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보다 낫다는 이 뿌리채소, 여름철 효능이 남다르다!

쌉쌀한 맛 속에 담긴 도라지의 다정한 효능

by 데일리한상

여름의 열기가 한창일 때, 햇볕에 지친 나뭇잎들은 고개를 숙이지만 땅속은 오히려 더 깊고 단단해진다. 그 속에서 천천히 자라나는 도라지.


흙먼지를 털어내면 하얗게 드러나는 뿌리 하나가 참 고맙게 느껴진다. 예전엔 도라지를 그저 감기에 걸렸을 때 찾는 약재쯤으로만 여겼지만, 알고 보면 이 작고 단단한 뿌리는 여름의 건강을 지켜주는 든든한 친구다.


쌉쌀한 맛 속에 숨어 있는 사포닌이 바로 그 비결이다. 사포닌은 기관지의 점액 분비를 도와 가래를 삭이고, 건조한 목을 부드럽게 감싸준다.

doraji3.jpg 도라지 꽃 / 국립생물자원관

에어컨 바람이 오가는 요즘, 아침마다 목이 칼칼할 때 따뜻한 도라지차 한 잔이 얼마나 위로가 되는지 모른다. 도라지를 조리할 때 하얗게 일어나는 거품이 바로 사포닌의 흔적이다. 꿀과 함께 조려 도라지정과를 만들어두면, 달콤한 간식 속에서도 건강을 챙길 수 있다.


오래전 조선의 의학서 《동의보감》에서도 도라지를 ‘길경(桔梗)’이라 부르며 폐의 기운을 열어주는 약재라 적어두었으니, 우리의 선조들이 이미 그 힘을 알고 있었던 셈이다.

doraji1.jpg 도마위에 놓인 도라지 / 푸드레시피

하지만 도라지의 매력은 호흡기 건강에만 머물지 않는다. 폴리페놀과 플라보노이드 같은 항산화 성분이 풍부해 더위에 지친 몸의 균형을 다잡아주고, 이눌린이라 불리는 천연 식이섬유는 장의 리듬을 부드럽게 되살린다.


냉면이나 찬 음식을 자주 찾게 되는 여름, 도라지 한 젓가락이 속을 편안하게 해주는 이유다. 좋은 도라지를 고르는 법도 어렵지 않다. 살이 희고 단단하며 잔뿌리가 많지 않은 것이 신선한 도라지다.

doraji2.jpg 도라지 / 국립생물자원관

쌉싸름한 맛이 부담스럽다면 굵은소금으로 살살 문질러 씻은 뒤, 소금물에 잠시 담가두면 한결 부드러워진다. 이렇게 손질한 도라지는 생채로 무쳐도 아삭하고, 살짝 구워도 고소하다.


흙이 묻은 채로 신문지에 싸서 서늘한 곳에 두면 일주일쯤은 싱싱하게 먹을 수 있다. 더 오래 두고 싶다면 살짝 데친 후 냉동해 두면 필요할 때마다 손쉽게 꺼내 쓸 수 있다.

doraji4.jpg 접시에 담긴 도라지 무침 / 푸드레시피

도라지는 그저 반찬이 아니라, 계절의 변화 속에서 우리 몸을 지켜주는 뿌리의 지혜다. 무더운 여름날, 쌉싸름한 향 뒤에 따라오는 은근한 단맛이 몸과 마음을 동시에 다독인다.


오늘은 밥상 위에 도라지 한 접시를 올려보자. 흙의 기운을 머금은 그 맛이 여름의 피로를 살며시 덜어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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