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보양식 오징어와 같이 먹으면 효과가 두 배
습기가 눅눅한 한여름 저녁, 창밖에는 매미 소리가 가득하고, 집 안에는 시원한 맥주 한 잔을 기다리는 고요한 기대감이 맴돈다.
이럴 땐 맥주 옆에 무언가 쫄깃하고 감칠맛 나는 안주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자주 생각나는 것이 오징어다.
그냥 안주로만 보기엔 아까운 이 바다의 선물은, 알고 보면 피로 회복에 효과적인 타우린이 가득 들어 있는 여름철 보양식이기도 하다.
하지만 오징어의 힘은 그 자체보다 ‘누구와 함께 먹느냐’에 따라 훨씬 더 커진다. 요리할 때마다 자연스럽게 곁들이는 양파와 마늘은 단순한 조연이 아니다.
양파에 들어 있는 퀘르세틴은 혈관을 맑게 하고, 오징어 속 타우린은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준다. 나는 가끔 오징어볶음을 할 때 양파를 넉넉히 넣는다.
단맛이 올라오는 양파가 오징어의 감칠맛을 한껏 끌어올려주고, 먹고 나면 몸도 가뿐해지는 기분이 든다.
마늘은 또 다른 매력을 더해준다. 알싸한 향으로 오징어의 비린내를 잡아줄 뿐 아니라, 그 속의 알리신이 비타민 B1과 만나 ‘알리티아민’이라는 강력한 피로 회복제를 만들어낸다.
어릴 적, 엄마가 자주 해주시던 오징어볶음 속 마늘향이 기억나는 날이면, 다시 그 레시피를 떠올려보곤 한다.
여기에 입맛을 확 끌어올려줄 고추를 더하면, 오징어는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고추의 매운맛을 책임지는 캡사이신은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고, 무더위에 지친 입맛을 되살려준다.
특히 오징어 특유의 담백함과 고추의 칼칼함이 만났을 때, 젓가락은 좀처럼 멈출 줄을 모른다.
그리고 마무리로 ‘파프리카’를 넣어보자. 나는 요리할 때 색색의 파프리카를 한 움큼 썰어 넣는 걸 좋아하는데, 보기에도 예쁠 뿐 아니라 영양 면에서도 완벽한 보완재가 된다.
오징어에는 비타민 C가 부족한데, 파프리카는 그 비타민 C를 듬뿍 채워주고, 철분의 흡수율까지 높여준다. 여름 햇볕에 지친 피부에도 콜라겐 생성을 도와준다고 하니, 미용까지 생각한다면 꼭 챙겨야 할 궁합이다.
음식의 조합은 단순히 맛을 넘어서, 우리 몸 안에서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오늘 저녁, 오징어를 굽든 볶든 삶든, 그 곁에 양파와 마늘, 고추와 파프리카를 한 자리에 올려보자.
입안에 퍼지는 풍미와 더불어, 여름밤을 한층 건강하고 맛있게 만들어주는 조용한 배려가 되어줄 것이다. 오늘 한 번 해보자. 바다의 보양식, 오징어로 여름을 더 잘 살아내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