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자꾸만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그 냄새
유난히 고되었던 하루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골목 어귀에서 풍겨오는 고소한 내장 구이 냄새에 마음이 흔들리는 날이 있습니다. 지글지글 불판 위에서 익어가는 소리만 들어도 피로가 씻겨 내려가는 것 같죠.
하지만 건강을 생각하면 젓가락을 들기가 조금은 망설여지기도 합니다. 우리가 흔히 찾는 곱창은 입안 가득 퍼지는 고소한 ‘곱’이 매력적이지만, 사실 그 정체는 대부분 포화지방이라 혈관에는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거든요.
그럴 때 저는 곱창 대신 ‘막창’으로 시선을 돌려보곤 합니다. 같은 내장이라도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전혀 다른 다정함을 품고 있기 때문입니다.
돼지의 대장이나 소의 네 번째 위를 말하는 막창은 곱창보다 훨씬 더 건강한 대안이 되어줍니다. 겉모습은 비슷해 보여도 막창에는 곱창보다 단백질이 30%나 더 많이 들어있거든요.
100g당 약 18g의 단백질이 담겨 있어 근육을 생각하는 분들에게도 꽤나 기특한 식재료입니다. 무엇보다 막창 특유의 쫄깃쫄깃한 식감은 입안에 오래 머물며 씹는 즐거움을 주는데, 덕분에 천천히 식사를 즐기게 되어 금방 배가 부른 듯한 기분 좋은 포만감을 선물해주기도 하죠.
사실 우리가 내장 요리를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그 특유의 기름진 고소함 때문일 거예요. 하지만 지방이라고 해서 다 같은 것은 아닙니다.
곱창의 기름이 혈관에 조금 부담스러운 포화지방 위주라면, 막창은 우리 몸의 흐름을 돕는 불활성지방산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조절하고 혈액 순환을 돕는 이 착한 지방 덕분에, 조금 더 가벼운 마음으로 고소함을 즐길 수 있게 되는 것이죠.
막창을 더 건강하게 즐기고 싶은 날엔 조리법에 작은 정성을 더해보세요. 굽기 전에 끓는 물에 가볍게 한 번 데쳐내면, 잡내는 사라지고 여분의 기름기가 쏙 빠져 훨씬 담백해집니다.
석쇠나 구멍이 뚫린 불판 위에서 노릇하게 구워 기름을 아래로 흘려보내면 지방 함량을 절반 가까이 줄일 수도 있지요. 자극적인 빨간 양념보다는 소금을 살짝 곁들여 막창 본연의 맛을 음미하는 것이 내 몸을 위한 더 세심한 배려가 될 거예요.
막창의 단짝으로는 알싸한 파와 양파, 마늘을 듬뿍 준비해 보세요. 그 속에 든 ‘알리신’ 성분이 간의 해독을 돕고 소화를 보드랍게 도와주거든요.
상추나 깻잎 같은 초록 채소들에 쌈을 크게 싸서 먹으면 식이섬유가 지방의 흡수를 늦춰주어 다음 날 아침이 한결 가뿐해집니다. 식사 후엔 차가운 맥주나 탄산음료 대신 따뜻한 보리차나 생강차 한 잔으로 위장을 포근하게 감싸주세요.
기름진 음식 뒤에 찾아오는 나른한 평온함이 온몸으로 퍼져나갈 거예요. 고생한 나를 위해 건강과 맛을 모두 챙긴 쫄깃한 막창 한 접시, 우리 오늘 한 번 해보자고요.