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삭한 식감과 짭짤함, 갯벌이 준 천연 조미료

바닷물 머금고 자란 이 풀, 소금 없이도 짭짤해 여름 밥상에 딱!

by 데일리한상

여름 갯벌을 걷다 보면 뜻밖의 초록빛 생명을 만날 때가 있다. 통통하게 부풀어 오른 마디가 마치 작은 산호처럼 솟아 있고, 가까이 다가가면 바다의 기운을 고스란히 품은 듯하다.


그것이 바로 ‘함초’, 혹은 퉁퉁마디라 불리는 염생식물이다. 이름처럼 소금기 어린 바닷물을 양분 삼아 자라며 스스로 짠맛을 낸다. 그래서인지 오래전부터 소금을 대신할 수 있는 자연의 조미료로 사람들에게 사랑받아왔다.

hamcho1.jpg 갯벌에 난 함초 / 푸드레시피

함초는 바닷물이 드나드는 염습지나 갯벌 위에서만 자란다. 외국에서는 ‘바다의 아스파라거스’라 불리며 고급 식재료로 대접받고, 우리나라에서는 신안과 순천만 같은 청정 갯벌이 주산지다.


염분을 뿜어내지 않고 세포 속에 저장해 자라는 독특한 방식 덕분에 식물 전체가 천연의 짠맛을 머금는다. 여름철 함초는 아삭하고 부드러워 반찬으로 즐기기 좋지만, 가을이 오면 붉게 물들며 단단해져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나는 함초를 처음 맛봤을 때의 기억이 선명하다. 소금 간을 전혀 하지 않았는데도 입안에 퍼지는 짭조름함이 낯설지 않고 오히려 편안했다.

hamcho6.jpg 끓는물에 데치는 함초 / 푸드레시피

끓는 물에 잠시 데친 뒤 마늘과 참기름, 깨소금만 곁들여 무쳐내면 그 자체로 훌륭한 밥반찬이 된다. 짠맛은 부드러워지고 식감은 아삭하게 살아 있어 여름 입맛을 살려주기에 충분하다.


조금 욕심을 내면 장아찌로 담가두기도 한다. 간장과 식초, 설탕을 끓여 부어 며칠 두면, 밥상에 늘 곁들이기 좋은 짭짤한 보물이 된다.


잘게 다져 파스타나 볶음밥에 넣으면 요리가 한층 풍성해지고, 해산물 요리에 살짝 올려내면 그 자체로 멋스러운 장식이 된다.

hamcho4.jpg 그릇에 담긴 함초무침과 토마토 / 게티이미지뱅크

함초가 특별한 건 맛 때문만이 아니다. 갯벌의 영양을 응축한 이 작은 식물은 칼슘과 칼륨, 마그네슘 같은 미네랄이 풍부하다. 정제 소금처럼 단순한 나트륨이 아니라 다양한 영양소와 함께 어우러져 있어 몸에도 훨씬 이롭다.


게다가 식이섬유, 간 기능을 돕는 베타인, 피로를 풀어주는 타우린까지 담겨 있으니, 그야말로 바다가 건네는 건강한 선물이라 할 만하다.

hamcho5.jpg 함초장아찌 / 게티이미지뱅크

여름은 늘 짧고, 제철은 잠시 스쳐 간다. 그래서인지 이 계절에만 맛볼 수 있는 함초의 짠맛은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갯벌의 바람과 햇살, 바닷물의 기운이 응축된 그 맛을 올여름엔 꼭 한 번 식탁 위에 올려보자.


오늘 저녁, 소금 대신 함초 한 줌으로 여름의 짭짤한 건강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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