 `흑자인생`에 진입해 평균 45세에 소득이 정점을 찍고, 59세부터 다시 적자로 전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흑자인생의 기간은 평균 30년이다. 물론 이 데이터는 금수저들이나 교육비가 들어가지 않는 1인 가구 또는 DINK(딩크)족들에게는 큰 의미가 없겠지만 일반적인 직장인들은 대부분 여기에 포함될 것이다.


 초고령화 사회인 일본에서도 문제의 심각성이 커 지면서 이슈가 되기 시작한 것이 바로 ‘노후 파산’, ‘하류 노인’이다. 2026년 초고령사회에 진입 예정인 대한민국의 미래는 어떨까? 안타깝지만 필자의 아버지 역시 잘 나가던 은행원에서 명퇴 이후 두 번의 창업에 실패하고 결국 다단계에 빠져 마지막에는 법정 파산에 이르고 말았다. 이런 일은 남의 이야기일 줄만 알았다.


 그렇다면 100세 시대에 은퇴 이후에도 적자인생을 살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좋은 건 정년퇴직까지 직장에서 잘 버텨내면서 흑자인생을 사는 약 30년이란 기간 동안 최대한 절약하고 재테크로 주식이나 부동산에 투자해 노후에도 끄떡없을 정도로 자산을 불려 놓는 것이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변수가 발생할 수도 있고 투자는 늘 리스크가 존재한다. 게다가 자기 자본이 아니라 대출 비중이 크다면 갑작스러운 은퇴로 빚에 허덕이게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이 방법은 누구나 성공할 수 있는 일반적인 방법은 아니다.


 그리고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방법 중에는 창업이 있다. 하지만 진입장벽이 낮은 식당, 카페, 편의점, 치킨집 같은 창업아이템은 경쟁도 심하고 유행을 타며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을 뿐 아니라 초기 투자금이 많이 드는 만큼 실패 시 잃는 것도 많아 은퇴 이후에 하기에는 리스크가 가장 큰 방법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은 방법은 재테크보다는 재능테크라고 생각한다. 즉, 스스로 한 분야 정도에 대한 전문성을 길러서 조직을 떠나서도 스스로 지속적으로 부를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다. 재능테크의 방법은 두 가지다. 현재 내가 조직에서 하고 있는 업무를 기반으로 전문성을 기르는 것이다. 실무경험에 학위나 자격증을 따서 전문성을 더한다면 현재의 조직을 떠나더라도 커리어를 활용할 수 있다. 만약 내가 하고 있는 일에 흥미가 없다면 평소에 관심 있는 분야나 취미활동에 돈과 시간을 투자해서 전문가 수준까지 능력을 끌어올리면 된다.


 가장 좋은 건 전문성을 기르는 과정에서 스스로 독립을 할 수 있을 정도가 된다면 비자발적 퇴사가 아닌 자발적 퇴사를 통해 자유로운 삶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유튜브뿐만 아니라 크몽, 탈잉과 같은 재능거래 플랫폼을 활용해서 내가 가진 재능이 팔릴 만한 지 언제든지 시장의 평가를 받아 볼 수 있다. 필자의 아버지는 10여 개의 취미생활을 즐기면서 소비만 했을 뿐 어느 것도 전문가 수준으로 끌어올리지 못했고 당시에는 지금과 같은 플랫폼이 존재하지 않았던 시절이다. 하지만 지금은 누구나 지식과 재능을 사고파는 진정한 지식경제의 시대다.


 필자는 직장을 다니면서 학창 시절부터 독학해 온 미래학이란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기르기 위해 주말마다 미래학 전문가 과정을 통해 공부를 했고 10년 전 퇴사하기 전부터 카페, 블로그 등에서 콘텐츠를 생산하면서 퍼스널 브랜드를 만들었다. 그리고 SNS시대를 맞이하면서 페이스북, 유튜브 같은 플랫폼을 통해 수요자들과 연결되기 시작했으며 지금 쓰고 있는 이 칼럼 역시 브런치에서 작가 활동을 하면서 제안을 받고 시작하게 된 일이다.


 100세 고령화 시대에 평생직장을 기대하기보다는 나만의 전문성을 길러 은퇴 이후에도 사회활동을 하면서 지속적으로 부도 창출할 수 있다면 적자는 면할 수 있을 것이다. 국가도 직장도 우리를 책임지지 않을 뿐 아니라 이제 자식들에게 부모 부양을 강요할 수도 없는 만큼 내 인생은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각자도생의 시대임을 명심하자.




2021년 1월 6일에 공개되는 3편 <P2P가 은행보다 좋은 이유>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조금 이르지만 모두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이전 02화 당신은 몇 살까지 살 것 같습니까?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