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멘토 모리’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는 라틴어 말이라고 합니다. 새해 벽두부터 죽음을 생각하는 게 다소 어색하지만, 저는 매섭게 추운 연휴의 끝에서 메멘토 모리를 생각했습니다. 한 살 더 먹으니 시간의 유한함이 조금은 더 피부로 와닿더라고요. 시간의 유한함, 그것은 곧 인생의 우선순위를 뒤집는 일이기도 했습니다.
죽음 앞에서 나를 들여다보니 사랑이 아깝더라고요. 아까운 인생을 어디에 쓸지 결정할 수 있는 힘이 내게 있다는 것. 죽음 앞에선 언제나 미움보다 사랑이 이긴다는 것. ‘지금, 여기서’ 사랑하는 존재들과 행복할 것.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언제나 사랑의 말을 남겨두어야 한다는 것도요. 저의 새해 다짐은 그래서 메멘토 모리로 압축할 수 있겠습니다.
오늘은 음력 1월 4일이네요. 2023년을 한번 더 시작하라고 보너스를 주는 선조들의 지혜일지도 모릅니다. 올해는 다른 모든 일에선 영리하게 계산하고 따져도, 사랑하는 일 앞에선 한없이 어리석길 바랍니다. 꼭 사람이 아니더라도요. 사랑하는 존재, 책이든 강아지든 하늘이든 덕질이든. 모든 소중한 존재와 함께 순간순간 행복한 한 해 보내시길 바라요. 진심으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