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사료 신세였는데 지금은 ‘완판’되는 생선

어업인과 미식가 모두 웃게 한 생선, 청어의 재발견

by 데일리한상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마음보다 먼저 반응하는 입맛이 있습니다. 시장 어귀를 지나다 유난히 은빛으로 반짝이는 생선을 마주하면, 아 이제 정말 가을이 깊었구나 실감하게 되곤 하죠. 바로 청어 이야기입니다.


사실 청어는 우리에게 꽤나 사연이 많은 생선이에요. 불과 수십 년 전만 해도 어획량은 넘쳐나는데 쉽게 상하고 비린내가 강하다는 이유로 제 대접을 받지 못했거든요.


오죽하면 그 귀한 생선이 가축의 사료로 쓰이거나 밭의 거름이 되기도 했을까요. 하지만 요즘 어시장에 나가보면 풍경이 사뭇 다릅니다. 문을 열기가 무섭게 가장 먼저 팔려나가는 ‘완판’의 주인공이 되었으니까요.

herring-comeback1.jpg 손질된 청어 / 게티이미지뱅크

가끔 유난히 몸이 무겁고 기운이 나지 않는 날이 있습니다. 그럴 땐 청어 한 마리를 떠올려보세요. 등푸른생선의 대명사답게 오메가3가 무척 풍부해서 혈액 순환을 돕고 마음의 활력까지 챙겨주거든요.


고등어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만큼 영양이 꽉 차 있는 데다, 햇볕 보기 어려운 요즘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비타민 D까지 품고 있어 뼈 건강에도 그만입니다.


특히 알이 꽉 찬 가을 청어는 예부터 겨울을 나기 위한 원기 회복 음식으로 사랑받았을 만큼 그 존재감이 묵직합니다.

herring-comeback2.jpg 청어 / 게티이미지뱅크

청어가 이렇게 화려하게 부활할 수 있었던 건, 아마도 우리가 보지 못했던 그 본연의 고소함을 전해줄 수 있는 세상이 되었기 때문일 거예요.


예전엔 냉장 시설이 부족해 식탁에 오르기도 전에 신선함을 잃곤 했지만, 이제는 산지의 싱싱함이 그대로 집 앞까지 배달되잖아요. 덕분에 비린내 대신 입안 가득 퍼지는 지방의 진한 풍미를 온전히 즐길 수 있게 된 거죠.


저렴한 생선이라는 오명을 벗고, 이제는 청어알조차 고급 젓갈이나 별미로 대접받는 걸 보면 식재료에도 다 저마다의 때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herring-comeback5.jpg 도마위에 올린 청어 / 게티이미지뱅크

주말 저녁, 따뜻한 집밥이 그리울 때 청어 한 마리를 구워보는 건 어떨까요. 특별한 기술도 필요 없어요. 청어 자체가 워낙 지방이 풍부해서 별도의 기름을 두르지 않아도 충분히 맛있거든요.


굵은 소금만 툭툭 뿌려 달궈진 팬에 올리면, 지글거리는 소리와 함께 온 집안에 고소한 향기가 번지기 시작합니다. 그 냄새만으로도 허기가 기분 좋게 차오르죠.


조금 더 정성을 들이고 싶은 날엔 큼직하게 썬 무를 냄비 바닥에 깔고 간장 양념장을 더해 조려보세요. 청어의 감칠맛이 폭 배어든 무 한 조각이면 밥 한 그릇 비우는 건 일도 아니니까요.

herring-comeback4.jpg 청어구이 / 게티이미지뱅크

혹시 시장에서 싱싱한 청어를 넉넉히 들여왔다면, 한 번 먹을 만큼 소분해서 냉동실에 넣어두세요. 나중에 꺼내 먹을 때 냉장실에서 천천히 해동하면 그 통통한 육즙을 그대로 지킬 수 있답니다.


한때는 외면받던 천덕꾸러기였지만 이제는 우리 식탁을 가장 풍성하게 채워주는 귀한 손님이 된 청어. 계절이 주는 선물 같은 이 맛을 놓치기엔 가을이 너무 짧습니다.


오늘 저녁, 당신의 식탁 위에도 고소한 청어 굽는 냄새가 가득 피어오르길 바랍니다. 우리 오늘, 청어 한 마리 구워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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